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환 1998.8.20.) 스포일러!! 유명한 <할로윈>을 못 본 사람을 위해 줄거리를 전격 대공개한다. 건너뛸 사람 건너뛰고...
1963년, 일리노이의 헤이든필드. 여섯 살짜리 어린 꼬마애 마이클 마이어스는 틴에이져 누나를 욕실에서 살해한다. 그때 소년은 광대 마스크(clown mask)와 망토를 뒤집어 쓴 상태였다. 경찰은 소년을 정신병원에 보내고, 그 소년의 담당의사 샘 루미스(도날드 플레센스)는 이 소년이 '대단히' 위험하다며 특수병동으로 보내어 관찰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루미스가 관찰하기로는 이 소년은 양심이나, 善이란 것은 전혀 모르는 악마라는 것이다. 15년이 흐른 1978년 10월 20일. 루미스 박사와 그의 간호사가 마이어를 법정에 보내기 위해 병동에 도착했을 때 마이어는 이미 병원을 엉망으로 만들고 탈출하였다. 루미스 박사는 그가 다시 헤이든필드에 나타날 것이라며 쫓아간다. 오래 전 그가 그의 누나를 살해한 집은 유령의 집으로 변해 있었다. 이 동네에도 할로윈의 밤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틴에이저 로리 스트로드(제이미 리 커티스)와 그녀의 두 여자친구들이 그날 밤 아이들을 맡아보게 된다. 마이어는 로리의 두 친구들을 살해하고 이제 로리에게 손길을 뻗쳐온다. 결전의 시간. 로리는 쫓기면서도 쇠꼬쟁이를 휘둘러 마이어를 막아서고 그녀의 비명에 달려간 루미스 박사가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서 마이어에게 총을 몇 방씩이나 퍼붓는다. 마이어는 발코니에서 떨어진다. 로리는 겨우 살아난 것이다. 그런데 있어야할 마이어의 시체가......
..... 할로윈이란 날은 <E.T.>에도 나온다. 호박초롱불 만들고, 이상한 거 뒤집어서고 동네방네 돌아다니는 서양문화의 한 유형인 것이다. 그런데 이 만성절 전야 축제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영화가 바로 이 영화이다.
1978년 첫 등장이후, 미국 호러 영화의 한 전통이 되어버린 어떤 규칙을 만든 것이다. 올 여름에 미국에서는 할로윈 20년을 맞아 <H2>, 사실은 무려 <할로윈 7편>이 개봉되어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끊임없이 복제되며 부활하는 살인마의 전형. <할로윈>을 보자.
우리동네 비디오가게에는 다 뒤져도 없던 것을 모 동네에서 겨우 구해 보았다. 87년에 LG-삼영프로덕션에서 출시된 것인데, 우선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뭐..잔인한 장면은 고맙게도(?) 삭제 시켜줬는데 (원작93분-출시비디오85분; 대체로 양호함) 당시 출시된 비디오는 다 그런건지 몰라도, 영화가 반쯤 진행되었을 때, 영화가 따-악. 멈추고는 <공익광고>가 들어가는 것이었다.
<불법 복제 비디오 추방하여... 어쩌구 저쩌구....>
그 순간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공포감이란..... 어쨌든 90분 동안 앉아서 뻔한 스토리 전개 지켜보느라 고생했다. 요즘이야 뻔하겠지만, 당시로서는 최고의 테크닉 아니었을까도 싶다.
<스크림>에서 몇 번씩이나 이 영화를 들먹인다. 그리고, 제이미 리 커티스(토니 커티스 딸이라 해봤자, 토니 커티스가 누구지? 하는 세상이니, 차라리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트루 라이즈>에서 스트립 댄스 하던 그 여자!)의 앳된 모습을 보고 싶어 빌려 본 것이다. 정말이지, 호러 무비의 정석이다. 무엇보다도 제 1조건. “속편이 있다”라는 사실을 암시하라... 이 영화에서 총 맞고 떨어진 마이어가 한 순간 싸-악 사라진다. 그리고 어디서 짱 박혀 있다가, 몇 년 뒤 속편에서 나타날 것이다.
역시 헐리우드 장삿속과 관객들의 빈약한 기억력이 찰떡 궁합인 셈이다. 그리고, 오늘 오랜만에 <시네21>을 보니, 호러물이 성공하려면..이라는 기사에서 나온 것인데, 출연자의 섹슈얼리티가 일정수준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필요 이상으로 좀 설치고, 뒹굴고, 죽어나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크림>에서 지적한 대로, 마약이나 섹스하고 나서는 죽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할로윈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몰래 하다가 죽으니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살인자는 절대 죽지 않는다.... 이건 속편도 속편이지만, 긴장감의 연속을 위해 설정되는 것이다. 한 칼에 정의가 이길 순 없다. 쫓기다가 "얍-"하고 살인마를 넘어뜨린다. 그리고 한숨을 흐이유...하고 쉬지만,, 이건 크나큰 오산이다. 살인마는 다리를 절뚝이며 또 다시 덤벼든다. (터미네이터처럼...) 그래서 찌르고, 던지고, 내빼고, 충분히 시간을 엿가락처럼 늘림으로써 관객이 식상하다 싶으면, 이제 진짜 끝장내는 것이다.
뻔한 스토리를 전개시켜 나가는 것은 전적으로 연출역량 아닐까. 그리고 음악도 한 몫 하고 말이다. 이런 영화는 전형적인 팝콘 먹으며 시간 떼우기 영화이다.
존 카펜터의 이런저런 작품 중에 내가 본 <괴물 THE THING>은 정말 재미있었다. 이 영화에서 제이미 리 커티스가 텔레비전 영화를 보는 장면이 있는데, 바로 자기 영화 <괴물>을 보여 주고 있었다. 재미있었다. (박재환 1998/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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