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트 투 킬] 에로틱 스릴러 (브라이언 드파머 감독 Dressed to Kill 1980)

2019. 8. 6. 14:27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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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02-10-7) 원래 이 영화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적자로서 브라이언 드 파머 감독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에로틱 스릴러물로 평가받아야겠지만 우리나라에선 뜻밖에도 그냥 잊혀졌다가 어느날 갑자기 음악 때문에 유명해진 영화이다. <여명의 눈동자>'여옥의 테마'가 이 곡을 표절했다는 것이 다시 유명해진 까닭이다.

 

브라이언 드 파머 감독은 1980년에 제랄드 워커의 소설 <추적>(Cruising)을 영화화 하고 싶어했다. 이 소설은 뉴욕의 게이 집단에서 벌어지는 한 살인마의 엽기적 살인행각을 다룬 것이다. 결국 이 작품은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에게 판권이 넘어갔고 브라이언 드 파머 감독은 대신 비슷한 분위기(엽기스러움--;)<드레스드 투 킬>(Dressed to Kill)을 영화로 만든다. 물론,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내용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와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를 현대판으로 각색한 것이다.

 

뉴욕. 남편과의 잠자리가 불만인 중년여성 케이트 밀러(앤지 디킨슨)는 정신과 전문의 엘리엇(마이클 케인)을 찾아가 상담을 받는다. 박사는 케이트의 성생활과 관련하여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자신감을 가지라고 충고한다. 그러자 케이트는 자신이 섹시 하냐, 나와 하룻밤 잘 수 있냐고 은근히 유혹한다. 박사는 당황할 수밖에. 케이트는 홀로 미술관에 앉아 중년의 위기감을 실감하고 있을 때 선글라스를 한 중년의 매력적인 남자를 알게 되고 함께 모텔에 간다. 근사한 하룻밤을 보낸 후 집으로 돌아가다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트렌치 코트에 선글라스 차림을 한 금발의 여자에게 난자당한다. 하필 그 장면을 그 모텔에 작업 나왔던 창녀 리즈 블레이크(낸시 앨런)가 목격한다. 리즈는 한편으로는 용의자로 내몰리고, 한편으로는 그 금발 여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케이트의 아들 피터는 엘리엇 박사의 상담실 앞에서 카메라를 설치하여 출입자를 체크하면서 금발의 여인이 엘리엇 박사의 환자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아낸다. 리즈는 그 환자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엘리엇 박사를 찾아가고 그를 유혹하기 시작한다.

 

<사이코>에서 안소니 퍼킨스은 이중분열된 정신질환 증세를 보여준다.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고는 어머니와 자기자신의 이중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젊은 아들이 다른 여자에게 성적 반응을 보이자, 마음 한쪽에 자리 잡은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제지하며, 아들을 유혹했다고 판단한 여자 손님을 살해한다. 이 영화에서 닥터 엘리엇도 유사한 증세를 보여준다. 고명하신 정신과 의사 엘리엇이 여자환자로부터 유혹을 받게 되자 내부에 웅크리고 있는 또 다른 자아 '보비'는 그 여자를 살해한다. 추잡스런 욕망의 덩어리를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훨씬 에로틱하게 다룬다. <사이코>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자넷 리의 샤워장면. 드 파머 감독은 히치콕에 대한 오마쥬로 샤워 장면을 자신의 영화 첫 부분에 넣는다. 앤지 디킨슨이 샤워실에서 야릇한 상상을 하며 야릇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케이블 TV에서 표 나게 이 장면을 편집했다!) 샤워하는 여자는 금발의 여자의 공격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일장춘몽, 꿈이었다. 이 장면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모양이다. 앤지 디킨슨 대신 당시 23살의 모델 Victoria Lynn Johnson이 샤워장면의 근사한 몸매를 대신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 장면과 함께 잔인한 살인장면이 몇 개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디킨슨이 면도칼에 난자당하는 장면, 마지막에 가서 낸시 앨런이 역시 금발 미녀에게 목을 난자당하는 꿈. 이들 장면 때문에 미국등급위원회(MPAA)에서 문제가 생겼다. 미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자율규제이다. 오래 전부터 온갖 나쁜 영상(살인과 누드)으로 미국인의 정신세계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온 미국 영화사들은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힘을 모아 개봉 전에 자신들의 영화에 대해 등급을 매기는 것이다.

 

당연히 브라이언 드파머 감독의 이 영화는 X등급 ('X'라는 이미지가 포르노를 연상시키는데.. 1980년에는 이 등급이 지금의 NC-17같은 거였단다)였다. 미국에선 이런 등급을 받으면 극장들이 자신의 이미지가 실추된다고 상영을 거부하였고, 3류 찌라시가 아닌 이상 권위지에선 광고조차 실어주지 않았다. 결국 문제의 장면을 자 른채 미국에서 상영되었고 외국에선 제대로 된 판본이 상영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죽어도 좋아>가 국내에선 상영 못되고 외국에선 제대로 상영되겠지. 그러다가 나중에 다시 시대가 좋아지면, 인식이 깨이면 오리지널 판본의 DVD가 출시되겠지...)

 

이 영화는 개봉되고 나서도 문제였단다. 일단의 페미니스트들이 영화내용을 문제 삼아 항의시위를 펼친 것. 영화에서 여자가 강간당하고 살해당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이러한 폭력과 섹스 장면이 여자들에 대한 성폭력을 조장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 (1980년의 일이었음!) 드 파머 감독은 이에 대해 길길이 뛰며 <드레스드 투 킬>은 기본적으로 여자의 에로틱한 판타지를 충격적인 방식으로 담은 영화일 뿐이라고 강변했다.

 

물론, 제대로 된 영화평자라면 파머 편을 들 것이지만 나는 파머의 반대편에 명확히 서 있다. 이제는 이런 화면을 너무 봐서 "말 많은 여자들이 또 떠든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 여자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 미국에서 911테러 일어났을 때 미국의 아이들은 그런 화면을 처음 보았을 때는 공포에 질러 울고불고 난리였는데. 요즘 아이들은 반복 시청하다보니 면역이 생겨.. 로고 블록을 높다랗게 지어놓곤.. "이건 빌딩. .이건 비행기.. 쓔우웅. ~.. 와르르..."하고. 논단다.

 

당신도 이미 너무 많은 살인 장면을 보아서 그게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단계가 되어 버린 것이다. 브라이언 드 파머 감독은 이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스카페이스>를 포함하여 자신의 영화의 폭력성에 대해 "아무 문제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리고, 역시 제대로 된 영화평자라면 '창작의 자유'편을 들어야겠지만.. 진짜 제대로 된 지성인이라면.. 그 이면, 그 너머의 문제점을 한번 심각히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물론, <드레스드 투 킬>은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정말 최고의 에로틱스릴러물이다. 게다가 아기자기한 맛까지 있으니 말이다. (박재환 2002/10/7)

 

 

Dressed to Kill (1980 film) - Wikipedia

1980 film directed by Brian De Palma Dressed to Kill is a 1980 American erotic thriller film written and directed by Brian De Palma and starring Michael Caine, Angie Dickinson, Nancy Allen, and Keith Gordon. The plot focuses on a New York City housewife 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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