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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니모] 아메리칸 인디언의 비극
**** 먼저 이 책을 소개하기 전에 인간의 잔인함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이병헌과 최민식이 출연하는 김지운 감독의 신작 가 워낙 잔혹한 장면이 많아서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단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영화에서는 시신의 일부를 바구니에 던지는 장면과 인육을 먹는 장면, 절단된 신체를 냉장고에 넣는 장면 등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현저히 훼손한다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이 내려졌다고 한다. 아마 딸을 잃은 아버지가 복수심이 그렇게 잔혹하게 묘사된 모양이다. 영화를 개봉시키려면 편집을 다시 하여 수위를 좀 낮춰 ‘18세 관람가’를 받아야할 것 같다. 제작을 겸한 김지운 감독의 딜레마이리다. 그런데 사람은 과연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을까.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독립군)을 잔인하게..
2010.08.05 -
[1Q84](1,2권) 하루키의 에로틱하면서도 로맨틱한 스릴러
(이 리뷰는 작년 11월 1,2권을 읽고 쓴 리뷰였는데. 정작.. 내 홈페이지에는 안 올렸었네요.. 3권 읽기 전에 2권까지만 올립니다.) 그러고 보니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우리 곁을 찾아온 것도 꽤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한국에 불어 닥친 스타벅스 같은 겉멋의 작가가 아니라, 언제인가부터 한 권 두 권 차곡차곡 소개되면서 꽤 묵직한 팬 명부를 가진 중견작가라는 이야기이다. 나도 학창시절 도서관에서 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의 작품은 거의 모두 한국에 번역 소개되었다. 장단편 소설은 물론, 에세이, 연재 컬럼들, 기행문까지 빼곡히. 그의 소설의 인기와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일본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들도 한국에 쏟아지면서 (문학에 있어서의) 탄탄한 일류(日流)를 형성하였다. 이 작..
2010.07.29 -
백영서 교수, 중국사람에게 '한중관계의 미래'를 논하다
중국 남부의 최강도시 광동성 광주(광저우)에는 '남방도시보'(Southern Metropolis Daily)라는 유력언론매체가 있다. 이 언론사와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왕이(網易)가 최근 '새로운 아시아의 가치'(新亞洲价値)라는 포럼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많은 연사가 참석하여 특강을 펼쳤는데 지난 주말 낯익은 연사가 등장했다. 백영서 교수이다. 현재 연세대 사학과 교수이자, 국학연구원원장으로 재직 중인 중국근현대사의 전공 교수님이시다. (한때 모 대학에서 이분 강의를 두 학기 수강한 인연이 있다^^)백영서 교수의 강연을 전한 기사 제목은 이렇다.韩国白永瑞教授:孔子是韩国人我也不信(한국 백영서 교수: 공자는 한국인이라는 것 나도 믿지 못한다)지난 24일, 남도와 왕이가 공동주관한 '신 아시아 가치'(▶사..
2010.07.26 -
광쩌우사람 광쩌우말을 하게 하라!
중국 광동성 광주(광저우)에서 재미있는 '언어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광주시 정협(政協,정치협상회의)의 부주임 기가광(紀可光)이란 사람이 최근 광저우 시장에게 이런 시정 질문을 했다고 한다. 광쩌우지역 TV방송 종합채널이나 뉴스채널에서 보통화를 기본언어로 할 수 있는가. 아니면 주요시간(프라임 타임)대만이라도 보통화를 기본언어로 할 수 있는가..라는 서면질의를 했다고. 이 때문에 광저우 지역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고 중국언론이 전하고 있다. 광동성은 중국 남부에 잇는 꽤 큰 성(省)이다. 인구는 9,500만 명. 홍콩 바로 옆에 있는 성이고, 등소평이 개혁개방을 추구할때 제일 먼저 자본주의의 길로 뛰어든 동네라서 중국 그 어느 지역보다 경제상황이 좋다. (GDP로 중국 1위이다.) 바로 옆동네에서 송..
2010.07.16 -
[인셉션] 천재를 위한 바보 같은 영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Inception, 2010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있다.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의 고달픈 자아 찾기를 다룬 영화 메멘토>로 평단의 대환영을 받았었다. 물론 그의 최고 작품은 다크 나이트>일 것이다. 그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캐스팅하여 만든 영화 인셉션>은 세계 영화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어제, 영화담당 기자에겐 이른 시간이 분명한 데 오전 10시에 시사회가 열렸다. 그런데 시사회장은 빈 좌석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기대가 높았다.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작품답게 ‘비주얼’하며, ‘스마트’하며, ‘클레브’하며, ‘파워풀’하다. 할리우드 리포트>>지에서의 평처럼 이 영화는 적어도 3번은 봐야 제대로 된 영화평을 하거나 놀란의 미학적 완성도를 품평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영화평은 아침에 자다 말..
2010.07.14 -
[아메리고] 아메리고 베스푸치, 아메리카의 임자?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남들 거의 다 아는 이야기. ‘아메리카’라는 이름은 아메리고 베스푸치(Amerigo Vespucci)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에 얽힌 파란만장한 역사담이다. ‘아메리카’ 들어가기 전에 우선 다른 나라 이름부터. ‘한국’의 어원은 아마도 ‘한민족의 나라’일 것이고 영문명 ‘Korea’는 고려(高麗)에서 유래하였을 것이다. 일본(日本)은 6세기 경 섬나라 사람들이 중국에 서한을 보낼 때 자기들의 나라가 ‘해가 떠오른 땅‘이라는 의미에서 일본으로 호칭했다. 영문 ’Japan‘은 더 복잡하다. ’日本‘의 중국어 발음일테지만 지금 발음은 [르-번/ 르-뻔]에 가깝다. 그런데 이게 고대(6세기 전후) 중국에서는 어떤 발음으로 읽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대개 ..
2010.07.08 -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아메리카 인디언의 비극
요즘 서부영화를 탐닉하고 있다. 존 웨인이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쏘아대는 정의의 총질은 아니다. 할리우드에서 만든 서부 영화를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의 탄생/건국신화를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길게 보면 1492년 콜럼버스부터, 독립전쟁, 남북전쟁, 그리고 보안관과 악당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 나라의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건 내가 직접 책으로 낼 생각이고^^)미국 서부영화를 보다보면 인디언을 만나게 된다. 지금은 서부영화 자체가 ‘거의’ 만들어지지 않으니 인디언을 만나보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한때는 서부영화가 굉장한 인기를 누렸었다. 수많은 장르의 서부영화가 나왔다. 그런 영화에 등장하는 인디언의 모습은 어땠을까. 용감하고, 인간적이며,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를 가졌을까. 절대 아니다. 지난 백..
2010.07.07 -
[나잇 & 데이] ‘선남선녀’ 톰 크루즈와 카메론 디아즈
톰 크루즈는 아주 오랫동안 - 1986년 이래 25년 동안 - 헐리우드의 흥행 보증수표로 통해왔다. 그런데 그도 나이 들어가면서 영화산업적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마치 성룡의 경우처럼. 톰 크루즈와는 때놓을 수 없는 영화 의 4편 제작이 화끈하게 발표되지 않는 이유로 그런 그의 생물학적 내구연한(?)과 관련이 있는 셈이다. 그런 톰 크루즈의 최신작은 여름시즌에 가장 적합한 화끈한 액션영화이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Knight & Day)에서 톰 크루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밀요원으로 등장한다. 몸쓰기, 총쏘기, 자동차 몰기, 모토사이크로 묘기 부리기, 그것도 모자라 비행기 조종까지. 게다가 여심(女心)을 읽는 재주까지 탁월한 만능 슈퍼 에이전트이다. 톰 크루즈만큼 늙(어보이)는 것이..
2010.07.05 -
[스파르타쿠스: 피와 모래] 피와 살과 죽음이 철철 넘쳐나는 미드 (Spartacus: Blood And Sand 2010)
(박재환 2010.6.23)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미드(미국드라마)는 인 듯하다. 도대체 어떤 드라마인지 알아두려고 한 회만 봐두자 했는데… 그만 그 재미에 쏘옥 빠져 내리 다 보고 말았다. 첫 번째 시즌은 모두 1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 케이블TV에서는 19금으로 방송되었다. 미국에선 TV-MA등급이다. 선정성, 폭력성, 언어폭력이 온통 빨간 색이다! 그렇다고 이 리뷰가 19금일까? 물론 아니다! 2천 년 전 노예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스파르타쿠스’이다. 귀를 쫑긋하고 들어보면 ‘스파르타커스’라고 한다. 한동안은 커크 더글러스가 출연한 1960년도 미국영화 영향으로 ‘스팔타커스’라고 불리던 인물이다. 트라키아 사람이라고 한다. 로마가 세계를 지배할 때 (2천 년 전, 그래봐야 유럽..
2010.06.23 -
[맨발의 꿈] 축구가 만드는 이상적인 세상 (김태균 감독 A Barefoot Dream, 2010)
남아공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한국은 첫 경기에서 그리스를 2:0으로 호쾌한 승리로 이끌면서 화려한 서전을 장식하였다. KBS, MBC를 압박수비로 꽁꽁 묶어두고 SBS의 단독 드리볼로 중계된 이 게임은 시청률이 70%에 달했다. 한국 팀이 잘하면 잘할수록 시청률도 따라 올라갈 것이다. 축구는 시청률을 견인할뿐더러 여러 가지 파급효과를 낳는다. 이전엔 축구 때문에 지역감정 차원이 아니라 국가간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이번 그리스 전 축구가 끝나고 편의점에선 콘돔판매가 4년 전에 비해 5배가 늘었다는 뉴스도 있었다. 역시 대단한 축구이다. 그 대단한 축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화가 월드컵 열기에 얹혀 개봉될 예정이다.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는 아니다. 바로 이다. 동티모르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쳐주는 ..
2010.06.17 -
[로스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 로스트 파이널 시즌 끝나고 올리는 리뷰 입니다. 스포일러 같은 건 알아서.. 보세요. * 미국 ABC 방송을 통해 방송된 인기 미드 (Lost)가 마침내 긴 여정을 끝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4년 9월 22일 시즌1 첫 번째 에피소드가 방송된 후 매년 새로운 시즌이 이어졌고 지난 5월 23일 마지막 편이 방송되었다. 한국에서는 그 다음날 바로 자막까지 나돌고 말이다. 길고도 복잡한 미드 의 짧고도 간단한 리뷰이다. ^^운명의 비행기, 섬에 추락하다 이야기는 시드니에서 LA로 향하던 오세아닉 815편 비행기가 갑자기 남태평양의 어느 섬에 추락하면서 일어나는 생존자들의 서바이벌 이야기이다. 324명이 타고 있던 비행기는 동강나서 섬에 흩뿌려진다. 많은 사람들이 죽지만 또한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는다..
2010.06.03 -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게임에서 툭~ 튀어나온 아랍 영웅
이번 여름에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줄을 이어 한국, 아니 전 세계 극장가를 공략할 모양이다. 매번 새로운 이야기(로 느껴지는)와 시시각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특수효과로 무장한 할리우드 영화를 외면하기란 쉽지 않다. 갈수록 영화라는 것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2시간을 꽉 채우는 즐거운 환상여행이란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조금만 기다리면 집에서 편안히 볼 수 있고, 조금만 공을 들이면 조잡한 불법동영상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최신 음향시스템과 남극바람을 선사하는 에어컨이 설치된 극장으로 몰려가는 것은 단순히 극장의 하드웨어적 환경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뭔가 신나고 재미있고 화끈한 영화를 즐기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영화팬의 마음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제리 브룩하..
2010.05.27 -
[핏빛 자오선] 코맥 매카시의 묵시록적 서부극
(▶박재환 북리뷰)와 의 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의 이전 작품이 궁금했다. 이미 그 두 책을 읽었기에 그의 소설을 읽는다는 게 꽤나 고통스런 시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했다. 무얼 먼저 읽을까 생각하다가 을 읽었다. 미국 서부시대(Old West)를 배경으로 하였기에 우선 손이 갔다. 요즘 서부극에 필이 꽂혀 서부영화만 수십 편 잇달아 보고 있다. 민음사에서 나온 김시현 번역본이다.(Blood Meridian)은 매카시 작품답게 꽤나 묵직하고 읽기가 건조하다. 예쁜 문체나 유장한 문장 같은 것은 애당초 기대를 말아야한다. 게다가 우리가 잘 몰랐던 그 시절의 역사적 사실까지 더하여 꽤나 무시무시한 작품이다. 우선 이 작품을 읽기 전에 먼저 알아두어야 할 역사적 사실이 있다. 소설은 1..
2010.05.20 -
[대부] 어제의 클래식, 오늘의 콘텐츠
라는 영화가 있다. 1972년에 개봉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전설적인 영화이다. 이태리계 미국이민 2세대 작가인 마리오 푸조의 베스트셀러 원작소설을 3시간 가까이 필름에 오롯이 담은 이 영화에는 말론 브란도와 알 파치노 등 성격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는 개봉 이후 수많은 영화단체, 저널, 평론가들로부터 ‘영화사상 최고걸작 영화’ 라는 상찬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차례 극장에서 상영되었고 비디오와 다양한 버전의 DVD로도 거듭 공개되어 웬만한 영화 팬들은 다 본 영화로 이해되던 작품이다. 그런데 당신 그거 아시나? ‘클래식의 정의를?’ 주로 도서계통에서 일컫는 ‘클래식=고전’이라함은 ‘제목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실제로 다 읽어보지는 못한 작품’을 말한단다. 예를 들어 몽테뉴의 이나 ..
2010.05.20 -
[로빈 후드] 왕, 봉건영주, 전쟁, 그리고, 화살꾼
리들리 스콧 감독이라 하면 (1편)과 의 명감독으로 영화팬들의 ‘흠모’를 받고 있는 영국 감독이다. 그가 러셀 크로우를 캐스팅하여 만든 는 아카데미상을 휩쓸고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우면서 에픽 드라마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할리우드가 자랑하는 하이테크 촬영기법으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스펙터클한 영상, 그리고 아날로그적 감성까지. 특히 남성의 세계를 그 누구보다도 멋지고, 폼 나고, 피 끓게 만들어내었다는 평가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오늘날의 (큐브릭 영화 말고, 요즘 하는 미드)가 가능했으리라. 그 리들리 스콧 감독은 그 후 러셀 크로우와 몇 번 더 작품을 했다. 그리고 다섯 번째 작품 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인지는 몰라도 의적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로빈 후드가 두 마쵸 맨..
201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