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배달부 키키] 소녀, 하늘을 날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魔女の宅急便,1989)

2008. 3. 4. 22:05애니메이션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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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1999.8.1.) <마녀의 택급편>의 영어 제목은 <Kiki’s Delivery Service>이다. 아마, 이 영화는 미야자키의 <천공의 성 라퓨타>의 경우처럼 제작 스폰스가 따로 있었던 모양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이삿짐업체가 ‘Yamato Unyu’ (Yamato Transport, Co., Ltd.)이다. 이 회사의 트레이드 마크는 까만 어미고양이가 새끼고양이를 입에 물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 덕분에 이 택배회사가 확실히 떴다고 한다.

이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 중에서 특별히 유난스런 작품이다. 그렇게 만화답지(?)않기 때문이다. 비록 ‘마녀’가 등장하고, 빗자루 타고 하늘을 날고, 고양이가 말을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만화스럽지가 않다. 그의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답기 때문일까? 주인공 키키는 이제 13세가 된다. 그의 집안은 마녀집안이다. 백설공주에게 독이 든 사과를 주던 그런 사악한 마녀는 아니다! 이 집안 전통은 모든 마녀는 13살이 되면 집을 나와 1년간 마녀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른 도시에 정착하여 무엇인가를 수련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로드무비는 못 되더라도 일종의 성장영화는 된다. 키키는 라디오의 일기예보에 따라 집을 나선다. 검은색 원피스 차림에, 머리엔 빨간 리본을 달고, 고양이를 어깨에 태우고, 지팡이를 타고 이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날아간다. 고양이와 이야기하는 것은 키키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원작만화에선 키키와 고양이는 함께 성장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 키키가 마법의 힘을 잃었을 때 고양이도 그 능력을 잃고 (사람의) 말을 하지 못하게 된다. 뒤에 키키가 마력을 되찾았지만 고양이는 마력을 찾지 못한다. 고양이는 이미 사랑을 했다든지, 아님 너무 나이가 들었을 거라고 상상은 할 수 있다. 아마 키키의 엄마 아빠도 더 이상 하늘을 날지 못하는 이유가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디즈니가 세계배급을 위해 한 영어더빙에는 마지막에 고양이가 키키에게 “Kiki, can you hear me?”라고 하는 모양이다.

기세 좋게 하늘을 날지만, 곧 비바람 때문에 화물기차 안으로 비를 피해 들어간다. 그날 밤이 지나자, 키키는 전혀 다른 동네에 도착해 있었다. 미야자키 감독이 지중해에서 발틱해를 돌아다니며 찾아낸 북유럽 일대 – 주로 스톡홀름과 이러한 동네를 짬뽕하여 그려낸 평화로운 해안도시이다. 지팡이를 타고 온 귀여운 소녀마녀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만화답다. “와, 하늘을 난다!” 그리고 경찰이 온다. “신분증!” “전 마녀예요” “마녀라도 질서를 지켜야지. 위험해!” 이렇게 하여 키키는 특별히 갈 곳도 없고 해서, 이 동네 빵집에 자리를 잡고 수련을 하게 된다.

수련은 어떻게 이루어지냐고? 오래되고 두꺼운 백과사전 (<<마녀백과전서>> 같은?) 펼쳐놓고 도마뱀 꼬리와 바퀴벌레 눈깔 수프 만드는 것은 절대 아니다! 빵집 배달부로서 하늘을 나는 것이 다이다. 정말 유치할 정도로 기막힌 마녀수련법이지만 그러한 것이 이 어린 소녀가 세상을 알고, 인간 세계를 하나씩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사실, 키키는 배달을 몇 차례 못 나갔다. 하지만, 그 두어 번의 배달을 통해, 할머니와의 우정(?)을 찾아낸다. 그리고, 유일하게 같은 또래인 돔보라는 소년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상할 정도로 키키 이외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래서, 할머니도, 빵집 아줌마도, 돔보마저도 마치 하늘에 뜬 키키와 땅바닥에서 조그마하게 보이는 개미 같다. 어느 날, 아주 새까맣고 조그마한 고양이가 야옹거린다. 키키와 말을 못한다. 키키는 무슨 생각이 들어 빗자루에 올라타지만 마력이 뚜욱 떨어진 상태.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아마도, 마음이 복잡해서일 것이다. 할머니가 조카딸을 위해 열심히 만든 음식을 전해줬을 때, 그 소녀는 “에잉, 이런 거 싫어하는데 할매는 왜 또 보냈지?” 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돔보의 친구들이 키키를 두고, “쟤 배달하는 아이야…”같은 말을 듣게 될 때, 유일하게 자기를 이해할 것 같은 고양이(지지)조차 바람나서 돌아다니니 어린 소녀가 심란할 만도 하지.

여기에 산에서서 그림만 그리는 여자가 있었다. 그가 키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난 오직 그림만 생각하지. 어느 날 그림을 그릴 수가 없었어. 하지만 그림만 생각하니 되더군…” 이 마을에 불시착한 비행선이 시험비행 중 돌풍에 하늘로 휘말려 올라가고, 덤보 소년이 밧줄에 매달려 커다란 위험에 처한다. 키키는 급한 대로 쇠브러쉬를 타고 하늘을 올라 소년을 구해낸다. 그렇게 마력을 되찾는 것이다. 그리고, 키키는 한 사람의 성숙된 진짜 마녀로 성장한는 것이다.

간단한 내용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특유의 하늘에 대한 동경과 주인공의 뚜렷한 자의식이 작품에 묻어난다. 키키는 비록 어린 나이이지만 이런저런 과정을 혼자 힘으로 헤쳐 나가지 않는가. 이 영화는 적어도 <라이언 킹>처럼, 어린 소녀가 훌륭하게 자기 임무를 완수하고, 진짜 사람(?)이 되어 간다는 것이다.

덧붙여, 이 만화에도 비행선이 나온다. 참, 이 <마녀 택급편>은 1950년대가 배경이란다. (박재환 1999/1/1)

 

 

魔女の宅急便 (1989年の映画)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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宮崎駿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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