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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영화리뷰

[포르노그라픽 어페어] 성인의 거짓말 (프레드릭 폰테인 감독 A Pornographic Affair,1999)

by 내이름은★박재환 2008.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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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00-4-24) 작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나탈리 베이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포르노그래픽 관계>는 이상하리만치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을 연상시킨다. 작년 베니스 영화제엔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뿐만 아니라 유난히 많은 성인용 영화가 출품되었었다. <거짓말>은 ‘Y’와 ‘J’라는 인물의 집착적 섹스의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방식, 혹은 커뮤니케이션의 진정한 구도를 그려낸다. 이 영화도 정말 ‘거짓말’같이 유사할 정도의 스토리 구조를 띤다. 물론 이 영화는 제목만이 ‘포르노그래픽’ 이지 실제로는 전혀 포르노그래픽하지 않다. ‘곡괭이’도 없고, ‘사랑해 사랑해..’라는 절망적인 외침도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남자와 여자는 섹스를 매개로 하여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 만남이 유지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남자와 여자는 모두 익명성이 보장된다.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그들의 사회적 지위나 재산정도를 아주 조금 짐작할 수 있을 뿐이지 그들의 뚜렷한 직업도 가정, 사회적 배경도 알 수 없다. 그러한 것은 알 필요도 없고, 그런 사적인 만남에선 그러한 개인적 정보는 철저히 은닉해야할 것들이니 말이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의 이름조차 알 수 없다. 그들은 각자의 필요에 의해 만나게 된다. 하지만 첫 만남에 대한 기억도 모두 다르다. 남자는 여자를 주간지를 통해 알게 되었으며, 자신의 사진을 보낸 후 만나게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자는 이 남자를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되었으며, 사진 같은 걸 누가 보내냐고 할 정도로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본 사실에 대한 기억의 상이함, 혹은 외면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들의 만남은 카페에서 이루어지고 몇 마디 나눈 후 곧장 호텔로 달려간다. 그때까지 이들을 열심히 쫓아가던 카메라는 호텔의 문 앞에서 멈춰(!)서고 만다. 섹스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를 감독은 이런 형식으로 표현한다. 둘은 계속 만나고 계속 ‘여관’으로 가고, 카메라는 언제나 문 앞에서 멈추고 만다. 이들은 매주 만난다. 언제나 화요일이면, 언제나 그 카페에서 만나고, 언제나 그 호텔의 카운트에서 열쇠를 받아 룸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들의 만남이 잦아질수록 그들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가 생긴다. 포르노그라픽 관계는 섹스만을 목적으로 만났던 이들의 관계를 대표한다. 하지만, 인간은 섹스만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누가 먼저 말을 꺼내지는 못하지만 서로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섹스 파트너로서의 거부감일수도 있고, 섹스만을 나누기엔 너무나 벅찬 상대라는 깨달음일 수 도 있다. 이 영화가 국내에 소개된 것은 <<키노>> 99년 10월호에서였다. 베니스영화제 관련기사에서 이 영화의 스틸 사진이 하나 소개되면서, 이 영화는 제목만큼이나 에로틱하게 국내영화팬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의외로 심각한 -아니면 가장 단순한 인간의 욕망을 다룬다. 그것은 같은 프랑스 영화 <위미니테>의 궤적을 따라간다. 결국은 지극히 개인적인 ‘섹스’의 하모니와 관련된 두 사람’만’의 관계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박재환 2000/4/24)

[포르노그래픽 어페어|A Pornographic Affair,1999] 감독: 프레드릭 폰테인 주연: 나탈리 베이, 세르기 로페즈 개봉:2000년 12월 2일 원제: Une Liaison Pornographique 1999년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제1회 전주영화제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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