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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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봉준호가 넷플릭스를 만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Okja 2017)
봉준호 감독의 영화 를 보면서 문득 군대 때 일이 떠올랐다. 설을 며칠 앞두고 부식차량이 돼지 한 마리를 던져놓고 갔다. 며칠 동안 그 돼지는 부대 연병장 축구 골대에 묶여있었다. 3~4일을 주는 밥(잔반)도 안 먹더니, 마지막 날에는 눈물까지 보이더라. 제 죽는 날을 아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끌려가서 푸짐한 먹거리로 분해되었다. 돼지 멱따는 소리를 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어보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는 다국적 기업인 미란다사가 내놓은 품종개량 돼지를 둘러싼 이야기이다. 사연은 이렇다. 미란다가 10년 전에 전 세계 미디어를 불러 모아 거창한 홍보 쇼를 펼친다. 우량돼지새끼 27마리를 전 세계에 나눠주고서는 각자 고유의 양돈방식으로 그 돼지를 키우게 된다. 최종적으로 콘테스트를 거쳐 최고의..
2017.08.20 -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현대차는 안 나옴!” (마이클 베이 감독, 2017)
2007년에 개봉된 트랜스포머> 1편은 지금 봐도 재밌다. 하이라이트만 봐도 멋있다. 하이웨이를 달리던 자동차, 트럭들이 “기긱 기긱~” 소리를 내더니 착착, 형태를 갖추고는 로봇이 되는 모습은 우아하기까지 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자동차와 더 우아한 포즈를 취하며 팬들을 매료시켰다. 그리고, 10년 만에 다섯 번째 영화가 만들어졌다. 제목은 최후의 기사>이다. 운전기사(드라이버)가 아니다. 칼 휘두르는 전사(Knight)이다. 뜬금없는 제목을 이해하는 데는 채 3분도 걸리지 않는다. 5편의 시작은 중세 영국 땅에서 펼쳐지는 아서왕과 기사들의 전투장면이다. 칼과 활, 그리고, 올드하지만 강력한 불덩어리 무기들이 스크린을 불태운다. 그 불바다 속에서 아서왕은 애타게 마술사 멀린을 기다린다. 멀린은 ..
2017.08.20 -
리얼 (이사랑 감독,2017)
[영화리뷰] 리얼, 김수현의 라이벌은 김수현 [KBS TV특종 박재환 2017-07-05] 영화와 드라마에서 승승장구하는 한류톱스타 김수현의 새 영화 (감독 이사랑)이 개봉되자마자 맹폭을 당하고 있다. 영화의 내레이션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영화가 꼭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신인감독의 치기어린 실험정신이 덜컹대는 편집으로 조금 불편하다고나 할까. 영화 을 제대로, 혹은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는 먼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Split)을 먼저 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이 영화는 해리성 정체감장애를 앓던 빌리 밀리건의 이야기를 모티브를 한 작품이다. 이 사람은 모두 23개의 자아(정체성)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들 자아가 서로 다른 다양한 능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흉악한 ..
2017.08.19 -
공범자들 (최승호 감독, 2017)
[리뷰] ‘공범자들’ 언론투쟁의 전사자와 전리품 [KBS TV특종 박재환 2017-07-17] MBC “청와대 불러가 조인트 까이고..” KBS “아이고, 하필이면 박근혜 대통령님이 그 뉴스를 보셨네요” 지난 주 막을 올린 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중에는 방송종사자와 정책당국자(특히나, 높으신 분)이 가슴에 손을 얹고 봐야할 영화가 한 편 포함되어있다. 대한민국 언론사에 있어 하나의 흑역사가 다큐로 만들어져서 공개된 것이다. 이미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을 까발린 을 만들었던 최승호 피디의 또 다른 역작 이다. 최승호 피디는 MBC의 간판 시사고발프로그램인 에서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던 많은 아이템을 만들었고, 결국 MBC에서 쫓겨나 ‘뉴스타파’에 있는 ‘언론인 겸 영화감독’이다. 그가 시청자..
2017.08.19 -
군함도 (류승완 감독,2017)
[리뷰] 군함도, ‘하시마 엑소더스’ [박재환 2017-07-26] 지도에서 ‘군함도’(軍艦島)를 찾아보았다. 원래 이름은 ‘단도’(端島, 하시마)이다. 일본열도 남서쪽 끝자락 나가사키(長崎)항에서 남쪽으로 18킬로 떨어져 있는 아주 작은 섬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면적이 0.063㎢에 불과하다.(남북 480m, 동서 160m, 둘레 1,200m) 원래 이 섬은 그보다 더 작았다. 100여 년 전부터 꾸준히 펼쳐진 간척사업을 통해 이만큼 확대된 것이다. 1810년 이 섬에서 처음 석탄을 발견하였고, 1870년부터 본격적인 채광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1890년, 미쯔비시가 경영권을 획득하면서 대대적인 석탄산업으로 발전한다. 노정된 탄을 다 캐내자, 땅속 깊이 파고 파고, 또 파고 들어간다. 지하 1000..
2017.08.19 -
[택시운전사] 1980년 5월, 금남로의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 A Taxi Driver 2017)
1980년 5월의 상황을 아시는가. 그 전 해, 1979년 10월 26일 장기집권 박정희 대통령이 안기부장 김재규의 총탄에 쓰러지고, 얼마 안 있어 1212 쿠테타가 일어나며 전두환이 실권을 장악했다. 이른바 갑자기 주어진 ‘서울의 봄’에 김종필 김대중 김영삼이라는 3김이 기지개를 펴는 짧은 봄이 있었다. 수십 년간 억눌린 민심은 꿈틀거렸다. 특히 대학가는 활화산 같았다. 시위가 격화되자 전두환은 전국에 계엄령을 내린다. 그 시절 광주는 어땠을까.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 전화선과 방송, 기자들만 붙들어 두면 광주의 일은 저 아프리카 어느 밀림 속 상황과 마찬가지로 깜깜무소식이 되어 버린다. 와 , 을 감독한 장훈 감독은 1980년의 광주를 영화로 만들었다. 광주시민의 모습을 다루면서, 새로운 관찰자를 집..
2017.08.19 -
[달의 거래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 Houston, We Have a Problem! (film)] 감독: Žiga Virc
‘유고슬로비아’라는 나라가 있었다. 소련이 무너지면서 함께 분해된 공산국가이다. 우리에겐 1973년 이에리사 등 탁구선수들이 유고의 사라예보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귀에 익은 동구권 국가이다. 유고는 ‘요시프 티토’라는 불세출의 지도자 때문에 다수의 민족들을 한데 모아 ‘유고슬로비아’라는 공동체 나라를 영위할 수 있었다. 지금은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코스보 등 여러 나라로 쪼개졌다. 그 시절 유고슬로비아의 또 다른 위대함(?)을 알 수 있게 하는 영화가 있다. (Houston, We Have a Problem!)라는 작품이다. 넷플릭스에는 (감독; Ziga Virc)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다. 꽤 흥미로운 다큐멘터리이다. ..
2017.08.19 -
[신경쇠약 직전의 뱀파이어] 500년 첫사랑을 찾아 (다비드 루엠 감독 Therapy for a Vampire 2014)
(박재환 2017.8.15 ) 오늘 밤 12시 30분 KBS 1TV 시간에는 2014년 ‘오스트리아’ 영화 가 방송된다. 지난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될 때 다비드 루엠 감독이 부산을 찾기도 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만든 영화로 원제는 독일어 원제가 ‘Der Vampir auf der Couch’(소파의 뱀파이어)이다. 영어로는 ‘Therapy for a Vampire’(뱀파이어를 위한 테라피)이다. 뱀파이어가 어떤 정신적 문제가 생겨 정신과를 찾아와 소파에 앉은 모양이다. 분명,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리라. 이 영화를 재밌게 보기 위해선 1932년 유럽, 오스트리아의 빈(비엔나)에서 가장 유명했을 정신과 의사가 누군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다. 당연히 ‘지그몬드 프로이트’일..
2017.08.19 -
[렛미인] 자작나무숲 뱀파이어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 Let The Right One In, 2008)
(박재환 2017-08-08) 오늘밤 12시 3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영화는 한여름 밤에 잘 어울리는 납량물이다. 그렇다고 는 아니다. 백야의 나라 스웨덴에서 날아온 뱀파이어 이야기이다. 바로 (Let the Right One in,2008)이다. 은 스웨덴의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작가가 직접 각본을 썼고, 스웨덴의 신예 토마스 알프레드슨이 감독을 맡았다. 이 작품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되었을 뿐더러, 작년 박소담 주연의 연극으로 만들어져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재미있거나,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한밤, 정말로 눈이 소담스럽게 펄펄 날리던 날, 12살 소년 오스칼이 사는 아파트 옆집에 누군가 이사를 온다. 아버지와 딸 같아 보인..
2017.08.19 -
[자물쇠 따는 법] 소년, 최강의 복수 (김광빈 감독 2016)
지난 (2017년 7월) 13일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23일까지 다양한 장르영화의 축제를 펼친다. BIFAN에 맞춰 KBS 시간에는 ‘판타스틱 단편선’이 방송된다. 작년 BIFAN 단편작품상을 수상한 (감독 김광빈)을 비롯하여 (감독 양익제), (감독 김혜영), (감독 윤서현) 등 BIFAN을 통해 소개된 작품이 시청자를 찾는다. 김광빈 감독의 은 20분의 짧은 영화지만 충분한 드라마와 재치 넘치는 대반전이 영화팬을 즐겁게 해주는 작품이다. 이른바 달동네. 11살 소년 명진의 삶은 녹록지 않다. 아버지는 없고 엄마가 ‘사장님’에게 하는 행실이 못마땅하다. 그리고 얹혀사는 (외)삼촌은 전형적인 백수다. 골목길에서 여고생 누나가 보이자 황급히 달아난다. 명진은 줄곧 삼촌에..
2017.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