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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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전설] 김태용 단편 (김태용 감독 Where Mermaids Go, 2015)
(박재환 2018.7.10) 최근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 준 영화 의 민규동 감독의 이름을 들으면, 또 다른 이름이 떠오른다. 민규동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 동기인 김태용 감독과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함께 찍으면서 충무로의 무서운 신인감독으로 주목받았었다. 그후 김태용 감독은 를 찍었고, ‘만추’의 탕웨이와 결혼까지 한다. 그런데, 김태용 감독의 신작을 극장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이런저런 단편을 찍고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말이다. 그의 작품을 TV에서 만날 수가 있다. 오늘밤 KBS 에서 방송되는 ‘그녀의 전설’이다. 물론 탕웨이가 나오는 작품이 아니다. 은 27분짜리 단편이다. 제주도가 배경이다. 해녀들이 푸른 바다에서 자맥질을 하며 미역이랑 성게를 따고 있다. 그..
2019.08.12 -
[럭키볼]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곽민승 감독,2014)
(박재환 2015.11.27) 연말이면 한 해를 결산하는 각종 행사가 열린다. 영화계에서는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같은 충무로 주류영화제도 열리고, ‘서울독립영화제’ 같은 비주류/독립/단편 영화제도 열린다. 사단법인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영화진흥위원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서울독립영화제’는 ‘미쟝센단편영화제’와 함께 오랫동안 한국 독립영화계의 보배 같은 역할을 해왔다. 올해도 꽤 많은 독립/단편영화들이 “나 좀 보소”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어제(26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41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개막작품으로 곽민승 감독의 ‘럭키볼’이 상영되었다. 이 작품은 서독제가 기획한 ‘단편영화제작지원 선정작’이다. ‘럭키볼’에 대해 오랫동안 충무로 뒤안길에서 독립영화를 위해 헌신한 조영각 영화제집행위원장은 “..
2019.08.10 -
[비하인드 홀] 몰카범의 눈알을 뽑아랏! (신서영 감독 BEHIND THE HOLE 2019)
지난 달 경기도 안양시에서는 제3회 안양申필름예술영화제(7월 12일~14일)가 열렸다. 신상옥 감독은 1960년대에 안양에 (당시로서는 초대형 규모랄 수 있는) 영화스튜디오를 만들고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신상옥-최은희 커플의 영화혼을 이어받은 영화제가 ‘안양申필름예술영화제’이다. 상영작 중 ‘단편부문2’에 묶인 영화 ‘판문점 에어컨’, ‘BEHIND THE HOLE’ ,‘준이’ 등 세 편의 단편을 관람했다.‘BEHIND THE HOLE’은 여자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한 남자를 응징하는 씩씩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회사 박 부장의 ‘취미’(범죄!)는 이렇다. 퇴근시간이 되면 야근하려는 직원들을 다 몰아낸다. “빨리빨리 퇴근들 해~“ 하고는 사무실 문단속하고는 혼자 PC를 켜서는 ‘야동 감상’을 ..
2019.08.05 -
[새벽] 취준생의 새벽 (임정은 감독 Dawn to Dawn, 2018)
KBS독립영화관 2019년 3월 29일 방송분 리뷰오늘 밤(2019.3.29) 12시 45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시간에는 임정은 감독의 단편영화 이 시청자를 찾는다. 임정은 감독의 은 작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인디포럼 등을 통해 소개된 자품이다. 영화는 취업준비생의 답답한 속사정을 드라마틱하게 담고 있다. 대학교 취업동아리.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특히나 이 동아리를 이끄는 좌장은 4년째 취업의 문턱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신 지수(정하담)이다. 함께 언론고시를 준비하던 선배, 동기들이 하나 둘 합격과 더불어 떠나간 캠퍼스에서 지수는 여전히 후배들을 이끈다. 예상문제와 모범답안, 경험에서 우러난 면접 테크닉 등을 알뜰하게, 성심성의껏 후배들에게 전수해준다. 무표정한 얼굴..
2019.08.01 -
[우중산책] ‘여성감독’ 임순례의 탄생 (임순례 감독 1994)
[KBS독립영화관 2019.7.20 방송분 리뷰]임순례 감독은 , , 등을 감독한 대한민국 ‘여성’ 감독이다. 굳이 ‘여성’ 감독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만큼 그가 한국 영화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기 때문이다. 한양대를 나와 프랑스에서 영화를 공부한 그는 여균동 감독의 의 조감독을 거쳐 현장에 뛰어든다. 그가 발표한 첫 영화는 단편 이다. 런닝 타임 13분의 이 영화는 그 해 열린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한다. 기사를 찾아보면 이 영화를 두고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의심할 바 없는 ‘올해의 주목할 만한 시선’이다. 혜성처럼 나타났으며, 말 그대로 일시에 충무로의 신인감독들을 ‘낡은 물결’로 몰아치듯이 축제를 통해 여왕으로 군림했다”라며 “임순례 영화는 충무로 영화의 방부제 이상이다. 바로 여..
2019.08.01 -
[스케이트] 그해 겨울 가장 조용했던 빙판 (조은령 감독,1998)
(2003년 4월) 아침에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조은령 감독이 뇌진탕으로 사망했다는 기사입니다. 서른 한살이라는 정말 젊은 나이랍니다. 명복을 빕니다. 이전에 쓴 조은령 감독님의 리뷰. (**1998년 11월에 쓴 글입니다**) 먼저 줄거리부터 소개한다. 보영이는 어느날 얼음을 지치려 빙판으로 간다. 원래 같이 가기로 한 친구 경희는 "울 엄마가 못 가게 하는데 어떡해. 공부하래..." 그래서 보영이는 혼자 얼어붙은 강물에서 스케이팅 한다. 혼자 하니 재미없지. 그래서. 소녀는 주섬주섬 챙겨 집으로 갈까 하는데 한 소년을 발견한다. 소녀는 놀래서 뒤로 넘어지고, 소년이 다가와서 일으켜 세우려 한다. 보영이가 순간 당황하고 경계의 눈빛을 보이는 것은 당연. 소년은 갑자기 하얀 눈이 덮인 땅바닥에..
2019.07.30 -
[뼈] 1949년 4월의 제주도 (최진영 감독,2017)
(박재환 2018.08.14) 올해는 제주도 4.3항쟁 70주년 되는 해이다. 광복의 길목에서 제주도는 비극의 섬이 되어버렸다. 당시 수많은 제주도민이 어이없게도 국군과 경찰의 손에 학살당했다.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을 영혼들. 제주 4.3항쟁과 그 무고한 희생자를 다룬 영화가 띄엄띄엄 만들어지고 있다. 최진영 감독의 단편영화 도 그런 작품의 하나이다. 할아버지 이장(移葬) 문제로 제주에 내려온 동희(류선영)는 선배의 부탁으로 마침 일본에서 제주도로 온 하루코 할머니(이영원)를 모시게 된다. 하루코 할머니는 어머니의 유골을 옛 고향 산천에 모실 생각이다. 동희는 잠시 주저하더니 곧 하루코 할머니를 따라 산으로 오른다. 산에서 할머니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듣게 된다. 1949년의 제주도의 그 산에서 있었던 ..
2019.02.11 -
[당신도 주성치를 좋아하시나요] 양조위보다? (강동완감독,2017)
(박재환 2018/11/27) 한국영화, 충무로의 미래는 ‘단편영화’에 있다고 한다. ‘십만원비디오제’부터 시작하여 열혈 청년 영화광들의 창작심을 자극하는 영화제가 몇 개 있다. 29일부터는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가 열린다. 개막작은 ‘독립영화 차기작프로젝트: 인디트라이앵글 제작지원’으로 완성된 이다. ‘돌아오는 길엔’(감독 강동완), ‘대풍감’(감독 김한라)과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감독 임오정 감독) 등 세 편의 단편이 한데 묶인 것이다. 영화제에 맞춰 KBS의 센스 넘치는 ‘독립영화관’ 담당자가 특별한 작품을 준비했다. 강동완 감독의 전작 ‘당신도 주성치를 좋아하시나요’가 방송된다. 작년 서독제(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이다. ‘당신도 주성치를 좋아하시나요’의 내용은 간단하다. 여자친구와..
2019.02.11 -
[문영] '여고생' 김태리 (김소연 감독 2015)
'그 영화' 때문에 본 이 영화, 지난 연말 개봉된 장준환 감독의 는 1987년의 대한민국 민주화운동 현장의 뜨거운 현장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다. 에는 그 때에는 태어나지도 않았던 김태리(1990년生)가 청바지 차림에 ‘마이마이’를 손에 든 여대생으로 출연한다. 배우 김태리라면 박찬욱 감독의 를 먼저 떠올릴지 모르겠지만 데뷔작 이란 작품도 챙겨볼 만하다. 은 김소연 감독이 2015년 내놓은 단편영화이다. 감독이 최종적으로 내놓은 작품의 러닝타임이 64분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복잡한 지하철에서 흔들리듯 주위를 둘러보는 ‘문영’(김태리)을 보여준다. 한 아주머니가 서울지리를 묻지만 문영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며 한바탕 훈수를 든다. 그제서야..
2018.07.11 -
[자물쇠 따는 법] 소년, 최강의 복수 (김광빈 감독 2016)
지난 (2017년 7월) 13일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23일까지 다양한 장르영화의 축제를 펼친다. BIFAN에 맞춰 KBS 시간에는 ‘판타스틱 단편선’이 방송된다. 작년 BIFAN 단편작품상을 수상한 (감독 김광빈)을 비롯하여 (감독 양익제), (감독 김혜영), (감독 윤서현) 등 BIFAN을 통해 소개된 작품이 시청자를 찾는다. 김광빈 감독의 은 20분의 짧은 영화지만 충분한 드라마와 재치 넘치는 대반전이 영화팬을 즐겁게 해주는 작품이다. 이른바 달동네. 11살 소년 명진의 삶은 녹록지 않다. 아버지는 없고 엄마가 ‘사장님’에게 하는 행실이 못마땅하다. 그리고 얹혀사는 (외)삼촌은 전형적인 백수다. 골목길에서 여고생 누나가 보이자 황급히 달아난다. 명진은 줄곧 삼촌에..
2017.08.19 -
[여름밤] 이지원 감독 단편영화 (이지원 감독 Summer Night, 2016)
(2017년 4월) 27일(목) 전주에서는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식과 함께 열흘간의 화려한 영화축제가 시작되었다. 이에 맞춰 KBS 시간에는 2주간 ‘전주국제영화제 기획’ 특집 영화들을 내보낸다. 우선 29일(토)에는 지난 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았던 한국단편영화 3편을 소개한다. 대상을 수상한 이지원 감독의 을 비롯하여, 한국 단편경쟁부문 화제작이었던 최윤태 감독의 과 이준섭 감독의 가 시청자를 찾을 예정이다. 은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단편대상뿐만 아니라,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상, 대구단편영화제 대상,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최우수작품상 등 많은 영화제에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지원 감독이 각본과 편집까지 맡은 은 취업준비생 소영은 고3수험생 민..
2017.08.19 -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밤] “불효자는 웁니다” (김하나 감독 Eternal Daughter, 2015)
(2017년 4월) 15일 밤에 방송되는 KBS 영화는 우울한 영화이다. 장애인과 빈곤, 노동문제, 그리고 삶의 좌절을 그린 작품이다. 김하나 감독의 2015년 단편영화 이다. 러닝타임 36분. 영화가 시작되면 여자주인공 홍매(한지희)가 음식찌꺼기를 남의 봉투에 넣다가 들켜 한소리 듣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홍매는 좁은 연립주택에서 다리 한쪽이 없는 아버지(최연식)를 모시고 힘겹게 살고 있다. 비닐봉투 공장에서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돈을 모은다. 삶이 어렵더라도 꿋꿋이 사는 효녀일지도 모른다. 그런 홍매의 형편을 잘 아는 청미(방은정)는 공장에서 밀린 야근수당을 받기 위해 나서자고 부추긴다. 하지만, 홍매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오직, 열심히 돈을 벌어, 아버지에게 의족을 하나 달아드리는 것이 유일한..
2017.08.19 -
[지리멸렬] 봉준호 감독 ‘지리멸렬’ 대한민국 위선자들
(2017년 2월) 4일(토) 밤 12시에 방송되는 KBS 1TV KBS 은 300회 특집기획으로 ‘위대한 시작’을 준비했다. 이경미 감독의 , 박찬욱 감독의 ,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이 방송된다. 단 한편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이다.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09), ‘설국열차’(2013) 등으로 명감독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연세대 사회학과 출신이다. 그가 만든 걸작 단편이 바로 ‘지리멸렬’이다 ‘지리멸렬’은 당시(1994년)의 한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허위와 위선적인 모습을 통렬하게 풍자한다. 런닝타임 30분의 이 단편은 옴니버스로 꾸며졌다. 세 편의 이야기와 그것을 수렴하는 마지막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에는 사회학과 교수님이 등장하신다. 대..
2017.08.19 -
[심판] 박찬욱 감독의 흑백단편영화 (1999)
[2017년 2월 4일 KBS독립영화관 방송분 리뷰] 밤 12시에 방송되는 KBS 1TV KBS 은 300회 특집기획 ‘위대한 시작’이 방송된다. 이경미 감독의 , 박찬욱 감독의 ,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이다. 단 한편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의 숨은(?) 걸작 ‘심판’을 지상파 KBS에서 만난다니. 논란은 있지만 작년 개봉한 는 국내외 평자들로부터 심오한 스릴러라는 호평을 받았다. 물론 그 이전에 깐느에서 거장으로 인정받았지만 말이다. 서강대 학생시절부터 씨네필로 유명했던 박찬욱 감독은 (1992)으로 호기롭게 충무로에 데뷔했지만 곧바로 나락으로 떨어졌다. 97년 내놓은 가 흥행대실패하면서 더욱 그러했다. 이후 영화에 열정은 치열하고도, 처연한 영화비평으로 연명한다. 그러다가 2000년 ..
2017.08.19 -
[루이스 자네티의 영화의 이해] (임지은 감독,2014)
2017년 1월 8일 KBS독립영화관 방송분 리뷰 (박재환 2017.1.7) 2017년 새해 첫번째로 찾아오는 KBS 1TV 은 짧지만 재기발랄한 한국의 독립영화 5편이 소개된다. 방송시간은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야심한 1시 10분이다. 이 시간에 잠들지 않았다면, KBS 1TV에서 이들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김민지 감독,2015), (김민지 감독,2015), (심민희 감독,2015), (임지은 감독,2014), (김한결 감독,2015) 등 다섯 편이다. 는 성결대학교에서 영화공부를 한 임지은의 감독/각본/편집 작품이다. 대학 영화학과 졸업영화 촬영 중에 일어나는 ‘영화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창작자= 감독의 고민이 유머러스하게 녹아있다. 이름부터 진정성이 마구 느껴지는 ‘진지한 감독’은 배..
2017.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