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엑스 캅] 홍콩 얼라 영화 (진목승 감독 特警新人類 Gen-X Cops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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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00.5.22.) 원래 골칫거리, '문제아'들로 구성되는 특별수사대를 다루는 데는 몇 가지 법칙이 있다. 첫째, 무언가 특별한 재주를 한 가지씩 가지고 있다는 것. 둘째, 필요이상으로 자존심들이 세다는 것. 셋째, 상당히 유치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홍콩에서 만들어진 영화에 등장하는 애들은 특히나 연령층이 어리다는 것이 추가된다. 이 영화는 이러한 기본 룰에 아주 충실하게 만들어졌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어두운 극장 안에서 시계만을 쳐다보게 되고, 영화가 끝나면 (홍콩영화에 대해서) "에구, 또 속았다!"라는 한탄만 나올 뿐이다. 올 들어 벌써 몇 번째 이런 낭패를 겪게 되는지 모른다. 아무리 딴 나라 영화이야기이지만, 어떻게 이런 영화로 막강 헐리우드 영화와 맞서 자국의 영화시장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물론 이 영화는 홍콩에서 꽤 성공했다. 사정봉, 팽덕륜, 그리고, 이찬삼 같은 아이돌 스타들이 각자 분담한 열성팬들 때문이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이 영화의 원제목은 <特警新人類 (Gen-X Cops)>이다. 홍콩에서는 우리의 '신세대'에 해당하는 나이 또래, 그룹을 곧잘 '新人類'라고 한다. 이 영화는 현재 우리 돈 70억 원을 쏟아 부으면 속편을 만들고 있다. (이 리뷰는 2000년 5월에 쓴 글입니다. 그러니, 이미 개봉되었습니다. 2002/10/31 ^^) 제목은 <特警新人類2 (Gen-Y Cops)>. 진목승 감독에 출연배우는 동일하고 올해 크리스마스에 즈음하여 개봉될 예정이다. 

그럼, 한국에서의 <젠 엑스 캅>은? 사실 헐리우드 영화나, 아주아주 수준 높은 한국영화를 너무 많이 보아버린 평자로서는 너무나 한심하고 느슨한 스토리의 애들 영화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영화 보는 내내 '좋게 보자! 좋게 보자! 이 애들이 홍콩영화의 앞날을 짊어지고 갈 새싹들이다. 좋게 보자! 좋게 보자!'하고, 거듭 자기최면을 걸어가며 화면에 집중했다. 주윤발도 없고, 이연걸도 없는 홍콩에는 이렇게 새파란 새싹들만이 어렵게 스크린을 지키고 있는 모양이다. 애들이 한껏 멋 부리고 열심히 달리지만, 왜 달리고 왜 우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홍콩영화의 장점! 비디오영화라 생각하고 보면 또 왜 그리 재미있는지. 아기자기하게 노는 아이들의 재롱이 즐겁다. 게다가 이 영화에는 진짜 열혈 홍콩영화팬이라면 좋아할 인물 오진우(吳鎭宇)가 등장한다. 물론 사악한 악당 역인데 엄청나게 두들겨 맞고 비참하게 죽는 역할이지만 말이다. 게다가 언제부턴가 홍콩영화에는 정말 카리스마로 똘똘 뭉친 일본 악당 배역이 항상 있는데 이 영화에서도 예외 없이 멋있고, 쿨한 일본 악당이 등장하여 우리 편을 난관에 빠뜨린다. 물론, 후반에서는 이런 악당들이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지만 말이다. 

영화는 홍콩경찰 내에서 따돌림 받는 진 경위가 자신의 주장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경찰학교에서 퇴학통지서를 받은 꼴통 세 명을 특수요원으로 뽑아 특수임무를 맡기는 것이다. 터프가이 '태자(사정봉)', 사고뭉치 해파리(이찬삼)', 바람둥이 '매취(팽덕륜/스티븐 펑)' 그리고 이런 영화에는 항상 있는 꽃소녀로, 죽은 부하의 여동생 'Y2K(그레이스 입)'. 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국제적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하게 된다. 영화는 젊은 애들 나오는 영화답게 시종 박진감 있게, 스피드하게, 강한 비트를 깔고서 진행된다. 너무 줄거리에 연연하지 말고, 나오는 배우들의 깔끔한 얼굴을 익혀두고, 신나는 음악에 만족하면 된다. 

'진 경위'는 흥분하면 말을 더듬고 회의 중에는 제 분에 못 이겨 간질 증세를 보인다. 이런 역을 누가 해 낼 수 있을까? 물론 증지위 밖에 없으리라. 그러니 그렇게 이해하고 배우들의 '열연'을 지켜보자. 다행히도, 이 영화 제작에 참여한 성룡이 카미오로 출연하는 마지막 5분이 그래도 이 영화에서 찾을 수 있는 재미거리이다. 꼭 챙겨볼 것. (박재환 2000/5/22)

 

Gen-X Cops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