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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가족은 밥상에서 완성된다 (윤가은 감독 The House of Us 20192019)

한국영화리뷰

by 내이름은★박재환 2019. 8. 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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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환 2019.8.26) 초등학교 5학년 하나’(김나연)는 오늘도 집안의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빠는 언제나 술에 취해 밤늦게 들어오고, 엄마는 유리천장의 직장에서 야근으로 분투 중이다. 아빠와 엄마는 매번 큰 소리로 싸운다. 둘 사이가 이상하다는 것을 이미 감지한 오빠. 오빠는 넌 아직 몰라라고 할 뿐이다. 하나가 할 수 있는 것은 자기가 엄마라도 된 듯, 요리하고, 밥하고, 밥상을 차리는 것이다. 아빠도, 엄마도, 오빠도 온가족이 다 함께 테이블에 모여 앉아 밥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리고 같이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다시행복해질 것 같다.

 

3년 전 <우리들>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윤가은 감독의 신작 <우리집>이다. ‘하나의 노력은 헛되 보인다. 무엇보다 가족 그 누구도 하나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각자 자신들의 삶이 더 중요하고, 집 밖의 사회의 무게감이 더 크기 때문인 듯하다.

 

오늘도, 가족에게서 위안을 찾지 못한 하나는 동네마트에서 자기보다 어린 유미-유진 자매를 마주치게 된다. 도배 하는 일을 하는 자매의 부모는 오늘도 외지에 나가있단다. 이제 하나는 틈만 나면 이들 자매가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간다. 당연히 밥상도 차려주고. 하지만 유미-유진은 곧 이사 가야한단다. 이제 하나는 해체 직전의 자기집도 지키고 싶고, 전셋집을 나가야하는 유미네 집도 지키고 싶다.

 

<우리집>은 아이의 시각에서 진행된다. 아이의 마음으로, 아이의 방식으로 분명 이 난처한 상황이 극복되고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 하지만 어른들은 다 안다. 정성껏 아침밥을 차린다고 이혼 직전의 엄마아빠의 마음이 돌아설 것 같지도 않고, 남의 집 전세 문제에 뾰족하게 끼어들 형편도 아니란 것을. 영화는 그렇게 초등학교 5학년, 그리고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의 답답한 상황이 묘사된다.

 

세 아이는 그 누구보다도 즐겁고, 행복하고, 포근한 시간을 즐기는 것 같지만 불안하다. 불안하기에 더 매달린다. 유미가 그런다. “이사 가도 우리 언니 해줄 거지?” 하나의 마음은 그러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것이란 것을 다 안다. 가족이 해체되고, (전세)계약이 도래하고, 각자의 삶이 무겁기에.

 

윤가은 감독은 현장에서 아역 배우들을 최대한 배려하며, 모범적으로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 속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혹사 당하고, 육체적으로 학대받는다. 그 부조화처럼, 영화를 보고난 다음의 마음은 무겁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본다고 세상이 다 아름다운 것은 아닌 모양이다.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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