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마쌍성=미스터 부] 1974년 기념비적 홍콩 코미디

2008. 2. 20. 20:48홍콩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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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4-12-9]   올해(2004년) 홍콩 극장가는 우울했다. 어제 홍콩 영화제작자협회가 공식발표한 2004년 극장흥행기록을 보면 올해 최고 흥행작품은 할리우드 영화 [투모로우]로 4,163만元이었다. 홍콩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작품은 설 특선프로로 개봉된 코미디 영화 [귀마광상곡]으로 2,524만元에 그쳤다. 4~5,000만元의 대박 영화가 해마다 한두 편씩은 나오던 홍콩 극장가에서 최고 흥행 기록 작품이 겨우 2,500만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귀마광상곡]은 홍콩 코미디 영화의 대표작인 1974년도 작품 [귀마쌍성](鬼馬雙星)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허씨네 삼 형제 (Hui Brothers)가 처음으로 함께 나온 작품 [귀마쌍성]의 당초 제목은 [쌍성보희](雙星報喜)였다. 장국영 팬이라면 비슷한 제목의 하세편들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는데 원래 이 제목은 당시 홍콩의 TV방송사의 인기 오락프로그램 제목이었다. 허관문과 허관걸 형제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방송사의 압력이었는지 영화 제목으로는 사용할 수가 없게 되어 [귀마쌍성]으로 바뀐 것이다. 이 작품은 그해 최고 흥행작품이 되었다. 당시 흥행수익은 600만元. 지금 환율로 계산하면 엄청난 흥행수익이다. 당시 홍콩 인구 400만명 중 절반이 이 영화를 보았을 정도이다. 이후 허씨네 삼 형제는 몇 편의 영화를 더 만들어 해마다 흥행기록을 경신했다. 그중 76년에 만들어진 세 번째 작품 [팔근팔냥](半斤八兩 The Private Eyes)이 일본에서 [미스터 부]라는 제목으로 먼저 소개되면서 이 허씨네 형제 작품들은 모두 [미스터 부] 시리즈로 소개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홍콩 제목보다는 [미스터 부]라는 제목이 더 많이 알려졌다. 10여년 전 세경비디오라는 업체에서는 [미스터 부] 시리즈가 6편까지 나왔다. (일본 개봉 때부터 순서가 뒤죽박죽 되어 첫 편이 우리나라에서는 [미스터 부2]로 소개되었다. 물론 이들 비디오는 완전히 절판된 상태이고 웬만한 비디오샵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워진 작품들이다.

 홍콩 대학을 나온 똑똑한 큰 형 허관문이 감독과 각본, 그리고 주연까지 맡은 첫 번째 작품 [귀마쌍성]의 내용은 도박꾼 이야기이다. 박통 시절 개발지상주의 시절의 한국처럼 1974년의 홍콩은 못살았고 삶의 질이 형편없었다. 그만큼 잘 살아보자는 사회적 욕구가 분출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테지만 이 영화가 그리는 당시의 홍콩의 모습은 삶에 시달린 서민들이 도박에 목을 매는 현장이다. 그들은 이웃 동네인 마카오로 건너가서 카지노에서 돈을 탕진하거나, 경마도 아닌 경견(개 달리기)에 돈을 걸고, 아니면 사설 하우스에서 꾼들과 포커를 치든 마작을 하든 어쨌든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이다. 당시 홍콩 인구 400만 중 적어도 200만은 그런 영화의 내용에 공감하며 한순간 피로를 풀 수가 있었던 것이다.

  카지노에서 어리숙한 강도질을 하던 허관걸(許冠傑, Samuel HUI)은 감옥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천생 도박꾼 허관문을 만나게 된다. 둘은 출소 후 함께 어울리며 크게 한탕 할 것을 꿈꾼다. 이 와중에 허관걸은 허관문의 여동생과 친밀해진다. 허씨네 형제의 또 다른 주인공 허관영(許冠英, Ricky Hui)은 해변의 건달 포커꾼으로 잠깐 출연한다. (설명에 따르자면 이 장면은 원래 없었는데 나중에 일본 상영시 추가된 장면이라고 한다) 몇 번의 소소한 도박판에서 재미를 못 본 이들은 결국 도박장 보스의 돈을 등쳐먹기로 하고 대담한 사기극을 펼친다. 결국 큰돈을 벌지만 허관문은 또다시 감옥으로 가고 남은 허관걸은 도박으로 그 돈을 탕진하여 결국 빈손이 되고 만다. 어쩌겠는가. 홍콩 서민들의 삶이 원래 그러하거늘. 가수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허관걸이 만든 이 영화의 주제가도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어느 정도였느냐 하면 허관걸의 노래가 영국 BBC 방송전파를 탄 최초의 중국어 노래로 기록되었을 정도라고 한다.

  [귀마쌍성]이 1위를 하던 그해 홍콩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작품은 할리우드 영화 [스팅]이었다. 이 영화에서 허관문과 허관걸이 경견장에서 판돈을 걸 때 써먹은 수법이 [스팅]에서의 수법과 비슷하다.

  오늘날 홍콩 영화팬에게는 허씨네 삼 형제가 낯설지도 모른다. 허관걸은 서극의 [소오강호]에서 영호충을 맡았던 배우이며 장국영의 [신최가박당]의 주인공이다. 오늘날 그 어떤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스타 중의 스타 왕별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소개하자면 허씨네 형제는 삼 형제가 아니다. 허씨네 가족은 4남 1녀였고 형제들은 '관문-관무-관영-관걸'이었다. 물론 둘째 허관무도 영화 스태프로 활동했다.  (박재환 2004/12/9) 

鬼馬雙星 (1974년) Games Gamblers Play
Mr.Boo! ギャンブル大将 鬼馬双星
홍콩개봉: 1974/10/17
감독: 허관문(許冠文)
액션감독: 홍금보
제작: 골든 하베스트 추문회(鄒文懷)
출연: 허관문,허관걸,허관영,석천,교굉,황점,허소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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