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808)
-
[산나물처녀] 순심과 달래, 찰스와 리처드 (김초희 2016)
(박재환 2018.08.13)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에 수십 개의 국제영화제가 사시사철 열리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만 있는게 아니다. 9월엔 울산광역시 울주군의 영남알프스에서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올해로 3회째. 장르적 특성을 보여주는 영화제이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 맞춰 KBS 시간에서는 영화제가 제작지원을 한 세 편의 독립영화를 소개한다. (김초희 감독), (최진영 감독), (김준성 감독)이다. 김초희 감독의 는 우리나라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순심(윤여정)은 미지의 행성에서 온 70세 노처녀. 짝을 찾아 지금 막 지구에 도착한 것이다. 그가 도착한 곳은 ‘남자’라고는 코빼기도 안 보이는 숲속. 순심은 혼자 나물을 켜고 있는 달래(정유미..
2019.02.11 -
[공작] 롤렉스와 호연지기 (윤종빈 감독 The Spy Gone North, 2018)
(박재환 2018.08.13) ‘블랙리스트’ 정권을 지나자마자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류의 영화가 쏟아지고 있다. 윤종빈 감독의 도 그 중의 하나이다. ‘공작’은 YS정권 시절에 있었던 대북스파이활동을 다룬 작품이다. 정확히는 1993년, ‘북핵위기’가 고조될 때이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둘러싸고 의문스런 행보를 이어간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를 선언하면서 클린턴은 이른바 외과수술식 폭격도 불사하겠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올 때이다. 당시 YS정권의 안기부(국정원 전신)에서는 이 엄중한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왔는지 은 흥미진진하게 전해준다. 영화는 당시 중국에서 활동한 한 안기부 요원의 활약상을 저본으로 삼는다. ‘박채서’란 인물이다. 정보사 요원이었던 그는 안기부..
2019.02.11 -
[뼈] 1949년 4월의 제주도 (최진영 감독,2017)
(박재환 2018.08.14) 올해는 제주도 4.3항쟁 70주년 되는 해이다. 광복의 길목에서 제주도는 비극의 섬이 되어버렸다. 당시 수많은 제주도민이 어이없게도 국군과 경찰의 손에 학살당했다.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을 영혼들. 제주 4.3항쟁과 그 무고한 희생자를 다룬 영화가 띄엄띄엄 만들어지고 있다. 최진영 감독의 단편영화 도 그런 작품의 하나이다. 할아버지 이장(移葬) 문제로 제주에 내려온 동희(류선영)는 선배의 부탁으로 마침 일본에서 제주도로 온 하루코 할머니(이영원)를 모시게 된다. 하루코 할머니는 어머니의 유골을 옛 고향 산천에 모실 생각이다. 동희는 잠시 주저하더니 곧 하루코 할머니를 따라 산으로 오른다. 산에서 할머니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듣게 된다. 1949년의 제주도의 그 산에서 있었던 ..
2019.02.11 -
[목격자] 살인자와 방관자 (조규장 감독 The Witness, 2017)
(박재환 2018.08.16) 한밤의 아파트, 훤히 트인 공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부녀회장은 집값이 떨어지는 게 걱정이다. 그런데 살인사건이 일어날 때 그것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사람이 있다. 비명소리에 밖을 내다보던 남자. 하필, 살인범의 무시무시한 눈과 마주쳤다. 살인자는 여유 있게 이 남자가 사는 집을 확인하고 있다. 1층, 2층, 3층.... “6층이군!” 경찰에 신고하면 다 해결될 것 같은 단순한 상황. 그런데, 이 남자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영화 이다. 2005년 유연석-문채원의 로맨틱 코미디 의 조규장 감독이 내놓은 작품은 가장 안전하다고할 자기 집 앞마당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둘러싸고 보이는 소시민의 현실적 갈등을 다룬다. 신고하지 못하는..
2019.02.11 -
[운동회] 운동회의 목적 (김진태 감독,2016)
(박재환 2018.08.21) 아시아인들이 스포츠를 통해 우정과 평화를 나누는 제18회 아시안게임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열리고 있다. 아시안게임 기간에 어울리는 ‘스포츠영화’ 한 편이 '무려‘ KBS 시간에 편성되었다. 올 봄 극장에서 개봉된 김진태 감독의 이다. 초등학교 운동회, 그 열띤 현장으로 시청자를 몰아넣는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의 그 운동회로! 영화는 단순한 초등학생들의 이어달리기아 엄마,아빠와 함께 하는 이인삼각 경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 각기 처한 고달픈 상황을 ‘그랜드호텔’식으로 보여주면서, 갈등은 증폭하고, 마침내 운동회장에서 그 대단원의 막을 구성한다. ‘독립영화’로서는 거창하고도, 거대한 스토리 전개이다. 주인공은 9살 소녀 승희이다...
2019.02.11 -
[액트 오브 킬링] 인도네시아 킬링필드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 The Act of Killing, 2013)
(박재환 2018.08.22) 지금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는 18회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다. 우리는 ‘인도네시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동방신기’ (혹은 전현무의 우스갯소리) 때문에 유도유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라는 대통령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서구인의 시각에서는 한국의 박정희 정권과 함께 ‘아시아 개발독재정권’을 언급하며 수카르노를 이야기할 것이다. 수카르노는 1965년 수하르트를 몰아내고 집권한 군인이다. 그가 정권을 잡았던 그해 인도네시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공산주의 세력에 대한 끔찍한 학살이 자행되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최소 40만에서 최대 300만 명이 희생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끔찍한 역사의 공간으로 안내할 영화를 소개한다..
2019.02.11 -
[요묘전: 레전드 오브 더 데몬 캣] 양귀비는 이렇게 죽었다 (진개가 감독 妖猫传, Legend of the Demon Cat, 2017)
(박재환 2018.09.02) 중국 사서(史書)를 통해, 그리고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양귀비’(楊貴妃)는 절세가인, 미인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양귀비는 중국 당나라 시절 인물이다. 안녹산의 난 때 죽었으니 1300년 전 사람이다. 양귀비는 호리호리/하늘하늘한 타입이 아니라 꽤나 풍만한 생김새로 사료된다. 양귀비는 우리나라 춘향이만큼 유명한지라 중화권에서는 수도 없이 영화로, TV드라마로 만들어졌다.(그 전에는 천년 동안 시로, 그림으로 추앙되었고 말이다.) 양귀비의 이야기를 담은 최신작품이 개봉된다. 를 만든 천카이거 감독의 신작 이다. (요망할 ‘妖’, 고양이 ‘猫’이다)영화를 제대로 보기 위해선 당나라 역사와 양귀비에 대해서 좀 알아 둬야할 것 같다.중국에서 유일무이 여황제 천무후의 시대가 지나..
2019.02.11 -
[소금별] 소금별의 눈물은 특별히 짜다 (이준학 감독, 소금별 The Salt Planet 2014)
KBS 독립영화관 2018년 9월 4일 방송 오늘(2018.9.4) 밤 KBS 시간에 방송되는 영화 은 꽤 슬픈 영화이다. 오래 전 유승호가 나왔던 ‘집으로’가 생각나는 사람도 있을 테고, 개그콘서트에서 블랑카가 말하던 “사장님 나빠요”란 유행어가 떠오를지 모른다. ‘소금별’은 그런 이야기이다. 열세 살 소녀 지우(박서연)는 아빠의 손에 이끌려 시골 할아버지 댁에 맡겨진다. 아빠 엄마가 이혼했단다. 엄마는 미국으로 가 버렸고 아빠는 일이 많아 제대로 키울 수가 없어 방학동안 시골집에 맡긴 것이다. 할아버지는 염전을 하신다. 그런데, 자기 또래의 남자애가 고된 염전일을 거들고 있었다. 시골집도, 시골생활도 마뜩찮은 지우는 그 남자애 이름이 ‘미잔’(박희건)이고, 피부색이 달라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는다는 사..
2019.02.11 -
[레베카] 히치콕의 걸작을 극장에서 만나다 (Rebecca,1940)
(박재환 2018.09.06) 소설에도, 음악에도, 영화에도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품격과 아우라 느껴지는 작품이 있다. 그 목록에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들도 포함되어 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스릴러 영화를 만들었던 사람이다. 그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명확한 미학과 철저한 심리묘사는 그를 영화교과서의 한 챕터를 당당하게 완성시킨다. 그의 대표작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대형스크린에서 말이다. CGV아트하우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알프레드 히치콕 특별전’이다. 영국출신의 히치콕 감독이 영국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미국으로 건너가서 만든 첫 번째 작품이 바로 (Rebecca,1940)이다. ‘레베카’는 클래식 무비 가운데에서도 손꼽히는 명작이다. ‘레..
2019.02.11 -
서치, “디지털지문을 남겼다”
(박재환 2018.09.10) 2014년 유튜브에 올라온 2분 30초 정도 되는 동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인도계 미국인 아니쉬 차간티가 올린 ‘Seeds’라는 작품이다. 한 남자가 여행가방을 싸더니 택시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비행기를 타고, 인력거를 타고, 나룻배를 타고, 고향 인도의 한 시골마을 엄마를 찾아가는 여정이 담겼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의 얼굴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손에 들린 노란 봉투를 애지중지 보여줄 뿐. 엄마를 만나 봉투 속에 든 사진을 건네준다. 이 영화는 당시 ‘디지털 디바이스 덕후’에게 화제가 되었던 ‘구글 글래스’로 찍은 작품이다. (요즘은 ‘고프로’로 이것보다 더 재밌게, 박진감 있게 찍을 수 있겠지만) 당시 아니쉬 차간티는 ‘구글글래스’의 특성을 잘 살..
2019.02.11 -
타샤 튜더, 소박한 삶이 주는 천상의 기쁨
(박재환 2018.09.15) 타샤 튜더(Tasha Tudor)의 이름은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정원가꾸기의 달인’으로 알고 있거나, 동화 작가와 어린이서적 삽화가로 유명하다. 그림을 보면 “아~” 할지도 모를 것이다. 워낙 유명하니. 타샤 튜더(1915~2008)의 삶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가 최근 개봉되었다. 이미 그녀를 다룬 책이 수십 종이 나온 상태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일본에서 만든 다큐멘터리이다. NHK에서도 이미 4편의 다큐를 만들었고, 이번에 마츠타니 미츠에(松谷光絵)감독이 미공개 영상과 이후 근황까지 더해 타샤 튜더 탄생 100주년 기념작으로 내놓은 (Tasha Tudor: A Still Water Story/ ターシャ・テューダー 静かな水の物語, 2017)이다. 타샤 튜더는 1..
2019.02.11 -
[물괴] 한양의 괴물 (허종호 감독 Monstrum 2018)
(박재환 2018.09.27) 지난 2012년 개봉되어 1,230만 관객을 동원한 (추창민 감독)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록된 에 기재된 단 한 줄의 문장에서 출발한다. 광해가 내린 전교, “숨겨야할 일들은 기록에 남기지 말라 이르다”(傳敎曰曰 可諱之事 勿出朝報)라는 짧은 문장에 숨은 비밀을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드라마를 확장시킨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은 그야말로 이야기의 보고이다. 중종 대에는 ‘물괴’(物怪)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중종 22년(1527년)의 기록에 따르면 "삽살개 같고, 크기는 망아지 같은 것이 나타나 궁궐 안을 소란스럽게 했다“고 기록했다. 당시 한양을 공포로 몰아넣은 ‘물괴’의 정체는 무엇일까. 충무로의 상상력은 이 괴물을 블루 스크린으로 완성시킨다. 조선 중종 대에 한양에 역병이..
2019.02.11 -
[협상] 지정협상가 손예진 (이종석 감독 THE NEGOTIATION 2018)
(박재환 2018.09.27) 추석시즌에 맞춰 영화사들은 저마다 공들인 대작들을 내놓았다. 그 중 ‘협상’(이종석 감독)은 윤제균 감독의 ‘JK필름’이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배급하는 스릴러이다. 충무로의 타고난 이야기꾼이 선택한 ‘협상’에는 어떤 흥행요소가 포진하고 있을까 멜로 퀸일뿐더러 다양한 작품을 통해 충무로의 믿을 수 있는 배우로 굳건한 위상을 지키고 있는 손예진은 이번 작품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위기협상팀 하채윤을 연기한다. 위기협상팀? 사무엘 잭슨이 나왔던 할리우드 영화 ‘네고시에이터’에 등장하는 경찰이다. 테러나 인질극이 발생하면 어디선가 나타난다. 경찰과 대치 중인 급박한 상황에서 폴리스 라인을 넘어가 “내겐 무기가 없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겠다. 요구사항을 이쪽 책임자에게 잘 전달..
2019.02.11 -
[명당] 왕후장상이 될 땅은 따로 있다 (박희곤 감독 明堂, FENGSHUI 2018)
(박재환 2018.09.27) 영화 의 영어제목은 ‘FENGSHUI’이다. ‘풍수’(風水)의 중국어 표기이다. ‘명당’이라 함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몰라도 ‘좌청룡우백호’이고, 장사하는 사람에게는 지하철 초역세권을 의미할 것이다. 대선 때가 되면 “유력주자가 조상 묘를 이장했다”라는 뉴스를 볼 수 있을 만큼 일상적이다. 조선시대에는 어땠을까. 권력욕에 불타는 야심가들이 최고의 지관(地官)들로 하여금 최고의 묏자리를 찾게 한다. 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어떤 사람에게는 ‘믿거나말거나’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목숨과 가문의 존폐가 달린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영화 (박희곤 감독)은 조선 후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왕(헌종,이원근)은 존재하지만 진정한 왕의 권력을 휘두르지 못한다. 그의 배후에는 수렴청정하는 ..
2019.02.11 -
중국영화 28세 미성년, “10년만 젊어진다면”
(박재환 2018.11.26) 여기 비*그라보다 좋은 영약이 있다. 10년의 세월을 되돌려주는 신비의 초콜릿이다. 단지 5시간만 효능이 지속된다. 그렇게 당신의 몸이 10년 전 세월로 되돌려진다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가지 않은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인가. 지난 주 극장에서 중국영화가 한 편 개봉되었다. ‘28세 미성년’(원제:28歲未成年)이라는 다소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이다. 감독은 장말(張末,장모). 그 유명한 장예모(장이머우) 감독의 딸이다. 우선 가족부터 하자면. 중국현대사의 큰 비극이었던 문혁(문화대혁명)이 종결된 뒤, 멈춰 섰던 중국의 시계바늘이 조금씩 돌아가기 시작한다. 북경전영학원(베이징필름아카데미)도 다시 문을 열고 신입생을 받기 시작한다. 진개가(천카이거)..
2019.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