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개봉영화(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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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고 김수환 추기경(1922 ~ 2009.2.16) 다큐멘터리
요즘 다큐멘터리 마니아가 늘고 있다. 이전에는 일부 고학력자의 고급스런 취향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아주 대중화되었다. 해외의 유명 다큐 전문채널이 국내에도 들어왔고, 지상파 방송에서는 앞 다투어 대작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방송하고 있다. 와 등을 잇달아 내놓으며 명품 다큐 제작의 선봉에 선 KBS는 최근 극장체인 CGV와 손잡고 흥미로운 극장을 하나 열었다. 다큐멘터리 전용관을 개관시킨 것이다. 그동안 독립인디영화를 모아 영화제 형식으로 일정기간 상영하거나 예술영화만을 상영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다큐멘터리만을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극장을 만든 것은 아마 처음인 듯하다. 극장은 대학로 CGV극장에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의 한 관을 다큐전용관으로 만든 것이다. 지난 11일, KBS 김인규 사장과 국회 문방위 ..
2011.04.15 -
[내 이름은 칸] 조하르 사룩칸 이스 나트 테허리스뜨!
최근 인도 영화 한편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카란 조하르 감독의 이란 작품이다. 한해에 영화가 500편 이상 만들어진다는 영화대국 ‘볼리우드’ 인도에서 작년 최고흥행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주인공은 인도에선 ‘장동건+이병헌’급 인기를 받고 있다는 사룩 칸이다. 한국에서의 인도영화는 극소수의 매니아들만 찾아보는 이국적 취향의 대상이다. 아마 를 대한민국 극장에서 본 영화팬이라면 인도영화 특유의 발랄, 쾌활, 유쾌함을 알 것이다. 인도 사람들은 영화를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끼며, 그 안에서 진정한 환락을 즐기는 민족이다. 그런 나라에서 만든 은 조금 다른 영화이다. 묵직한 주제를 다룬다. 무슬림에 쏟아지는 서구인의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무하마드, 압둘라, 후세인이란 이름은 오사마 빈 라덴의 친..
2011.04.07 -
[무산일기] 탈북자의 비루한 삶, 그리고 개죽음
한때 경기도 안성에 사는 사람들이 중국으로 갔다가 입국이 거절되는 사례가 많았다. 이들에겐 주민등록번호 뒷번호가가 125로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런 사례가 많아지면서 그 이유가 알려졌는데 안성에는 탈북자(북한지역 이탈주민, 새터민)들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기 전에 이른바 사회순응적응 교육을 밟는 ‘하나원’이 있다. 하나원을 수료할 때 대한민국 정부는 새로이 대한민국 국민이 된 이들에게 주민등록증을 발부해 주는데 안성지역의 주민등록번호가 125로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원래 안성에 살다가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았던 사람들까지 황당한 경우를 당하게 된 것이다. 중국은 손쉽게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가 중국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125’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막아선 것이었다. 이들 125번 탈..
2011.04.01 -
[킹스 스피치] “아아 마이크 테스트. 사랑하는 나의 국민 여러분......”
지난 주 일본 동북부엔 리히터 진도 9라는 엄청난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고 곧바로 쓰나미가 몰려와서 해안마을은 초토화시켰다. 게다가 해안지역에 건설된 원전은 통제 불능의 상황에 빠져들었고 일본 열도 전체는 공포에 휩싸였다. 뉴스에 보도되는 일본인 특유의 ‘표출하지 않는 민족성’은 전 세계를 지진의 진도만큼이나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입헌군주국가 일본의 천황은 비디오 영상으로 “국민여러분 힘내세요.”라는 대국민메시지를 발표한 모양이다. 의외로 일본매체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것 같지 않다. 일본 천황이란 게 예전같이 민족의 구심점 역할을 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현재로선!) 1945년 전후 맥아더 장군이 천황제 폐지를 한때 검토했다가 거둬들여야 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정..
2011.03.18 -
[두만강] 조선족 감독이 그린 비극적 북한 인민들 (장률 감독,2009)
[박재환 2011.03.10.] 10여년 쯤 전에 KBS스페셜을 통해 라는 충격적 북한르포가 방송된 적이 있다. 오랜 풍수재해와 폐쇄적 경제체제로 무너져 내리는 북한 내부의 모습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먹고사는 기본적 경제가 무너지면서 가정은 해체되고 중국국경 지대의 장터를 배회하며 걸인신세가 된 꽃제비를 다룬 내용이었다. 그리고 몇 년 전에는 김태균 감독의 을 통해 같은 내용이 전달되었다. 이제 남쪽, 대한민국 사람은 분단된 조국의 윗마을에서 벌어지는 기아선상의 비극적 현실을 대체로 인식하고 있다. 얼마나, 언제까지, 혹은 어느 정도 심각한 문제인지는 이런 현재의 분단체제가 지속되는 한 영속적일 것이란 것도 다들 잘 알고 있다. 이들 배고픈 북한사람들은 남으로 내려오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북으로(중국..
2011.03.10 -
[블랙 스완] 처녀와 창녀, 그리고 완벽한 백조
지난 주말(LA 현지시각) 열린 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예상대로 여우주연상은 에서 열연한 나탈리 포트만에게 돌아갔다. 에서의 그 깜직 맹랑한 소녀 마틸다가 언제 저렇게 화려한 오스카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대견하기도하다. 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공연에서 여주인공 역을 간절히 원하는 한 소녀의 정신적 방황을 다룬 심리 드라마이다. 나탈리 포트만의 발레에 대한 열정과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여전한 환상적 연출력은 이 영화를 통해 소녀의 성장 공포를 절절히 그려낸다. 백조와 흑조의 완벽한 조합뉴욕발레단은 새로운 공연을 준비 중이다. 를 새롭게 해석하여 무대에 올리려는 감독은 주인공을 누구에게 맡길지 고민 중이다. 청순, 가련의 순백의 영혼을 지닌 백조 역으로는 니나가 적임임을 잘 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2011.03.01 -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이별에 임하는 현빈과 임수정의 자세..
지난 주말 막을 내린 6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올랐던 영화가 바로 이윤기 감독(소설가 이윤기와 동명이인이다)의 이다. 베를린영화제처럼 경쟁부문을 도입하고 있는 국제영화제들은 월드컵 축구와는 방식이 다르다. 열정적 팬들에 의한 추천작 상영이나 인기작 상영이 아니다. 그냥 그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한 해 동안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괜찮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작품을 추리고 추려 경쟁부문에 올려놓는 것이다. 특정 영화제가 수준이 높다거나 그 해 ‘수상작’에 대해 공감을 얻으려면 해당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거의 목숨 걸고 괜찮은 작품들을 ‘다른 영화제보다 먼저’ 수급해 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상결과는 보통 독단적이다! 문제는 그들이 완성작을 다 보고 고르는 것이 아..
2011.02.24 -
[생텀] 제임스 카메론의 지구 속 3D탐험대
키아누 리브스가 멋지게 나왔던 1999년 작품 이후 한동안 ‘매트릭스 제작자 조엘 실버가 제공하는....’이라는 문구가 영화의 홍보 포인트가 된 적이 있다. 영화제작자란 게 도장만 찍으면 되는 것인지 몰라도 이 조엘 실버란 사람 이름을 단 영화가 꽤 쏟아졌다. 작년 전 세계를 3D열풍으로 몰아넣은 대작 의 영향은 어떨까. 확실히 극장가에 3D라는 후폭풍을 몰고 왔고 당연히 제임스 카메론의 이름값은 덩달아 뛰어올랐다. 이라는 영화가 곧 개봉되는데 포스트 상단을 뒤덮는 카피는 이렇다. 제임스 카메론 초특급 극비 프로젝트뭔가 굉장한 걸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름과 영화이다. 설 연휴 전날 시사회가 열렸다. 어찌 잔뜩 기대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도 거의 없고, 제임스 카메론의 ‘극비’..
2011.02.08 -
[127시간] 저 푸른 하늘을 ‘살아서’ 다시 보고 싶어서...
현대인(도시인/직장인)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 그래서인지 범죄의 양상도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에서 주인공 크리스천 베일은 펀드매니저였다. 하루에 수억 달러를 손아귀에서 굴려도 심적 부담감은 엄청나다. 그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책은 ‘재미로 하는’ 살인이었다. 결국 극약처방은 아웃도어 스포츠의 유행이다. 굳이 익스트림 스포츠가 아니더라도 주말이면 들과 산으로 야성을 찾아 떠난다. 여기 또 다른 현대인이 있다. 그의 직업은 엔지니어이다. 그는 주말이면 짐 싸들고 가방 챙겨 훌쩍 산으로 떠난다.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동행도 없이. 익숙하게 물병에 물을 넣고 등산장비를 챙겨서 산악자전거를 싣고 SUV를 타고 유타 주의 끝없이 붉은 바위로 이루어진 산으로 향한다. 그는 묵묵히 달리고, 뛰고, 걷고, 암..
2011.01.27 -
[글러브] 소리 없는 아우성
의 강우석 감독은 의 강제규 감독과 함께 영화연출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영화의 판을 키운 명기획자, 명제작자이다. 그는 요즘과는 한국영화의 규모나 저널의 접근법이 달랐던 충무로 시절에 연출부로 입문하며 한국영화 감독의 길을 걸어왔다. , 같은 대단한 영화를 만들기 훨씬 이전에 그는 나 같은 영화를 만들었던 사람이다. 그가 이런저런 영화를 만들더니 이번에 내놓은 작품은 뜻밖에도 라는 스포츠 영화이다. 운동경기를 통해 팀원들 간의 협동정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느끼게 된다는 구조이다. 강우석 감독의 이러한 필모그래피를 보노라면 대만의 이안 감독이 생각날 정도이다. 다양한 영화 장르에 대한 연출욕심 말이다. 그는 뛰어난 현장 장악력과 시장 개척력을 가진 한국영화계의 큰 보배임에는 틀림없다. 뜬금없이 나온 ..
2011.01.11 -
[인셉션] 천재를 위한 바보 같은 영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Inception, 2010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있다.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의 고달픈 자아 찾기를 다룬 영화 메멘토>로 평단의 대환영을 받았었다. 물론 그의 최고 작품은 다크 나이트>일 것이다. 그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캐스팅하여 만든 영화 인셉션>은 세계 영화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어제, 영화담당 기자에겐 이른 시간이 분명한 데 오전 10시에 시사회가 열렸다. 그런데 시사회장은 빈 좌석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기대가 높았다.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답게 ‘비주얼’하며, ‘스마트’하며, ‘클레브’하며, ‘파워풀’하다. 할리우드 리포트>>지에서의 평처럼 이 영화는 적어도 3번은 봐야 제대로 된 영화평을 하거나 놀란의 미학적 완성도를 품평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영화평은 아침에 자다 말..
2010.07.14 -
[쥬라기 공원3] 살아나는 공룡들의 섬
[Reviewed by 박재환 2001-7-12] 헐리우드의 재능꾼 마이클 클라이튼이 시나리오를 맡은 영화로는 범죄물 , 잠수함영화 , 여자 직장 상사에 의한 남자 성추행을 다룬 , 그리고 그가 하버드 의대 출신임을 확인할 수 있는 인기 장수 TV드라마인 등과 함께 을 들 수 있다. 이 다채로운 색상을 가진 마이클 클라이튼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1급 오락물이란 것. 물론, 이번 작품 은 단지 그의 원작소설 의 캐릭터와 아이디어만을 확장시켜 만들어낸 전형적인 헐리우드 속편 영화이다. 속편영화 제작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지만 헐리우드의 메이저 제작자 생각으론 전편의 인기를 등에 업고, 그 동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으로 관객에게 더욱 리얼하고, 더욱 아찔한 후속 이야기를 들려 주..
2008.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