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에이지] 옛날옛적 빙하시대에.... (크리스 웨지 & 카를로스 살다나 감독 Ice Age, 2002)

2008. 3. 29. 14:22애니메이션리뷰

(박재환 2002-9-26) 내가 즐겨있는 책은 고고학 관련 서적이다. 최근에 중국의 작가 위에난의 <주구점의 북경인>을 탐독했었다. 이 책은 1929년 12월 2일 중국 베이징에서 서남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탄광촌 주구점(周口店)의 한 동굴에서 발굴된 두개골의 행방에 대해 탐사보도식으로 서술한 책이다. 연구결과 이 두개골은 50만 년 전의 것으로 인류기원을 밝혀줄 보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 두개골은 1941년 전쟁이 격화되면서 안전한 곳(미국 박물관?)으로 옮기려고 항구로 이동하는 도중 사라져 버린다. 작자는 그 두개골이 도대체 어떻게 어디로 빼돌려졌는지를 추적한다. 미국, 유럽, 일본, 대만… 등 수많은 국가의 대학, 박물관, 고고학자들이 그 보물에 눈독을 들였기에 이 두개골의 행방불명에는 수많은 용의자가 있을 수 밖에. 하지만 안타깝게도 ’50만 년 전 두개골’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아이스 에이지>는 이 두개골의 인류가 활동하던 시가보다도 훨씬 뒤의 이야기이다. 2만 년전! 공룡이 멸종하고 인류가 ‘타잔’같은 복장을 하고선, 창과 도끼를 들고 맘모스를 사냥하며, 동굴 벽에 그림을 남기던 바로 그 시절이다. 지구에는 몇 차례나 빙하기가 거듭되었다. 동물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한 곳으로 대이동을 하던 바로 그 시절이기도 하다.

이 대이동의 와중에 낙오된 생물체가 있었으니 바로 맘모스 한 마리와 검치호랑이 한 놈, 나무늘보 한 마리, 다람쥐 한 놈, 그리고 어린 아기 하나이다. 맘모스는 코끼리같이 생겼을 것이고, 검치호랑이는 이제는 멸종한 호랑이의 일종으로 화석으로 보자면 어금니가 20센티나 튀어나온 흉악한 놈이다. 검치호랑이는 무리를 지어 초식동물 맘모스를 잡아먹기도 했을 것이란다. 나무늘보는 이름만큼 한가하고 게으르고 대책 없는 놈이다.

어쨌든 검치호랑이 무리는 ‘사람’에게 원한이 사무쳤다. 그들이 자신들을 사냥했기에. 그래서 검치호랑이는 사람의 새끼(아기)를 잡아 복수를 하려한다. 창과 도끼로 방어하는 인류의 저지를 뚫고 아기를 잡으려는 찰라, 그만 그 아기는 맘모스의 손에(코에) 들어가게 된다. 모성애(혹은 부성애)가득한 맘모스 맨스필드는 귀찮은 잔소리만 늘어놓는 나무늘보와 함께 이 아이를 인간무리로 되돌려 주기로 작정한다. 검치호랑이 한 마리도 이들과 합류하며 호심탐탐 아이를 빼앗아가려한다.

이 어설픈 ‘아기원정대’는 점점 추워지는 빙하시대의 한복판에서 신나는 모험을 떠나게 된다. 온갖 위험한 고비를 넘고 신나는 모험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들은 진정한 우정과 휴머니즘(?)을 깨우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재미있는 3D만화는 디즈니 작품도, 픽사 솜씨도, <슈렉>의 만화쟁이도 아닌 메이저영화사 20세기폭스가 만든 것이다. 폭스사는 <아나스타샤>나 <타이탄 AE.>같은 애니메이션을 내놓으며 디즈니에 도전장을 내보았지만 번번이 흥행참패의 수모를 당해야했다. 게다가 드림웍스의 <슈렉>까지 나왔으니 더 이상 폭스만화의 장래는 없어보였다. 그런데, 그 와중에 <아이스 에이지>를 내놓은 것이다. 이 영화는 지난봄 미국에서 개봉되어 첫 주말에 무려 4,780만 달러의 흥행기록을 세웠다. 만화영화 성적으로는 <몬스터 주식회사>(6,260만달러), <토이 스토리2>(5,740만달러)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최종 스코어는 1억 7천만 달러. 예상을 깬 엄청난 성공드라마인 셈이다.

<아이스 에이지>는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전편에 내세우는 ‘패밀리 스토리’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다. 사실, 새하얀 빙산이 “쩌억~” 소리를 내며 갈라지는 장면과 검치호랑이의 은빛 어금니 같은 것은 그다지 공을 들일 필요도 없는, 아니. 특별히 다른 효과가 나는 것도 아닌 구식 수법이다. <파이널 환타지>같은 작품이 나오는 요즘에는 ‘리얼리즘 디지털 화법’이란 게 관객에겐 전혀 새로운 미적 흥분을 안겨주진 않는다. 대신 롤러코스트를 탄듯한 변화무쌍한 화면전개가 가족단위 관객을 즐겁게 해준다.

이 영화는 <라이언 킹>의 주제의식과 <알라딘>의 사막폭풍 같은 화면을 시종일관 보여준다. 관객들은 그런 재미난 모험담에 90분도 안된 짧은 시간 즐거워하면 된다. 새로운 것도 없지만 진부하지만도 않은 애니메이션. 그게 <아이스 에이지>다.

참, 고고학 이야기 하나 더. 1991년에 해발고도 3,300미터인 알프스 산맥의 티롤 지방에서 빙하 속에 갇혀있던 냉동 미이라 하나가 발견되었다. 이른바 ‘아이스맨’. 연구결과 이 시체는 기원전 3,300년 경의 것으로 밝혀졌다. 나이는 25세 정도. 이 오래된 인류의 몸에도 ‘문신’이 새겨져있어 인류학자를 흥분시켰고 부검결과 화살에 맞아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주구점 북경인>이나 ‘아이스맨’에 대한 기사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이스 에이지>가 재미있을 것이다. (박재환 2002/9/26)

 

Ice Age (2002 film) - Wikipedia

Ice Age is a 2002 American computer-animated comedy film directed by Chris Wedge and co-directed by Carlos Saldanha from a story by Michael J. Wilson. Produced by Blue Sky Studios as its first feature film, it was released by 20th Century Fox on March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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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nseksrmrqhr2011.09.09 16:58

    좋은글 늘 감사드리며 다가오는 한가위엔 소원성취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