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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영화리뷰

[유리를 통해 어렴풋이] 고도를 기다리며 (잉마르 베리만 감독 Through A Glass Darkly, 1961)

by 내이름은★박재환 2008.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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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03-10-28) 스웨덴의 철학적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대표적 작품은 당연히 <제 7의 봉인>이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 진원석 감독의 <투 타이어드 투 다이>라는 영화에서 오마쥬 되었듯이 창작하는 사람의 신학적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아주 구해 보기 힘들 것 같았던 베르히만 감독의 몇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도 DVD로 출시되기까지 했다. 진지하게 영화를 찾아보는 사람로서는 복 받은 일. 하지만 EBS가 그런 수고를 들어주었다. 지난 주말 이 감독의 대표작 하나가 방영되었다. <유리를 통해 어렴풋이>. 때로는 <어두운 거울을 통해>, 혹은 <거울을 통해 어렴풋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기도 한 1961년도 작품이다. 그가 이 시절 잇달아 내놓은 <겨울빛>, <침묵>과 함께 이른바 ‘신앙 3부작’으로 불린다. 왜 그런 경건한 부름을 받는지는 영화를 보고 나면 알게 된다.

황량한 북유럽, 발트 연안의 어느 외딴 섬. 한 가족이 이곳에 모인다. 작가로서 명성을 쌓고 있는 아버지 데이빗(군나르 비에른스트란드). 그의 딸 내외 카린(해리엣 안데르손)과 마틴(막스 폰 시도우), 그리고 이제 막 사춘기를 지났을 아들 미누스이다. 이들은 함께 수영을 즐기고 집 마당에서 신학적인 즉석 연극을 즐기며 한때를 보낸다. 이들 행복해 보이는 가족에게 짙은 상심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카린이 심각한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데이빗과 마틴은 카린에 대한 절망적인 이야기를 나누었고 아버지는 그 일을 일기장에 남겨놓는다. ‘자신의 글쓰기에 소용될 그런 관찰의 대상’이라고. 그런데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던 카린이 그 일기장을 보게 되고 아버지에 대한 심한 적대감을 느끼게 된다. 사실 어머니도 유사한 정신병세로 죽었었다. 카린의 증세는 악화된다. 카린은 2층의 빈방 벽에 붙어 있는 거미를 ‘신'(神)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와 남편이 뭍으로 나간 사이 카린은 자신의 남동생을 유혹하여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게 된다. 가중되는 정신적 방황과 혼란에 카린은 심한 발작을 일으키고 결국 정신병원으로 실려간다. 뒤에 남은 미누스. 가족 해체의 시간에 놓여서야 아버지와 함께 진지하게 신과 사랑의 실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1961년의 스웨덴 영화, 그것도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 작품답게 풍성한 사유의 공간을 제공해 준다. 고립된 곳에서 펼쳐지는 가족들의 일상적인 대화와 행동 사이로 내재했던 갈등이 부풀어 오른다. 그렇다고 이런 갈등 양상은 토마스 빈터버그 감독의 <셀레브레이션>같은 극단적 가족해체는 아니다. 그것은 단순히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는 ‘신에 의한 의지의 실험’에 해당한다. 같은 정신병력으로 아내(어머니)를 잃은 남편(딸)의 반응은 신의 존재에 대한 회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때로는 근친상간적 유혹과 자살 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결국 감독은 이 어두운 북구의 외딴 섬에 헬리콥터가 나타나서 딸을 실어가고 남은 사람들은 신과 사랑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게 한다. 아들 미누스는 그 내용보다는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 자체에 더한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딸이 벽을 타고 올라가는 거미에게서 신의 존재를 느끼고 싶었듯이 아버지는 딸조차 앗아가려는 신의 존재에 세심한 주의력을 기울이고 있었을지 모를 일이다. (박재환 2003/10/28)

[창문을 통해 어렴풋이|Sasom I En Spegel, Through A Glass Darkly, 1961] 감독: 잉마르 베리만(Ingmar Bergman =잉그마르 베르그만) 출연: 해리엣 안데르손, 막스 폰 시도우, 군나르 비에른스트란드 2003/10/25 EBS-TV방영 

[위키 Through a Glass Darkly (film) | Ingmar Bergman]

 

Ingmar Bergman - Wikipedia

Ernst Ingmar Bergman[a] (14 July 1918 – 30 July 2007) was a Swedish director, writer, and producer who worked in film, television, theatre and radio. Considered to be among the most accomplished and influential filmmakers of all time,[1][2][3] Bergman's fi

en.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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