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티스] 이상한 바닷 속 디즈니 (Atlantis: The Lost Empire,2001년)

2008. 3. 29. 13:23애니메이션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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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01.7.5.) 신세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1989년의 <인어공주>에서부터 시작한다. 흥겨운 “Under the Sea” 노래와 함께 재패니메이션은 꿈조차 꾸지 못하던 컴퓨터 그래픽의 깔끔한 화면과 헐리우드 영화에서 도입한 박진감 있는 스토리 전개는 단번에 디즈니를 애니메이션 왕국으로 다시 한 번 정립시켰다. 그리고 해마다 여름이면 기술적으로 좀 더 진보하고, 영화적으로 좀 더 재미있어진 애니메이션을 극장에 내놓았다. 물론, 그 와중에 다른 메이저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공격을 받았지만 유효적절한 마케팅 전략으로 적들을 영화시장에서 굴복시키면서 왕국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드림웍스가 내놓은 <슈렉>이 승승장구할 동안 디즈니의 <아틀란티스>는 기대이하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개봉 첫 주말에 2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더니 갈수록 <슈렉>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왜일까? 디즈니의 약발이 떨어진 것일까?

◇ 잃어버린 왕국 아틀란티스를 찾아서

투탄카멘의 저주나 네스 호의 괴물, 화성인과 UFO의 존재, 그런 것에 관심이 많다면 당연히 ‘아틀란티스 대륙’에도 귀가 솔깃할 것이다. 전설에 의하면 최고의 문명을 누리던 커다란 육지 하나가 통째로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대화 편>>이라는 저서에 나온다. 수천 년 동안 서지학자, 탐사학자, 몽상가들은 이 잃어버린 왕국, 혹은 사라진 대륙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물론, 헐리우드 제작자들도 이러한 대열에 합류했고 말이다. 그 사라진 대륙의 위치는 아이슬란드, 남극, 대서양 등 많은 지역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었는데, 이번에 디즈니는 ‘대서양’을 택하였다. 대서양을 뜻하는 ‘아틀란틱’이나, 지중해 남서쪽 모로코에 ‘아틀라스 산맥’이라는 말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아틀란티스’는 현재의 대서양 어느 곳에 가라앉은 것으로 사료된다.

수천 년 전, 문명이 극도로 발전했던 아틀란티스 제국은 스스로의 무모한 야욕으로 바다 속으로 침몰한다. 그로부터 수천 년이 흐른 후(1914년), 대학에서 보일러공이며, 지도 제작자이며, 또한 동시에 언어학자이기도한 마일로 싸치는 탐험가였던 할아버지가 전해준 ‘사라진 제국’ 아틀란티스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어느 날, 말로만 듣던 <<목동의 일지>>를 발견한다. 그 속에는 아틀란티스로 가는 길과 아틀란티스 문명을 유지시켰던 힘의 원천을 밝힐 수 있는 비밀이 들어있었다. 억만장자 휘트모어 경의 경제적 지원을 바탕으로 수백 명의 탐사대원들이 최첨단 잠수정 ‘율리시즈’를 타고 바다 속으로 들어간다. 그들은 바다 속에서 거대한 괴수를 만나는 등 아찔한 모험 끝에 미로를 찾아내고 마침내 수천 년 동안 지상과 단절된 채 유지되어온 천년왕국 아틀란티스를 발견하게 된다.

◇ 표절시비, 그리고 독창성

디즈니가 <아틀란티스> 제작계획을 발표했을 때 당연히 관심이 간 것은 원안이다. 적어도 쥴 베르너의 <해저 2만리>가 기본 텍스트가 될 것이며, 디즈니의 수많은 애니메이터들의 마음의 고향인 재패니메이션이 알게 모르게 영감을 줄 것이란 것은 애니 팬이라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미국의 많은 아니메 팬들은 즉각 <나디아>의 표절론을 제기하였다. <나디아>는 애니팬에게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에반젤리온>의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지난 1990년대 초 가이낙스를 통해 발표한 39부작 TV용 애니메이션이다. 물론, 디즈니 측에서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실제 미국의 메이저급 리뷰어들은 개별영화의 독창성을 인정하는 추세이다. 물론, <라이언 킹>은 데츠카 오사무의 <흰 사자 레오>의 표절(?)이라는 주장이 여전히 설득력 있게 유포되는 한국에선 다르게 평가되겠지만 말이다. 이 영화도 디즈니 영화라면 항상 그러하듯이 ‘적어도’ 재패니메이션의 영향은 벗어날 수는 없다.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나면 <나디아>에서의 캐릭터, 이미지, 스토리라인을 차용했을 뿐만 아니라, 보기에 따라서는 <천공의 성 라퓨타>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등을 떠올리게 된다. 디즈니의 범죄적 행각이라기보다는 그만큼 전 세계 애니메이터에게 끼친 ‘재패니메이션’의 힘을 평가해야할 것 같다.

<아틀란티스>는 아쉽게도 디즈니가 최근 10년 동안 보여주었던 기술적 진보를 멈춘 것 같다. 사라져버린 대륙을 찾는 것은 <쥬라기 공원>, 그리고 그 원전이 되었던 코난 도일의 모험 소설에서 그 출발점을 삼을 수 있다. 아마존 폭포 너머 어딘가에 지구 중심으로 통하는 문이 있고, 그 곳에서 공룡 세상을 발견하게 된다는 소설적 창의력은 지각변동으로 사라졌을 아틀란티스에의 유혹으로 바뀐다. 낡은 지도와 알 수 없는 상형문자-정확히는 디즈니에 의해 고안된 표음문자체제이지만- 들이 도배한 고대의 형상들. 그리고 1914년이라는 시대적 배경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최첨단 비행도구 등은 아무리 양보하여도 지블리 스튜디오의 몫이리라. 그리고, 아틀란티스로 통하는 관문에서 만나게 되는 용암은 <알라딘>에서의 모래폭풍보다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디즈니 영화에서 그 동안 찾을 수 있던 순정적 주제의식은 사라진다. 갈수록 성인화 되어가는 캐릭터의 특성은 디즈니의 내적 성장이라고 말해야할 듯. 비키니를 입은 여주인공과 때로는 감각적이기까지한 동작선들은 이제 디즈니가 충분히 재패니메이션의 피를 수혈 받았음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박재환 2001/7/5)

 

[아틀란티스-잃어버린 제국 |Atlantis: The Lost Empire,2001년] 감독: 게리 트러스데일, 커크 와이즈 출연: 마이클 J.폭스, 코리 버튼, 클라우디아 크리스찬, 제임스 가너, 레너드 니모이 한국개봉: 2001.7.14. 

 

Atlantis: The Lost Empire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Jump to navigation Jump to search 2001 animated Disney film Atlantis: The Lost Empire is a 2001 American animated science fantasy action adventure film created by Walt Disney Feature Animation—the first science fiction

en.wikipedia.org

 

 

Atlantis - Wikipedia

Athanasius Kircher's map of Atlantis, placing it in the middle of the Atlantic Ocean, from Mundus Subterraneus 1669, published in Amsterdam. The map is oriented with south at the top. Atlantis (Ancient Greek: Ἀτλαντὶς νῆσος, "island of Atlas") is a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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