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아] 인생을 너무 많이 아는 만화주인공 ( Daria, 1997-2002 MTV)

2008. 3. 29. 13:32애니메이션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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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1998.12.6) <다리아>는 무척 재미있는 만화영화이다. 케이블 채널을 헤매다 발굴해낸 만화 프로그램이다. 케이블 텔레비전을 몇 달 보니 가는 채널이 정해지는 것 같다. 영화팬이라면 기본적으로 캐치원과 DCN을 우선 볼 것이고, YTN과 다큐멘타리 전문채널에 심취할 것이다. 그러다가, 굉장히 재미있는 것이 결국은 만화채널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투니버스엔 엄청나게 많은 만화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중에 하나가 이 <다리아>인데 (한겨레신문사에서 최근 인수하여 격주간으로 발간하는 케이블tv 프로그램 안내책자에는) 수목요일 밤 11시에 방영된다고 해놓고선 그 시간에 채널 돌리면 특집만화를 하고 있으니, 시간 맞춰 보기가 상당히 어렵다. –;

이 만화는 미국 MTV채널에서 방영하던 만화이다. MTV는 음악만 들려주는 줄 알았는데 만화도 틈틈이 보내는 모양이다. 최근에 열심히 보고 있는 <이온플럭스>도 엠티브의 인기 만화이다. (이온플럭스는 너무너무 어렵다. 홍콩 활극물은 다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다가 <동사서독>의 벼락을 맞았을 때처럼, 만화는 다 그게 그거 라고 여기고 있다, 이온플럭스를 보는 순간 “손 들고 말았다!!!”)

이 <다리아> 만화가 재미있는 것은 솔직히 미국 10대들의 생생싱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 여기 나오는 애들은 전부 우리가 보아온 미국 청소년들의 전형이다. (음..<포기스>나 <비버리힐즈 아이들>, 그리고 <스크림> 같은 걸 한번쯤 본 사람이라면 무척 재미있어할 스타일이다.

미국 중산층은 물론 우리보다 훨씬 잘 산다. 차도 있고, 넓은 정원에, 냉장고엔 언제나 먹을거리가 가득 차 있다. 방마다 텔레비젼이 있다. 다리아 가족은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가족이다. 조금 멍청해 보이는 아버지와 커리어 우먼인 엄마, 그리고 똑똑한 언니 다리아, 그리고, 동생 퀸이다. 자매가 다니는 학교는 론데일 고등학교이다. 동생은 다리아가 자기의 친언니라는 것이 불만이다. 퀸의 주관심 사항은 패션이고, 미팅이기 때문이다. 퀸은 언제나 수첩 가득히 만날 남자들 명단을 갖고 있고, 오늘 입을 옷이 무엇인가에 신경을 쓴다. 반면 언니는 그런 통속적이고, 세속적인 패션주류에선 멀리 떨어져 있다. 다리아가 보는 텔레비전 프로는 언제나 정해져 있다. <병들고 슬픈 세계>란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는 아마도 세상의 모든 회의론자와 절망주의자, 요가 선생님만이 쳐다볼 프로 같지만, 다리아는 언제나 심각하게 쳐다보며 우울한 세상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 말만 늘어놓는다.

아버지 제이크와 엄마 헬렌은 두 딸을 문제없이 키우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다. 한번은 10시 귀가시간을 놓고 딸들을 재판정에 세운다. 물론 판사는 아버지이고, 엄마는 검사이다. 다리아와 퀸은 각자 자신들의 입장을 변론하고, 기어이 나가려고 고심한다.

다리아의 절친한 친구는 제인이다. 둘은 죽이 잘 맞는다. 나누는 대사도 거의 비슷하다. 퀸이 또래 친구와 나누는 대사도 정해져 있다. “아니, 오늘 저녁은 재환이와 먹고, 내일 두 시엔 장동건 만나야 되고, 음.. 3시엔 송승헌과 미팅 있어.. 양조위 그 애는 밥맛이야.. 까르르… 참, 오늘 백화점 세일 있는데 가자.. 까르르.. ” 반면, 언니는 “왜 인생은 이렇게 만화같이 우스운데 실제로 방문을 열면 고달플까?” 왜 어제의 저 태양은 저 창문에서 이 방문을 비추는 순간, 잿빛으로 변해버릴까?” 그런 스타일이다.

다리아가 제인 집에 놀려가는 이유는 다리아가 제인의 오빠 트렌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트렌트는 졸업하고 노는 백수이다. 맨날 기타 들고, 철학적인 노랫말만 중얼거린다. (다리아는 그런 트렌트에게 쏘옥 빠졌고 말이다.) 아마 1970년대를 풍미한 우드스탁 스타일에 세기말적 관념 철학의 포크송 가수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학교에는 언제나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모두가 개성적이고 말이다. 아니 몰개성적 특징의 소년 소녀로 묘사된다.

학교 풋볼 팀 쿼터백인 케빈은 언제나 단순하고 단세포적인 말만 한다. 그는 다리아의 말을 이해 못한다. 이해하기엔 무리니까. 다리아는 이런 쿼터백의 머리가 조금은 안스럽다. “쿼터 백의 머리는 모자 때문에 달려있는 모양이야.” 하면.. 그는 그 말을 캐치 못하고 “아..모자 안 가져왔네. 고마와 다리아.”.. 그런다. 그리고, 그런 맹한 케빈을 좋아하는, 더 맹한 브리타니는 대표적인 텅 빈 머리의 아가씨.. 학교 치어리더 걸이다. 브리타니는 케빈이 다리아 옆에만 가 있어도 불안하다. 저렇게 멋진 케빈이 저렇게 못생긴 다리아를 좋을 리는 없지만 괜히 불안하다. 그래서 다리아에게 다가가서 이런 저런 말을 해 보지만, 역시 철학적인 댓 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영어속담에 그런 것이 있다. 깃털이 같은 새가 모인다.. (음..영어론 모르겠다..–;)

다리아는 안경을 썼고, 제인은 새침데기 헤어스타일의 똑 부러지게 생겨먹은 여자애이다. 퀸은 좀 허영기 있어 보이지만 매번 보니 동생 삼기엔 귀여운 데가 있는 애이다. 브리타니도 결국은 10대니까 그 수준이 다 그 수준. 인터넷에는 <다리아>관련 팬 사이트가 꽤 있다. 한 곳에서는 캐럭터 인기투표가 있는데 한번 가 보시라.

음.. <케이블 TV가이드> 보니, 이번에 투니버스에서 보여주는 것은 첫 번 째 시즌총 13편이란다. 그래서 인터넷 뒤져보니, 미국에선 작년 봄에 첫 번 째 시즌 13편, 올 2월부터 8월까지 두 번 째 시즌 13편을 방영했단다. (박재환 1998/12/6)

[다리아| Daria, 1997-2002] MTV방송 목소리: Tracy Grandstaff (다리아) [위키피디아] [M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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