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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더 머신] 그가 돌아왔다. 그녀가 따라왔다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 Terminator 3: Rise of the Machines 2003)
(박재환 2003-8-4) 재능있는 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1편은 1985년 12월에 우리나라에서 개봉되었었다. 왜 이렇게 잘 기억하냐하면 당시 연합고사인지 학력고사인지, 대입시험을 치르고 본 첫 영화가 였기 때문이다. 당시 극장가에는 와 가 개봉되었었다. 는 다이안 레인이 출연한 영화였고, 는 당시 B급, 마이너 영화로 소개되었었다. 난 를 무진장 재밌게 보았었고 말이다. 그리고 2편은 아마 군대 휴가나와서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3편을 어제 극장에서 보았다. 우와 여전히 재밌다. 시리즈가 다 재밌는 것은 그래도 인 것 같다.당연히 3편을 볼 사람은 제임스 카메론이 빠져나간 자리를 채워넣을 뭔가를 기대할 것이다. 그동안 헐리우드가 이루어놓은 디지털 특수효과가 얼마나 더 진보했을까하는 기대감 같은 ..
2019.11.13 -
[바람 불어 좋은 날] 가진 것은 청춘뿐일지라도 (이장호 감독 1980)
은 1980년 11월 27일 개봉된 작품이다. 유신이 저물고, 서울의 봄을 거쳐 암울한 한국사회에 한줄기 빛처럼 세상에 나온 충무로 영화이다. 영화는 (지금은 강남의 금싸라기 땅이 되었을) 당시의 ‘서울변두리’ 개발지역에 터를 잡은 시골 촌놈 출신 세 명이 펼치는 청춘의 이야기이다. 길남(김성찬), 춘식(이영호), 덕배(안성기)는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지만 청춘의 꿈을 안고 내일의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산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어제까지 논밭이었고, 여전히 논밭이 보이는 이 땅의 원래 거주민들은 농사지을 땅을 잃거나, (부동산업자의 농간에) 빼앗기고 정든 땅을 떠나야했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여관에서 일하는 길남은 진상고객과 다투면서도 꿈이 있다. ‘나까무라도, 왕서방도 어서 옵쇼 모시는 웰~컴..
2019.11.13 -
[작은 연못] Kill'em All 노근리 양민학살사건
올해는 ‘육이오’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신문매체에서는 앞다투어 기획기사를 연재하기 시작했고, 각 방송사마다 대규모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모든 전쟁들이 그러하듯이 한국전쟁은 아주 특별한 시점에 ‘기어이’ 발생하고만 아주 기이한 전쟁이다. 실질적인 전쟁이 일어나기도 전부터, 그리고 전쟁 기간 내내, 그리고 당연히 전쟁 이후에도 오랫동안 우리 민족에게 어두운 그림자를 남기고 있다. 전쟁의 기원이나 양상에 대해서는 (한동안 브루스 커밍스의 책이 대표하듯) 수많은 학설과 주장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전쟁에 직간접으로 참여했던 사람들과 그 전쟁의 피해자가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혹은 애써 외면했던 전쟁의 어두운 일면..
2019.11.12 -
[리뷰] 더 킹: 헨리 5세 넷플릭스의 세익스피어 정복기 (데이비드 미쇼 감독 The King 2019)
넷플릭스는 ‘영화시장’이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기존의 플랫폼업자들은 이미 극장에서 상영이 끝난 작품들에 대해 비디오판권을 사들여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것이 정통적이며, 안정적인 사업모델이었다. 인기신작들과 숨겨진 구작들을 적절히 전면에 내세우면서 말이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직접 영화를 만들고, 드라마를 만들고, 자신들의 인터넷극장을 만들어 전 세계에 퍼뜨리며 판을 흔들고 있다. 한두 편이 아니라, 이제는 극장산업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만큼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말이다! ‘더 킹 헨리 5세’(원제: The King 감독:데이비드 미쇼)도 그러하다. 원래는 워너브러더스사가 배급을 맡을 예정이었던 작품인데 넷플릭스가 냉큼 손에 쥐고 자신들의 생태계를 통해 공개했다. 베니..
2019.11.11 -
[리뷰] 윤희에게, 엄마와 딸의 오타루 여행
2017년 연말에 개봉된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전형적인 독립영화이다. 천안의 작은 이발소 주인은 암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모시고 아버지의 첫사랑을 찾아 서울로 올라오며 ‘아버지가 젊은 시절’ 품었던 영화감독의 꿈을 카메라에 담는다. 아버지는 ‘찰리 채플린’이 되어 왕년의 꿈을 이룬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TV에서 방송되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삶이 아름답게 보이는 잔잔한 영화였다. 그 영화를 만든 임대형 감독이 두 번째 내놓은 작품 윤희에게>는 지난달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여자’ 윤희, 편지를 받다 윤희(김희애)는 남편(유재명)과 이혼하고 고교졸업반인 딸 새봄(김소혜)과 함께 ‘그럭저럭’ 살고 있다. 공사장 식당의 ..
2019.11.07 -
[바보들의 행진] 하길종 감독의 꿈, 죽은 자의 꿈 (하길종 감독 The March Of Fools, 1975)
한국영화 역사 100년을 맞아 KBS가 마련한 의 네 번째 작품은 하길종 감독의 눈물과 한이 서려있는 1975년 작품 이다. 이 작품은 당시 대표적 청년작가였던 최인호가 신문에 가볍게 연재했던 청춘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시절, 캠퍼스의 청춘이 맞닥쳤던 이야기가 해학적으로, 현실적으로, 절망적으로 그려낸다.영화는 입대를 앞둔 병태(윤문섭)과 영철(하재영)의 신검장면부터 시작된다. 병태는 합격, 영철은 불합격 받는 모습과 함께 그들의 캠퍼스생활이 시작된다. 배경은 신촌 Y대학이다. 당시 대학생들의 캠퍼스 생활은 이렇다. 학과대표가 “이웃 여대랑 단체미팅 잡았다”부터 시작하여, 당구장, 학사주점, 과 대항 축구, 과 대항 술마시기 등등으로 일면 낭만적인 캠퍼스 라이프, 따분한 교..
2019.11.01 -
[오발탄] (유현목 감독, 1961)
한국영화 탄생 100년을 맞아 KBS와 영상자료원이 마련한 대형 프로젝트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이 지난 주 김기영 감독의 방송에 이어 오늘 밤 두 번째 시간으로 유현목 감독의 을 방송한다. 영화와 함께 백승주 아나운서와 영화잡지 의 주성철 편집장이 영화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눈다.은 소설가 이범선이 1959년 발표한 단편소설 을 유현목 감독이 영화로 옮겼다. 당대 충무로 최고의 스타였던 김진규, 최무룡과 함께 서애자, 김혜정, 노재신, 문정숙, 윤일봉 등이 출연한다.계리사 사무소 서기인 철호(김진규)는 전쟁통에 미쳐 끊임없이 “가자!”를 외치는 어머니(노재신), 영양실조에 걸린 만삭의 아내(문정숙)와 어린 딸, ‘양공주’가 된 여동생 명숙(서애자), 실업자인 퇴역군인 동생 영호(최무룡),..
2019.10.30 -
[휴일] 그 때, 신성일은 왜 그랬을까 (이만희 감독, 1968)
한국영화 탄생 100년을 맞아 KBS와 한국영상자료원이 마련한 대형 프로젝트 ‘한국영화 100년 더 클래식’이 (김기영 감독), (유현목 감독)에 이어 지난 18일 늦은 밤 이만희 감독의 이 영화팬을 찾았다. 은 한국영화사, 특히 검열의 역사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1931년 생 이만희 감독은 1961년 으로 영화감독에 데뷔를 한 후, (63) 등 흥행감독이 되었다. 하지만 곧바로 (65)는 반공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러야했다. 검열을 통과해서 상영허가를 받았지만 검찰이 당시 반공법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당시 검찰의 영장청구 논지는 ‘감상적 민족주의를 내세웠고’, ‘국군의 묘사가 허약하며’, ‘북괴병사를 찬양’하고, ‘양공주 참상을 과장했다’는 등의 이유였다. 이만희 감..
2019.10.29 -
[헨리 5세] Sir. 케네스 브래너의 헨리 5세 (케네스 브래너 감독, Henry V 1989)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1599년경 쓴 것으로 추정되는 희곡 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는 이미 두 편의 걸출한 작품이 세상에 나와 있다. 2차 대전 말기, 전시 체제의 영국민에게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만든 로렌스 올리비에 감독/주연의 클래식 (1944)와 역시 영국출신의 배우 케네스 브래너의 혁신적인 세익스피어극 (1989)이다. 이 두 작품은 곧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와 달리 세익스피어 원작에 충실하다. 특히 케네스 브래너 작품은 더욱 그러하다. ‘헨리 5세’와 세익스피어 (나중에 ‘헨리5세’가 되는) ‘할’은 1386년 헨리 오브 볼링브룩(헨리 4세)의 큰아들로 태어나서, 웨일스 공이 되었고 아버지가 죽자 1413년 왕위에 오른다. 당시 머리에 씌워진 왕관의 무게는..
2019.10.28 -
[블러드 심플] 라이터, 생선, 그리고 세 발의 총알 (조엘 코엔, 에단 코엔 감독 Blood Simple, 1984)
씨네필에게는 문화왕국 프랑스의 시네마떼크를 추앙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시네필은 복사된 비디오테이프와 크라이테리온을 통해 금지된 걸작들을 애타게 ‘구해’ 보았었다. 그러다가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을 영접하고 있다. 물론, 최고의 방법은 여전히 커다란 스크린의 극장이다. 코엔 형제의 데뷔작 을 그렇게 맞이하게 되었다. 미국 개봉 34년 만에 말이다.세 살 터울의 조엘 코엔과 에단 코엔 형제는 제작비 150만 달러를 힘겹게 구하고 8주간의 촬영을 거쳐 이듬해 을 완성한다. 형제의 영화사랑이 총집결된 이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는다. 영화는 치밀하고, 캐릭터는 영악하고, 결말은 드라마틱하다. 영화는 치정에 얽힌 엉망진창 살인소동극이다. 텍사스의 한 마을, 조그만 바의..
2019.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