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 운동회의 목적 (김진태 감독,2016)

2019. 2. 11. 18:08한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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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18.08.21) 아시아인들이 스포츠를 통해 우정과 평화를 나누는 제18회 아시안게임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열리고 있다. 아시안게임 기간에 어울리는 ‘스포츠영화’ 한 편이 '무려‘ KBS <독립영화관> 시간에 편성되었다. 올 봄 극장에서 개봉된 김진태 감독의 <운동회>이다. 초등학교 운동회, 그 열띤 현장으로 시청자를 몰아넣는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의 그 운동회로!

영화는 단순한 초등학생들의 이어달리기아 엄마,아빠와 함께 하는 이인삼각 경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 각기 처한 고달픈 상황을 ‘그랜드호텔’식으로 보여주면서, 갈등은 증폭하고, 마침내 운동회장에서 그 대단원의 막을 구성한다. ‘독립영화’로서는 거창하고도, 거대한 스토리 전개이다.

주인공은 9살 소녀 승희이다. <군함도>에서 황정민의 딸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주었던 김수안이 연기한다. 승희의 집은 부산의 중산층(보다 조금 아래의) 가정. 감독은 승희의 가족을 최대한 드라마틱하게 구성한다. 아버지는 어느 날 갑자기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당한다. 엄마는 아는 사람 전화를 받고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나갔다가 젠틀한 목사님에게 빠져든다. 집에서 며느리의 구박을 받으며 오징어를 구워먹는 것을 낙으로 살던 할아버지는 무슨 보수 ‘어르신네 연합회’의 일원이 되어 구국의 활동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삼촌은? 방구석 청춘인 삼촌은 준비하던 영화가 엎어지면서 구사대 일당 용역으로 각목을 들게 된다. 다들, 자기 사는 일에 바빠, 아니면 자신이 처한 상황이 난감하여 가족에게 털어놓을 수가 없다. 각자의 상황은 꼬이고 악화되어만 간다. 참, 9살 소녀 승희는? 승희는 학교의 한 남학생이 마음에 들지만 지금 짝은 ’최악‘이다. 운동회 때 그 최악의 짝과 ’2인3각‘ 경기에서 1등하면 짝을 바꿔주신단다. 선생님의 약속!

이제 모든 구성원의 사연은 소개되었고, 이제 결승전을 위해 온 가족이 스퍼트를 올린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구세대도 신세대도, 할아버지도 손녀도 이제 악화되는 상황을 수습하고, 가족의 위대함을 일깨우기 위해 달린다. 마치 금메달을 위해 달리는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들처럼. 그들이 비록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더라도, 은메달을 놓치더라도, 동메달조차 멀어지더라도, 달리는 사람, 응원하는 사람은 모두 한마음 한뜻이 되어 그 숭고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9살 소녀 승희네 가족은 운동회가 끝난 뒤 분명 더 행복해질 것이다.

<운동회>는 부산영상위원회의 지원으로 촬영이 시작되었고, 영화진흥위원회 덕택에 후반작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운동회 장면은 세 시간만에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배우들과 제작진의 초인적인 ‘독립(영화)’정신이 완성시킨 작품이라 아니할 수 없다. 김수안의 능청스런 연기, 양지웅, 이정비, 박찬영, 최혁 등 리얼리티가 넘치는 부산 중산층 가족의 진짜 사람 사는 맛이 느껴지는 영화 <운동회>는 21일 밤 24시 30분에 방송된다. (박재환)

*2018년 8월 21일 KBS 독립영화관 방송분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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