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리뷰(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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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사담] 이라크 사담 후세인 왕국의 흥망 (BBC드라마 House of Saddam 2008)
* 이 사람의 풀 네임은 Saddam Hussein Abd al-Majid al-Tikriti 이다. 중동 사람 이름을 어떻게 부르는지 모르겠다. '사담'이라고 하는지 '후세인'이라고 하는지... * 방송국 PD들이 관심가지는 연례행사 중에 인풋(INPUT)이라는 것이 있다. ‘세계우수 공영방송 프로그램 시사회’이다. 올해(2009년) 행사는 지난 5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렸다. 전 세계 공영방송사들이 제각기 자신 있게 내놓은 멋진 드라마, 상상도 못한 새로운 포맷의 버라이어티, 감동은 기본에 재미까지 안겨주는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이 행사가 특별한 것은 꼭 바르샤바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각 나라별로 공영방송사들이 그 곳에서 시사된 프로그램 중 진짜 알짜배기를 추려서 다시 보여주는 행사..
2019.08.15 -
[카운터스] 일본극우 혐한데모대에 맞선 야쿠자 (이일화 감독 Counters, 2017)
(박재환 2018.08.14.) 지난 2014년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는 특별한 전시회가 하나 열렸다. ‘일본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혐한(嫌韓) 출판물 전시회’였다. 당시 일본에서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와 ‘혐한(嫌韓) 출판물’이 증가하면서 한일관계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일본에서 벌어지는 헤이트스피치의 대상은 ‘유태인’도 ‘예멘난민’도 아니었다. 주로 재일한국인과 조선인(조총련)을 대상으로 하는 인종차별적 증오발언이 문제였다. 이를 주도하는 일본단체는 ‘재특회’로 알려졌다. ‘재특회’는 ‘재일(在日)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의 약칭이다. 일본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익단체이다. 당시 전시된 책 제목만 봐도 이들이 얼마나 한국/한국인을 싫어하고 증오하는지 ..
2019.07.29 -
[안도 타다오] 빛, 물, 그리고 콘크리트 (미즈노 시게노리 감독 Tadao Ando – Samurai Architect, 2016)
조선의 궁궐 등 옛 건축물을 제외하고, 현재 한반도 땅에서 솟아오른 건축물 중 절로 눈이 가는 아름다운, 고혹적인, 멋진 건축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건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도시를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것이 건축물이다. 적어도, 여행사진의 멋진 배경사진이 되는 그런 존재 말이다. 단순히 공간이용의 효용성과 에너지사용의 효율성 문제를 떠나 오랫동안 시선을 사로잡는 건물이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눈앞의 건물이 새롭게 보일지 모른다. 일본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安藤忠雄) 이야기이다. 25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감독:미즈노 시게노리)는 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에게 건축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건축가는 토목공사적 의미가 앞선다. 하지만 조금 규모가 큰 창작품을 디자인한다는 의미에서 확실히 예술가이..
2019.07.29 -
[김군] “김군이 온다” (강상우 감독 KIM-GUN, 2018]
1979년, 1026사태 이후 대한민국은 산업화의 그림자를 벗어나서 급속하게 민주화의 시대로 넘어간다. ‘서울의 봄’이라고 불리던 1980년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과 시민의 함성과 열기로 가득했다. 그와 함께 일부 군인들의 야심도 꿈틀거렸다. 5월 17일, 정치군인들은 전국적으로 계엄령을 확대하고 각 대학에 공수부대를 속속 투입했다. 그렇게 5월 18일 광주의 비극은 시작된다. 피를 부르는 폭력적 시위 진압에 시민들은 분노하기 시작한다. 계엄군(공수부대)는 진압봉이 아니라 총칼을 휘두른다. 당시, 민주화를 외치던 사람들은 누구였으며, 계엄군에 대항해 총을 든 사람들은 무슨 마음이었을까. 그 유명한 지만원씨가 색다른 주장을 내놓는다. ‘광주소요사태’, ‘광주항쟁’,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불리던 그 때 북..
2019.07.29 -
타샤 튜더, 소박한 삶이 주는 천상의 기쁨
(박재환 2018.09.15) 타샤 튜더(Tasha Tudor)의 이름은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정원가꾸기의 달인’으로 알고 있거나, 동화 작가와 어린이서적 삽화가로 유명하다. 그림을 보면 “아~” 할지도 모를 것이다. 워낙 유명하니. 타샤 튜더(1915~2008)의 삶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가 최근 개봉되었다. 이미 그녀를 다룬 책이 수십 종이 나온 상태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일본에서 만든 다큐멘터리이다. NHK에서도 이미 4편의 다큐를 만들었고, 이번에 마츠타니 미츠에(松谷光絵)감독이 미공개 영상과 이후 근황까지 더해 타샤 튜더 탄생 100주년 기념작으로 내놓은 (Tasha Tudor: A Still Water Story/ ターシャ・テューダー 静かな水の物語, 2017)이다. 타샤 튜더는 1..
2019.02.11 -
[518 힌츠페터 스토리] 현장의 이방인, 역사의 기록자 (장영주 감독 5.18 Hinzpeter Story, 2018)
사건사고의 현장이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는 순간이 있다. 어디선가의 작은 움직임이 모여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 데, 그 모든 것이 수월하게, 발생과 동시에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1980년 5월의 광주가 그러했다.1979년 10월 박정희 대통령이 심복의 총탄에 쓰러지며 유신의 세월은 막을 내리지만 곧바로 또 다른 군부실력자가 정권을 장악하고, 서울의 봄은 얼어붙는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함성은 광주에서 크게 터진다.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은 거리로 몰려나왔고 그들의 목소리는 금남로를 뒤덮는다. 그리고 비극은 시작된다. 지금은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불리는 역사이다.오늘날처럼 인터넷도, 1인 미디어도 없던 그 때 광주의 실상은 완전히 차단된다. 당시 현지의 언론인들은 좌절하고, 서울의 언론은 입..
2018.07.11 -
[딥씨 챌린저] 심해탐험가 제임스 카메론 (존 브루노 감독 Deepsea Challenge , 2014)
[2017.12.2] 과 , 그리고 를 만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면 그의 직업이 영화감독, 영화제작자와 함께 자선사업가, 발명가, 심해탐험가로 소개되어있다. 아마도 을 찍으면서 심해잠수정 몇 번 탄 것을 과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다큐멘터리 (Deepsea Challenge, 2014)를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 듯하다. 2년 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의 마지막 전시공간은 제임스 카메론과 NGC(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이 손잡고 진행한 ‘딥시 챌린지’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코너였다. 제임스 카메론이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 을 찍기 위해 제임스 카메론은 심해잠수정을 타고 실제 타이타닉이 침몰한 바다 밑을 ..
2018.07.01 -
[올드마린보이] “아버지는 오늘도 바다에 간다” (진모영 감독,2017)
[박재환 2017-11-02] 영화진흥위원회의 역대 흥행기록을 살펴보면 가 373만 관객을 동원하며 89위에 랭크되어있다. 바로 그 밑에 , , 등이 있다. 놀라운 기록이다. 물론, 다큐멘터리로서는 역대 최고기록이다. TV에서 한번 소개된 할아버지, 할머니의 오래된 순정스토리가 한국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바로 그 작품을 연출했던 진모영 감독이 다시 다큐멘터리로 돌아왔다. 지난 9월 열린 DMZ국제다큐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먼저 선을 보였던 이다. 감독의 전작을 알기에, 인터뷰 등을 통해 본 감독의 진정성을 믿기에 그의 신작에 큰 기대를 가질 수밖에.는 두 가지 포인트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른바 ‘가족으로서 아버지의 책임감’, 그리고 ‘탈북자의 남한정착기’이다. 주인공 박명호씨는 ..
2017.11.07 -
[미스 프레지던트] “한강의 기적, 촛불의 기적” (김재환 감독,2017)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흉탄’에 맞아 ‘서거’했다. ‘큰 영애’(令愛) 박근혜는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재에 의해 탄핵되고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기이하게도 10월 26일에 맞춰 라는 다큐멘터리가 개봉한다. 제목부터 소개하자면 '미스'는 당연히 '여자'를 의미하며, '보고 싶은'의 뜻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신화(myth)와 ‘잘못된’(mis-) 등 다양한 의미도 숨기고 있다. 감독은 일부러 이런 중의적 타이틀을 삼았다고 한다.연출을 맡은 김재환 감독은 성역이 없는 작품을 찍은 것으로 유명하다. 에서는 지상파 음식프로그램의 맛집 소개프로그램을 해부했다. 시청자들이 알면서도 속는, "진짜 맛있어요~" "엄지 척!"이 화면에 나오는 그 뒷이야기를 방송사..
2017.10.26 -
[파리 시청 앞에서의 키스: 로베르 두아노] 이 사진을 아시나요 (클레망틴 드루디유,2016)
‘사진예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도 ‘키스하는 연인’이 등장하는 두 사진에는 강한 임프레션을 받았을 것이다. 하나는 2차 세계대전 종전에 기뻐서 키스하는 해군 남자와 하얀 옷의 여인을 담은 키스 사진이고 또 하나는 파리의 붐비는 거리에서 열정적인 키스를 나누는 연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앞의 사진은 앨프리드 아이젠스타트가 1945년 8월 14일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찍은 해군(조지 멘도사)과 간호사(짐머 프리드먼)의 키스 씬이다. 두 사람은 당시 서로를 전혀 모르던 사이였다. 파리 사진은 로베르 두아노(Robert Doisneau)가 촬영한 사진이다. 바로 그 사진사 로베르 두아노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그의 손녀가 제작한 (감독 클레망틴 드루디유)이다.이미 할아버지..
2017.09.07 -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거대한 농담’ (정윤석 감독,2016)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라는 제목부터 ‘불온한’ 다큐멘터리에는 ‘밤섬해적단’이라는 밴드의 기이한 활약담이 담겨있다.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상천외한 가사의 노래를 부른다. 초반부에 ‘백범살인일지’라는 노래가 나온다. (비교적 덜 알려진, 그러나 알수록 논란이 가열되는) 백범 김구의 젊은 날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런 내용이다.만주에서 있었던 일 김구가 지나가다 / 국모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네X발 왠지 모르게 화가 나는 것 같아 / 어떤놈이 일본말을 쓰는가봐김구 짱! 김구 짱! 김구 짱! 이승만 XX!정윤석의 다큐멘터리 는 “김구 짱! 이승만 XX!”이라고 소리 지르는 것으로 시작하여 밑도 끝도 없이 사회체제에 대한 불평불만을 쏟아놓는다. 게다가 제목이 ‘서울불바다’라니. 국정원이 기겁할 노릇이다. 그..
2017.09.05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냐옹~ (조은성 감독,2017)
한때는 ‘도둑고양이’로 불리던 거리의 야옹이 ‘길고양이’의 처지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만들었졌다. 오늘 개봉하는 (감독 조은성)이다. 내레이션은 씨엔블루의 강민혁이 맡았다.영화는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아무튼 어두컴컴하고 축축한 데서 야옹야옹 울고 있었던 것만은 분명히 기억한다. 나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인간이라는 족속을 봤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나오는 문장이다. 우리가 본 귀여운 고양이, 혹은 불온한 고양이. 그들(고양이)은 우리(인간)를 어떤 눈으로 볼까.눈이 펑펑 쏟아지는 서울의 겨울. 이런 날씨의 거리의 고양이는 어떻게 추위와 배고픔을 이겨낼까. 는 서울의 모..
2017.08.22 -
[그림자들의 섬] “조선소 노동자여 단결하라” (김정근 감독,2014)
지난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릴 때 영화제에 참석한 국내외 영화인과 취재기자들 중 일부가 ‘희망버스’로 명명된 버스를 타고 잠시 해운대를 떠나 영도로 향한 적이 있다. 그때 그들이 향한 곳은 부산대교로 연결된 작은 섬 ‘영도’에 위치한 한진중공업 조선소 현장이었다. 조선소에는 대형크레인이 있었고, 그 크레인에서 노조위원장 김진숙이 장기간 고공농성 중이었다. 그 때, 한진중공업 노동자가 시위를 한 것도 처음이 아니었고, 노조위원장이 크레인에 올라간 것도 처음이 아니었다. 그때 김진숙 노조위원장은 왜 크레인에 올라갔을까.당시의 투쟁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개봉된다. 30년 한진중공업 노동운동의 압축판이다. 이 작품은 세월호를 다룬 을 위시하여 쌍용자동차 파업의 , 용산참사를 다룬 , 삼성반도체 , 제주 ..
2017.08.20 -
[김광석/ 일어나 김광석] 김광석은 누가 죽였나 (이상호 감독,2016)
일어나 김광석 (2016 BIFAN 소개제목)(박재환 2016.7.25 BIFAN리뷰) 지금은 당사자가 반론은 고사하고 자기뉴스를 자각할 수도 없는 형편에 놓인 것으로 알려진 모 재벌회장의 민망스런 모습이 담긴 동영상과 뉴스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주, 막을 올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비슷한 ‘형편의’ 영화가 공개되었다. 당사자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한 스타의 죽음을 둘러싼 고발 다큐멘터리이다. 로 대한민국 최고의 국제영화제 하나를 휘청거리게 만들었던 전 MBC기자 이상호의 두 번째 영화 이다.알다시피 김광석은 ‘노찾사’와 ‘동물원’을 거치면서 솔로가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였다. 1996년 1월 6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32살. 그리고 20년 동안 그의..
2017.08.20 -
[트윈스터즈] 페이스북 가족상봉 영화 (사만다 푸터먼, 라이언 미야모토 감독 Twinsters, 2014)
아주 어릴 적 헤어진 쌍둥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서로의 존재를 몰랐던 쌍둥이가 우연히 다시 만나니 놀라운 공통점이 있더라는 것이다. 취향이나, 식성, 혹은 배우자 직업이 같더라는 이야기. 그런 ‘쌍둥이 미스터리’에 ‘SNS 파워’가 추가됐다. 태어나자마자 각기 다른 나라로 입양되었던 쌍둥이가 SNS 때문에 상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고, 오늘밤 KBS 1TV 시간에 방송된다. 이다.는 한국, 부산에서 태어나 각기 미국과 프랑스로 입양된 쌍둥이 자매이야기이다.미국에 입양된 사만다 푸터먼은 영화배우이다. 장쯔이가 나왔던 영화 에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어느 날 친구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페이스북에서 너랑 닮은 애를 봤다고. 처음엔 자신의 ..
2017.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