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사법제도? 문혁식 공개재판

2010. 7. 23. 16:18雜·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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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흉악범죄를 다룬 기사 밑에는 꼭 이런 댓글이 있다.
서울한복판에서 공개총살을 시켜버려야한다고.
어린이성폭력범을 서울광장에서 효시 시키면 효과가 있으려나.

지난 주 중국에서 있었던 일. 중국 호남(湖南,후난)성  루저(婁底,로우디)라는 동네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지역의 거대 국유기업인 롄강(涟钢)그룹 운동장에 6천 명이 넘는 시민이 몰려들었다. 이날 이 곳에서는
롄강 및 주변 환경 개선 공개심판 대회(优化涟钢及其周边环境公捕公判大会)가 열렸다.

아침부터 열린 공개 재판은 그야말로 '법정드라마' 로우디 시 공안관계자들이 57명의 꽁꽁 묶인 사람들을 무대 위에 세워올렸다.  32명의 범죄'혐의자'와 20명의 '범죄자'. 모두 노란색 겉옷을 입었고, 등에는 '로우디 감호소'와 죄수번호가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온몸은 밧줄로 칭칭 묶여있다. 목에는 죄명과 이름이 적혀 있다.

이런 가족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가문의 망신인 '묶인 사람들의 죄명'은 무얼까?

살인마 흉악범?
마약사범?
국가기밀을 외국에 넘긴 스파이?

놀랍게도 이들은 절도혐의 피의자들이다. 홍콩 언론에 나오기로는 이들은 '롄강'의 창고에서 물건을 훔친 혐의란다.  이날 공개재판 장면은 사진, 뉴스 동영상으로 중국에서도 금새 퍼져나가고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당장,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네티즌들이.

목에 팻말 걸고 대중들 앞에서 사법적 판단을 받게 되는 것은 1960년대에 중국을 광란에 몰아넣었던 '문화대혁명'의 그림자라며 끔찍해 한다.

논란이 커지자 당국은 이런 공개 심판이 '범죄 예방효과'가 있는지 연구하는 등 움직임이 있는 듯. 중국 법원과 검찰은 이런 행위는 구습일 뿐이라며 한발 물러선 느낌이다.



이날 몰린 6천명의 관중들에는 인근 학교에서 단체관람온 학생들도 있다고. 이들은 법의 단호한 판결을 보고는 "나중에 경찰이 될거에요."라는 반응도 보였다고.

그런데 사진 하나.

이날 무대(?)에 오른 범죄자 가운데 한 사람의 가족들이 현장에서 이 서글픈 광경을 목도하게 되었다. 어린 아이들은 공포에 질러 울음을 터뜨리고.....

(그런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또 그런 중국뉴스를 이렇게 번역하여 소개나 하고... --;)

중국에서는 이런 공개 재판이 자주 열린다.  그런데 중국당국도 그 부작용이나 대외이미지 하락을 염려하는 걸로 봐서 곧 사라질 듯.

문제는 범죄 예방효과가 있느냐는 것.

우리나라에서도 사형제도가 강력범죄 예방효과가 있냐는 논란이 있었다.

있다는 쪽은 그럴만한 정서적 경향이 있을거고
없다는 쪽은 통계적으로 그런 주장을 한다.
(단지 인권의 문제만은 아니고 말이다..)

(박재환 2010.7.23)


유튜브가 아니라 중국 사이트라서. 동영상 재생이 시원찮다. 이해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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