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스와 버트헤드] 두 멍청이, 미국은 ‘DO’해 먹다 (마이크 저지 감독 Beavis and Butthead Do America,1996)

2008. 3. 3. 21:46애니메이션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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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1998.12.21) 미국에서 살던 한국인이 쓴 책에서 이 만화를 거론한 적이 있다. 미국 청소년의 문제점을 써 놓은 것이다. 이른바 대중문화 TV의 해악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란 것이란다. 이 만화는 미국 청소년문화, 아니 미국문화 그 자체인 ‘MTV’에서 방송된 작품이다. 시리즈물로 인기 끌고, 나중엔 극장용 만화로 나왔다. 캐릭터가 얼마나 황당한지, 그리고 미국 시청자가 얼마나 어이 없는지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주인공인 두 바보가 고속도로 중앙차선에 누워 누가 더 담력이 큰가 시합을 한다. 그 프로가 방송된 뒤 똑같이 흉내내다 찻길에서 비명횡사한 미국청소년이 속출했다고 한다. (제발 따라하지 맙시다 – 따지고 보면 제임스 딘이 <이유 없는 반항>에서 차로 ‘담력 테스트’한 것이나, <디어 헌터>에서 러시안 룰렛이 묘사된 후, 그걸 따라하던 수많은 바보들이 비명횡사한 것은 결국 천박한 문화 따라하기 혹은 멍청한 인간의 영웅 흉내 내기이다. 누구를, 떤 영화를 탓할까)

어쨌든 ‘비비스’와 ‘버터헤드’는 황당한 놈들이다. 이 둘은 텔레비전 보는 것이 인생의 전부이자 낙이며, 한번이라도 좋으니 여자랑 ‘뭘‘ 해봤으면 좋겠다고 오직 그 생각뿐인 ‘위대한’ 미국의 ‘훌륭한’ 청소년들이다. 첫 장면에서 한 놈이 꿈을 꾼다. 자신이 용가리가 되어 도시를 짓밟고 혼자 좋아서 난리이다. 그런데 한 빌딩 속의 여자를 보고는 “어떻게 해 볼까나”하고 안달이다. 이때 다른 놈이 나타나서 그 여자를 차지 하려고 한다. 둘은 열심히 싸우다가 잠에서 깨어난다. 소파에서 눈을 뜨니 한 놈이 그런다. “우리 텔레비전을 누군가 훔쳐갔다!”. 이 둘은 이제 거의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그들은 텔레비전 없이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텔레비전을 찾으려 돌아다닌다. 학교 시청각실에서 한 대 들고 나오다가 계단에서 부숴버리고 만다. 그 덕분에 교장 선생은 “너희 두 놈 퇴학이야!” 둘은 학교에 가고오고 하는 것은 애당초 관심도 없었다. 오직 텔레비전! 둘은 어느 드라이브 인(모텔)에서 남아도는 텔레비전 없을까하고 방방을 뒤지다가 근엄한 교장 선생님이 한 창녀에게 엉덩이를 찰싹찰싹 맞는 광경을 보게 된다.

그 모텔에서 한 주정뱅이 사나이(브루스 윌리스!)를 만나는데 둘에게 빅딜을 제의한다. “DO MY WIFE!”하면 1만 달러를 주겠다고. (남자의 말인즉슨, 꼴도 보기 싫은 자기 마누라를 “DO” – 해치워라, 죽여 달라..인데 이 두 놈은 머리 속에 든 사고방식대로 “DO” 해치워라, 재미 봐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 얼마나 즐거운 의뢰인가. 그 와이프 사진을 보라! 꿈에도 그리던 글래머(데미 무어!)가 아닌가. 게다가 만 달러를 주겠다니. 그래서 이 둘은 이제 꿈에도 그리던 여자를 “DO” 하고, 돈을 벌어 텔레비전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여자는 미국 국방성의 비밀무기 (캡술 형태의 치명적 독극물인 X-5 UNIT)를 훔쳐 외국에 팔려고 한다. ‘비비스와 버터헤드’는 이 여자를 찾아내지만, 둘은 이제 누가 먼저 “DO”할 것인가로 싸운다. 여자가 보기에 이 둘은 모자라도 한참이나 모자란다. 그래서 여자는 한 놈의 바지에 그 캡슐(UNIT)를 몰래 숨겨 놓는다. 그리곤 워싱턴에서 기다릴 테니 오라고.( ‘DO’만큼 이용된 단어가 ‘유닛’이었다. “바지 속의 유닛을 내놓아라.” 경찰이 그러자. “왜 내 물건(UNIT)을 보자고 그러지?”

<<키노>> 98년 8월호의 이 영화비디오 소개 글에서 그런 글이 나와 있다. 옮겨보자면

(자신들끼리만 소통가능한 또래문화의 산물인) 속어들은 PG-13등급에 안심하고 있을 부모들의 허를 찌르는 것이다. 비행기에서 만난 귀 먹은 할머니와 귀는 멀쩡하지만 모든 것을 섹스와 TV에 관한 이야기로 선별적으로 이해하는 비비스의 대화는 세대 간의 의사소통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상상을 초월하는 의미 전용은 영화 내내 이어진다. 라스베가스에서 점수를 낼 것이라는 (Score) 할머니의 말은 비비스에게 재미를 볼 것(score)이라는 뜻이고, 라스베가스에는 슬롯머신(slot)이 많다는 말은 창녀(sluts)가 많다는 말로 들릴 뿐이다. 기타 등등…..

그래서 이 ‘위대한’ 미국의 ‘훌륭한’ 청소년은 미국 대륙을 횡단하여 워싱턴으로 간다. 오직 가슴 큰 여자와 “DO”하기 위해서. 그 과정은 그야말로 엄청난 해프닝의 연속. 후버 댐을 엉망으로 만들고, 미국의 굉장한 공권력들인 경찰, FBI 등등을 농락할 대로 농락하면서 둘은 유유히 워싱턴으로 향한다. 그곳에선 평화회담이 계획되어있고, 미국 정부관리가 보기엔 이 두 놈이 엄청난 테러리스트이고, 지금 그 유닛으로 미국을 엉망으로 만들 것이라고 판단한다. 결국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과 백악관을 쑥밭으로 만들며 – 오직 “DO” 하기 위해 뻘뻘대고 돌아다니던 두 놈 덕분에, 결국은 나쁜 놈과 나쁜 녀ㄴ은 경찰과 군대에 의해 백악관 앞에서 일망타진되고 이 ‘위대한’ 미국의 ‘훌륭한’ 청소년은 한 순간에 영웅이 된다. 그래서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대통령의 치하를 받게 된다. 누구냐고? 클린턴이다. 너무나 훌륭하고 너무나 위대한 아메리카 합중국 프레지던트가 이 위대하고 훌륭한 미국 청소년을 치하해준다. 하지만 그 둘은 “DO”는? 뭐 돈 같은 거 안주나? 그 생각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 터벅터벅 걷다가 모텔 앞에 버려진 (사실은 도둑 맞았던 그들의 고물 텔레비전이었음) 텔레비전을 발견하고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 지으며 노을이 아름다운 거리로 사라진다. 영화 끝.

콩 심은 데 콩 난다

이 두 놈이 왜 그딴 놈들이 되었는지는 적어도 영화를 보면 자명하다. 선천적으론 유전학적 결함 때문이다. (물론 결정론적 운명관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둘이 대륙횡단 중 사막에서 헤맬 때 우연히 두 악당을 만나게 된다. 바로 비비스와 버터해드의 아버지였다. 이 악한이 오래 전 그 동네에서 두 창녀와 “DO”하고선 태어난 게 이 두 놈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들은 그들이 부자관계임은 전혀 모르고 그저 신기할 정도로 취향이 비슷하고 사고방식이 비슷함에 히히닥거릴 뿐이다. 이렇게 나쁜 유전적 결함으로 가득 찼을 미국을 구한 것은 무엇인가. 답은 자명하다. 바로 교육이다. 교육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이란 결국 그런 것이다.

이렇게까지 비꼴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쨌든 별 생각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화면에서 펼쳐지는 바보들의 행동을 쳐다보다가 그래도 난 제네들보다는 똑똑하고, ‘생각’이 있다란 자만감에 가득차면 된다.

이 영화의 각본/감독/그림은 마이크 저지란 사람이 다해 먹은 것이다. 물론 목소리까지. 이건 디즈니영화와는 달리 MTV방영 만화의 자산이다. 작가감독이 자신의 의도대로 모든 것을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이 영화인으로서는 행복한 자기 영화 만들기 아니겠는가. 물론 받아들이는 관객은 제각각 이래도 말이다. (박재환 1998/12/21)

감독: 마이크 저지 목소리연기: 마이크 저지, 브루스 윌리스, 데미 무어

 

Beavis and Butt-Head Do America - Wikipedia

Beavis and Butt-Head Do America is a 1996 American adult animated road comedy film based on the MTV animated television series Beavis and Butt-Head.[5] Co-written and directed by series creator Mike Judge, the film stars the regular television cast of Judg

en.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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