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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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신승수 감독의 햇빛사냥꾼 (신승수 감독, 1999)
(박재환 1999/5/13) ‘얼굴’? 조금은 낯선 영화이다. 오우삼의 에서 연상되는 험상궂은 깡패들의 이야기? 혹은 곱상하게 생긴 남자 얼굴에 얽힌 이야기? 어쨌든 '얼굴'이란 단어는 모르긴 해도 '민족의 얼', '조상의 얼' 할 때의 정신, 혼을 가리키는 순수 우리말 '얼'에, 어떤 형태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골'의 합성어 아닐까? 그래서 얼굴은 결국 그 사람의 정신이 담긴 그룻인 셈이다.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철학적인 소리가 그냥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 이 영화는 그런 의미로 쓰인 제목일까? 영화 보고나서, 다시 한번PC통신에 이 영화 홍보사가 올린 시놉시스를 읽어보니 이 영화를 상당히 사회학적 의미로 해석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과연 그럴까? 감..
2019.08.06 -
[드레스트 투 킬] 에로틱 스릴러 (브라이언 드파머 감독 Dressed to Kill 1980)
(박재환 2002-10-7) 원래 이 영화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적자로서 브라이언 드 파머 감독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에로틱 스릴러물로 평가받아야겠지만 우리나라에선 뜻밖에도 그냥 잊혀졌다가 어느날 갑자기 음악 때문에 유명해진 영화이다. 의 '여옥의 테마'가 이 곡을 표절했다는 것이 다시 유명해진 까닭이다. 브라이언 드 파머 감독은 1980년에 제랄드 워커의 소설 (Cruising)을 영화화 하고 싶어했다. 이 소설은 뉴욕의 게이 집단에서 벌어지는 한 살인마의 엽기적 살인행각을 다룬 것이다. 결국 이 작품은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에게 판권이 넘어갔고 브라이언 드 파머 감독은 대신 비슷한 분위기(엽기스러움--;)의 (Dressed to Kill)을 영화로 만든다. 물론,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내..
2019.08.06 -
[크레이지 스톤] 중국 대중영화의 힘 (닝하오 감독 瘋狂的石頭 Crazy Stone 2006)
(박재환 2007/8/27) 중국영화는 중국경제만큼이나 급성장 중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른바 제 5세대 감독들의 작품들이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잇달아 수상을 하며 그들의 존재를 알렸고 최근 들어서는 폭발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전체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로서의 영화산업을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는 있지만 그것이 중국내 영화 팬들의 대중적인 지지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대신 ‘한국’만큼이나 이상한 ‘흥행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다. 한때 해외영화제에서 잘 나가던 장예모, 진개가 감독 같은 명감독이 엄청난 자본을 끌어들여 ‘중국’이란 나라만큼이나 큰 규모의 영화를 만들고는 영화당국과 미디어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대규모 홍보전을 펼친다. 그리곤..
2019.08.06 -
[식스 센스] 비밀을 공유하는 즐거움 (M.나이트 샤말란 감독 The Sixth Sense 1999)
(박재환 1999.9.19.) 의 감독 M. 나이트 샤마란은 인도에서 태어났지만 줄곧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자란 사람이다. 이 영화에서도, 짧은 미국역사에 비추어 역사적 유적으로 가득한 필라델피아의 유명한 건물이 종종 비추어진다. 올해 29살밖에 되지 않은 이 감독의 네 번 째 작품이 미국에서 굉장한 흥행성공을 거두었고, 지난주 개봉되자마자, 우리나라에서도 심상찮은 흥행성적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의 영적 분위기와 의 애틋한 이야기가 적절히 녹아있는 신형 호러물이다. 관객은 일단 미국에서 굉장한 흥행성적을 올렸다는 사실과 주인공이 브루스 윌리스라는 사실에 단순한 킬링타임용 오락물, 혹은 적잖이 의심 가는 신인감독의 영화로 이해하고 감상하기 시작하지만 이내 관객은 이 영화가 넘치는 영..
2019.08.06 -
[심야의 화랑] 오픈 유어 아이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Night Gallery 1969)
(박재환 2002.4.23.) 헐리우드 아니, 세계 영화계의 '살아있는 거장'이라고 해도 전혀 어폐가 없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열성팬이라면 그의 초기 작품을 어떻게든 보았을 것이다. (75) 이전의 두 작품. (71)과 (74)말이다. 이 두 작품은 우리나라 TV(공중파와 케이블)에서 방영했기에 운 좋은 팬이었다면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스필버그는 그의 꼬마 때 찍은 전설적인 작품 말고도 몇 편의 인상적인 작품이 더 있다. 바로 1969년, 그의 나이 22살에 찍은 TV영화이다. 스필버그는 22살에 유니버셜과 감독 계약을 맺었다. 유니버셜과 맺은 최연소 감독으로 남아있단다. 스필버그가 유니버셜에서 맡은 첫 번 째 작품이 바로 라는 TV영화였다. 이 작품은 1989년 UIP-CIC에서 비디오로 국내..
2019.08.06 -
[베드 테이스트] 고무인간의 최후 (피터 잭슨 감독 Bad Taste 1987)
(박재환 2002.3.19.)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이민 적격지로 생각하는 나라가 뉴질랜드이다. 하지만 뉴질랜드에는 푸른 초원과 풀 뜯어먹는 양(羊)들 말고는 그다지 내세울 게 없는 나라이다. 영화 또한 그러하다? 최근 니콜 키드먼과 러셀 크로를 위시하여 호주 출신 영화인들이 실력을 발휘하면서 이쪽 동네로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사실 영화에 있어서는 변방 중의 변방에 속할 조용한 초원국가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피터 잭슨은 영화천재라고 할만하다. 그는 어릴 때 부모에게 8미리 카메라를 받아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83년쯤(그의 나이 스물 둘)에 장편극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니, 작업에 뛰어들었다. 원래는 15분짜리 단편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4년에 걸쳐 92분짜리 극영화로 완성된 것이다. 물론,..
2019.08.06 -
[인터뷰] 조정석 ‘빌딩 끝에 매달린 용남’ (영화 엑시트)
지난(2019년 7월) 31일 개봉된 독특한 재난‘탈출’영화 가 첫 주말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놀라운 흥행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도심지에서 일어난 유독가스 유출 테러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뒤, 유독가스를 뚫고 빌딩 꼭대기로 올라가는 주인공의 활극을 담고 있다. 조정석과 임윤아가 투톱 주인공이다. 조정석을 만나 빌딩을 오르는, 재난지역을 달리는 소감을 물어보았다. 영화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이다. - 개봉을 앞두고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반응이 좋았다. “긴장하면서 봤는데. 반응이 좋았다. 재밌게 봐 주신 것 같다. 그래도 개봉되고 나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개봉 전에는 정말 모르겠더라. 시사회 끝나고 친한 지인들이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는데 재밌게 ..
2019.08.06 -
[천약유정] 이 영화가 그 영화가 아닌가벼.. (두기봉 척기의 감독, 沙灘仔與周師奶 Royal Scoundrel 1991)
(박재환 1999.9.9.) 먼저 영화제목부터 설명. 우리나라 비디오 출시제목인 ‘천약유정’(天若有情)과 관련된 영화는 많다. 이 영화의 영어제목의 ‘Scoundrel’은 ‘악당, 무뢰한’이라는 뜻이다. 홍콩 원제목은 이다. 홍콩에서 큰 성공을 거둔 89년도 작품 은 은행강도 유덕화가 오천련을 인질로 붙잡으면서 둘은 사랑하게 되고 나중에 유덕화는 가스통에 얻어터지는 등 비참하게 죽는 비장미 철철 넘치는 영화였다. 그 영화의 감독은 진목승이었다. 두기봉은 그 영화의 監製(프로듀서)를 맡았었다.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될 때의 제목은 로 바뀌어 개봉되었다. 그런데 실제 홍콩에는 오리지널 라는 영화가 따로 있었다. 1960년대 홍콩 영화계의 이면을 다룬 멜로물로서 유덕화와 유금령이 주연을 맡았고, 유우명이 감독..
2019.08.06 -
[비하인드 홀] 몰카범의 눈알을 뽑아랏! (신서영 감독 BEHIND THE HOLE 2019)
지난 달 경기도 안양시에서는 제3회 안양申필름예술영화제(7월 12일~14일)가 열렸다. 신상옥 감독은 1960년대에 안양에 (당시로서는 초대형 규모랄 수 있는) 영화스튜디오를 만들고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신상옥-최은희 커플의 영화혼을 이어받은 영화제가 ‘안양申필름예술영화제’이다. 상영작 중 ‘단편부문2’에 묶인 영화 ‘판문점 에어컨’, ‘BEHIND THE HOLE’ ,‘준이’ 등 세 편의 단편을 관람했다. ‘BEHIND THE HOLE’은 여자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한 남자를 응징하는 씩씩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회사 박 부장의 ‘취미’(범죄!)는 이렇다. 퇴근시간이 되면 야근하려는 직원들을 다 몰아낸다. “빨리빨리 퇴근들 해~“ 하고는 사무실 문단속하고는 혼자 PC를 켜서는 ‘야동 감상’..
2019.08.05 -
[엑시트] 우연한 히어로 (이상근 감독, 2019)
“굼벵이에게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대학 졸업한 지가 언제인데 여전히 백수 신세인 용남(조정석)에게는 과연 어떤 재주가 있고, 어떤 상황에서 그 신기(神技)가 발휘될까. 지난주 개봉되어 전광석화같이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의 관람 포인트이다. 영화 는 재난영화의 탈을 선 신기한 영화이다. ‘센트럴역’이 등장하고 ‘국제신도시’라는 타이틀을 단 가상의 도시에 초대형 재난이 발생한다. 영화 전개상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특허권 문제로 밀려난 한 화학자가 화학공장(앤서화학) 본사 앞에 초대형 트럭을 갖다 대고 고압가스의 밸브를 열어젖힌다. 순식간에 도심은 하얀 가스가 퍼지기 시작한다. 맹독성이다. 사람들이 픽픽 쓰러지고, 살아남기 위해 건물 위,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2019.08.05 -
[엘리게이터] 사이즈가 문제다 (루이스 티거 감독 Alligator 1980)
(박재환 1999.9.23.) 나 어릴 때 - 그러니까 한 해에 들어오는 영화 편수가 뻔할 때- 여름이면 항상 핏빛 영화가 극장에 내걸렸었다. 그런 호러물 중 제일 처음 본 것은 아마도, 형과 함께 본 이었을 것이다. 난 두 장면에서 놀랬었는데 그때 형은 무덤덤하게 보고 있었다. 그날 이후 엄청 많은 영화를 보고서야 호러영화의 규칙을 알게 된 나로서는, 당시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형이 무척이나 용감해보였고 전지전능해 보이기까지 했었다. 왜냐하면 조용한 음악장면 다음엔 칼이 나타날 것이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같은 여름 작품은 해마다 한국관객에게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 , ..같이 호러영화 계보에서는 저만치 떨어진 B급 영화들이었지만, 당시의 한국관객 수준이나, 영화 수입업자의 심미안..
2019.08.05 -
[빌리 엘리어트] 댄싱 히어로 (스티븐 달드리 감독 Billy Elliot 2000)
(박재환 2001.2.15.) 를 극장에서 본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이미 영국에서 넘어온 실업자, 혹은 비탈에 선 중산층의 이야기는 나 , 혹은 켄 로치 감독의 작품들을 통해서 보아왔다. 그러나, 이번에 소개되는 영화는 국가적 차원에서 단행되는 구조조정의 서슬 퍼런 현실 앞에서, 혹시 ‘천재일지도 모를’ 아이를 위해 아버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또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이기에 꿈꾸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너무나 설득력 있게 전해준다. 1984년의 영국 던햄 지역은 탄광노동자의 생존권을 둘러싸고 지루한 파업을 펼치고 있었다. 탄광노동자는 임금삭감 혹은 노조와해의 위협 속에 강철같은 노동대오를 형성한다. 방패와 헬멧으로 무장한 경찰과 대치하면서 단 한사람의 이탈도 거부한다...
2019.08.05 -
[특전 U보트] 폐쇄공간, 심연의 공포 (볼프강 페터젠 감독 Das Boot/ The Boat, 1981)
(박재환 1999) 다스 보트! 민병천 감독의 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이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워낙 오래 전 어릴 때 본 영화였지만, 그 감동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나 같은 잠수함 나오는 영화나, 혹은 북한에서 잠수정 넘어왔다가 격침되었다는 뉴스 볼 때마다 불현듯 이 영화가 생각나는 것이었다. 어릴 때는 잠수함만큼 굉장하고 무서운 전쟁무기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물속으로 몰래 다가와서는 어뢰를 발사하고는 유유히 사라져버리는 공포의 전쟁무기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가? (물론 요즘 미국이 갖고 있는 핵잠수함 이야기가 아니다. 2차 대전 당시 바닷 속에서 항상 말썽을 일으키던 그 덩치 큰 굼벵이를 이야기한다) 수중 음파탐지기로 바다 밑에서 “또오~ 또오” 하면 다..
2019.08.05 -
[아름다운 빈랑나무] 타이페이 러브 스토리 (임정성 감독 愛你愛我 Betelnut Beauty 2001)
(박재환 2001/4/30) '빈랑'(Betelnut)나무는 아열대지방에서 자라는 다년생 식물로 얼핏 보면 야자수 같아 보인다. 이 나무의 열매는 토토리보다 조금 큰 데 입안에 넣고 씹으면 자극적인, 때로는 역겨운 알싸한 맛이 온 입안에 가득 돈다. 문제는 한번 씹으면 입안이 온통 벌겋게 된다는 것이고, 주기적으로 그 붉은 침을 뱉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빈랑을 씹는 사람 주위는 마치 코피라도 한 반가지 흘린 것처럼 온통 핏빛이다. 사실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열매가 환각성분의 중독성 식물이며 구강암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고 알려진 것. 대만정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빈랑규제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빈랑은 담배만큼이나 인기있는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았다. 이 영화의 전주영화제 소개 제목은 라고 했지만 사실..
2019.08.05 -
[청초한 감성] 금성무 임지영 임심여의 '학교패왕' (금오훈 감독 校園敢死隊 School Days 1995)
(박재환 2006.8.7.) 이 영화를 두고 ‘홍콩영화’라고 하는데 ‘대만영화’이다. 대만영화는 여러모로 보아 흥미롭다. 1960년대에는 호금전 감독 같은 사람이 있어 대만영화의 존재를 만방에 알렸고, 임청하라는 불세출의 영화스타를 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대만영화는 확실히 변방에 속한다. 비록 후효현이나 양덕창, 채명량 감독 같은 하늘을 찌를 듯한 명성을 가진 감독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대만당국의 잘못된 영화정책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만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자기나라 영화를 보지 않고 할리우드 영화만을 찾는다. 자국 영화의 상황이 급속하게 나빠지기 시작하던 90년대에 만들어진 대만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대만고딩; 학교패왕, 혹은 캠퍼스돌격대 이 영화 제목부터 조금 복잡하다. 대만에서는 [교원감..
2019.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