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의 숲, 인어의 상처] 영원히 살거나, 영원히 고통받거나.. (人魚の森/人魚の傷)

2008. 3. 29. 14:59애니메이션리뷰

(박재환 2002.5.17.) ‘인어‘(人魚)라면 디즈니애니메이션 <인어공주>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귀엽고 통통하게 생긴, 호기심으로 가득한 바다 용왕님의 딸 말이다. 조금 더 문학적이라면 독일 로렐라이 전설에 나오는 비극적 인어를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런데 일본산 망가에서 인어는 어떻게 형상화될까? 게다가 그 망가의 작가가 <란마>의 작가라면. 사실 <란마>를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 작가 루미코 다카하시(高橋留美子)에 대해 알 턱이 없다. 그런데, 이 사람은 <란마 (らんま)>, <우루세이 야츠라(うるせい やつら)>, <메존일각(めぞん 一刻)>같은 러브 코미디물의 대가라고 한다. 이 여류 작가는 1984년부터 몇 년 동안 일본 망가잡지 <소년 선데이>에 인어에 얽힌 단편 연작만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것이 두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다. 우선 1991년에 <인어의 숲>(人魚の森)으로, 그리고 93년에 <인어의 상처>(人魚の傷)로 만들어졌다. 이른바 OVA가 만들어졌다. 내 기억으로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투니버스에서 방영했던 것도 같다. 아니면 내가 지금 다른 미스터리 터치의 망가와 착각하고 있든지.

어쨌든, 망가 인어스토리를 들어보자. 먼저 <인어의 숲>부터.

1936년 일본의 아사쿠사라는 곳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 남자애(유타)가 ‘순사’의 검문을 받고는 도망친다. 그는 이내 경찰의 총을 맞고 절명한다. 시체를 수습하려는데 그 소년의 시체가 사라져버린다. 한편 외딴 저택에서는 자매 ‘사와’와 ‘토와’에게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인어의 피를 마신 언니 ‘토와’는 고통에 몸부림친다. 세월이 50년이나 흐른 뒤 유타가 ‘마나’와 함께 이곳에 나타난다. 45분짜리 단편인데 ‘유타’는 수백 년 전, 뱃사람들과 함께 인어를 잡아 불로장생한다는 그 고기를 먹었었다. 인어고기를 먹은 사람은 불로장생하든지 아니면 그 독성으로 죽든지, 아니면 ‘나리소코나이’라는 괴물로 변해서 고통에 시달려야했다.

<인어의 상처>는 마나와 유나의 또 다른 경험담이다. 그들은 전차에서 우연히 마사토라는 꼬마를 만나게 된다. 이 순진하고 겁 많은 꼬마애도 자신들과 같은 종류의 인간일 줄이야. 아이의 몸으로 800년을 살아온 마사토는 오랫동안 자신을 돌봐줄 엄마(베이비시터)를 헌팅하고, 죽이는 것이다. 그런 마사토의 살인행각을 결사적으로 저지하려는 둘은 도끼와 총을 든 마사토에게 속수무책이다.

절대 죽지 않는 존재. 칼에 찔려도, 총에 맞아도, 팔다리가 잘려져 나가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치유가 되는 놀라운 회복력. 이러한 존재는 진시황이 그렇게나 애타게 찾던 장생불로의 영약을 먹었을 것이다. 바로 그 약은 전설에나 나오는 인어의 고기이다. 인어를 먹은 것까지는 좋지만 위험이 따른다. 죽거나 고통 받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사랑하는 가족, 친척이 생명을 다하고 죽어도 자신만이 남아 수십 년 수백 년을 똑같이 살아야한다는 것이다. 늙지고 않고, 그 얼굴, 그 나이 그대로. 게다가 나리소코나이가 되어버리면 주기적으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받는다.

아마 이런 고독한 존재가 되어버린다면 해탈한 신선이 되든가 아니면 자폐적 사이코가 되어버릴 것이다. 자신의 영생의 지속을 위해 살인을 일삼는 자매나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고독과 살인을 대체하는 마사토처럼 말이다.

<인어의 숲>은 미주타니 타카야가, <인어의 상처>는 모리오 아사카가 감독을 맡았다. 두 편 다 하드고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순정적인 화면은 아니다. 마사토가 도끼를 들고 유타의 등을 내리 찍는 모습이나 괴물 ‘나리소코나이’의 형상은 아동이 보기엔 공포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짧지만 미스터리한 맛과 적당한 공포,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다. 마치 망가판 <트왈라이트 존>을 보는 것 같다. <죽어야 사는 여자>랑은 스타일과 스케일과 사이즈가 다르다. 왜냐하면, 두 편 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한글자막의 동영상 파일로 보았기 때문이다.–; (박재환 200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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