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830)
-
[미녀와 야수 혹은 '야수와 미녀' (빌 콘돈 감독,2017)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하는데, 원래는 프랑스의 전래이야기이다. 그러니 당연히 원형이 되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이전에 존재했을 것이다. 1700년대에 프랑스에서 처음 나왔던 잔 마리 르프랭스 드 보몽 부인의 동화는 1946년 프랑스의 시인이자 감독이었던 장 콕토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었고, 1991년에 디즈니가 장편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전 세계적인 흥행성공을 기록했다.원전이라고 할 프랑스 동화에는 저주에 걸려 야수가 되어 성에 갇혀 사는 왕자, 그리고, 마음씨 착한 벨 아가씨, 진정한 사랑으로 죽어가는 야수가 멋진 왕자로 부활한다는 익숙한 이야기구조가 들어있다. 여기에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악당 가스통과 왁자지끌한 마을 사람..
2017.08.22 -
[콩: 스컬 아일랜드] 해골섬의 묵시록 (조던 복트-로버츠 감독, 2017)
추리소설 ‘셜록 홈즈’의 작가로 유명한 코넌 도일의 또 다른 클래식 작품으로 ‘잃어버린 세계’(1912)가 있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쥐라기 공원’ 이전에 판타스틱한 세상을 독자에게 알렸다. 아마존 밀림 어딘가에는 문명화된 도시 현대인에게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지하 속 미지의 세계로 가는 연결통로가 있고 그 곳에는 공룡이 멸종되지 않고 아직도 살아있다는 내용의 모험담이다. 물론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만들어졌고, 스필버그의 영화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친 작품이다. 그런데 그 영향을 미친 작품이 또 하나 등장했다. (Kong: Skull Island)이다.아마존은 아니고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쪽으로 방향을 바꾼 ‘킹콩’영화는 1933년 처음 세상에 등장한 이래 수도 없이 리메이크되었다. 킹콩의 아내, 아들,..
2017.08.22 -
절벽 위의 트럼펫 (한상희 감독, 絶壁の上のトランペット,2015)
엘조의 오겡끼데스카 ‘절벽 위의 트럼펫’ (영화리뷰) [박재환 2017-03-20] 한국영화인 듯, 일본영화인 듯한 멜로영화 한 편이 극장에 소리소문 없이 내걸렸다. 아이돌그룹 틴탑의 멤버인(였던) 엘조가 출연한 영화 ( 絶壁の上のトランペット)이다. 감독은 한상희 감독. 엘조를 제외한 배우들 전원이 일본 배우이고 배경도 일본이다. 물론, 대사도 일본어로 꽉 채워졌다. 한상희 감독은 2007년 이준기가 출연했던 의 감독이기도 하다. 여주인공 아오이(사쿠라바 나나미)는 심장 이식수술을 받은 뒤 요양차 오키나와의 외삼촌 집에 머물게 된다. 여름 축제를 앞둔 섬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손에 해안을 산책하고 있던 아오이의 귀에 트럼펫 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 가다보니 절벽 위에서 트럼펫을 연주하고 있는 지오(..
2017.08.22 -
[로건] 위대한 로씨 - 로건과 로라 (제임스 맨골드 감독,2017)
마블의 슈퍼히어로 중 어느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캐릭터가 없다. 그런데 그중에 지존은 역시 울버린일 것이다. 휴 잭맨이 2001년 에서 처음 울버린을 맡은 이래 이번 까지 17년 동안 9번의 울버린을 연기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이 있듯이 휴 잭맨은 이번 을 마지막으로 ‘울버린’과 안녕을 고한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그 위상에 걸맞은 최고의 작품으로 은퇴식을 마련했다. ‘로건’은 울버린의 또 하나의 이름이다.영화는 2029년을 배경으로 한다. 세상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사람이 운전대를 잡고 있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은 여전히 우울하다. 2029년의 로건은 리무진으로 고객을 모시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숨어 지낸다. 어렵게 번 돈은 국경 외진 곳에 함께 숨어 지내는 프로페서X(패트릭 스튜..
2017.08.22 -
[싱글라이더] 이병헌이 타스마니아로 간 이유는? (이주영 감독 A single rider, 2016)
(박재환 2017.2.26) 증권회사 지점장 이병헌은 부실채권을 고객에게 팔았다가 모든 것이 무너진다. 전 재산을 날린 고객들이 들이닥쳐 멱살잡이에 뺨을 때린다. 집에 돌아왔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아무도 없다. 아내와 어린 아들은 호주로 영어 배우러 떠났다. 기러기아빠 이병헌은 독한 술잔을 들이키며 고객에 대한 죄송함과, 뒤늦게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다. 휴대폰으로 아들이 보낸 호주의 동영상을 본다. 태즈매니아(Tasmania)란다. 파도가 치는 백사장. 이병헌은 가족이 보고 싶다. 타스매니아가 보고싶다. 영화 는 영화를 보는 관객이 자연스레 ‘이병헌’이 되는 영화이다. 돈이 뭔지, 출세가 뭔지, 사는게 뭔지.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어느 순간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2017.08.22 -
[더 큐어] 알프스 요양소, 뱀장어, 그리고 근친상간 (고어 버빈스키 감독,2017)
고어 버빈스키 감독은 CF감독 출신으로 변화무쌍한 필모그라피를 자랑한다.마이클 조던의 나이키CF를 필두로 수많은 반짝이는 광고를 찍더니, 라는 코미디로 할리우드에 입문한다. 이어 일본 호러 ‘링’을 리메이크했다.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흥행 대성공도 맛보았고, ‘론 레이저’로 스튜디오에 최악의 실패도 안겨주었다. 장르불문 흥행여부와 관계없이 비주얼리스트로 각광받는 고어 버빈스키의 최신 작품은 고딕 호러에 가까운 ‘더 큐어’이다. 이상하고도 이상한 심리스릴러이다.영화는 맨하튼의 고층건물의 한 사무실. 모두가 퇴근한 시간에 한 남자가 여전히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물을 마시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진다. 높은 건물, 적막한 사무실, 모니터의 불빛, 어항 속 금붕어, 쏟아지는 물. 첫 장면부터 관객을 사로잡는 비..
2017.08.22 -
그레이트 월 (장예모 감독,長城, 2016)
'그레이트 월' 놀랄 노자 중국기예단’ (feat.장예모) (영화리뷰)중국, 중화민족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분석을 담은 책 중에는 황희경 교수의 라는 책이 있다. 중국을 '과장'과 '비주얼'의 측면에서 분석한 책이다. 장이머우(장예모) 감독의 영화를 볼 때마다 이 틀이 굉장히 주효하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장 감독의 초기 문예물과 문예물은 예외지만 말이다.장예모 감독의 영화가 다 그러하듯이, 이 영화는 ‘중국’과 ‘중국영화’를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단지 중국에서 흥행대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유에서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중국인의 미학관과 세계관, 그리고 영화산업의 현주소를 알 수 있으니 말이다.영화 ‘그레이트 월’의 중국원제는 ‘장성’(長城)이다. 우리가 흔히 ‘만리장성’이라고 말하는 그, 성을 말한다..
2017.08.22 -
[내일의 안녕] 페넬로페 크루즈의 사랑 (훌리오 메뎀 감독, Ma ma, 2015)
(박재환 2017-08-22) 1974년 스페인 마드리드 출신의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즈는 비가스 루나 감독의 영화 ‘하몽 하몽’으로 데뷔하면서 주목받은 이후,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라이브 플레쉬’(1997), ‘내 어머니에 관한 모든 것’(1999) 등에 출연하며 유럽의 대표 미녀 배우가 되었다. 이후 톰 크루즈의 ‘바닐라 스카이’(2001), 와 우디 앨런 영화에 잇달아 출연하면서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그녀가 출연한 2015년 작품 을 보면 단순히 예쁜 여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로 소개된 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스페인 여자 마그다(페넬로페 크루즈)의 이야기이다. 대학교 철학과 교수 남편은 어린 여제자와 눈이 맞아 떠나가 버렸고, 어린 아들 다니(테오 플라..
2017.08.22 -
[나,다니엘 블레이크] 해리포터 나라의 극빈자 (I, Daniel Blake 켄 로치 감독, 2016)
‘레이닝 스톤’, ‘레이디 버드, 레이디 버드’, ‘랜드 앤 프리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등을 만든 영국의 켄 로치 감독은 주로 하층 노동계급의 삶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만들어왔다. 오랜 세월 그런 영화만 만들다보니 ‘좌파영화인’이라는 딱지가 붙어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켄 로치는 이 세대 가장 위대한 좌파영화인이라는 것이다. 지난 5월에 열린 깐느영화제에서는 다니엘 블레이크 감독의 최신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의심할 여지없는 최고의 작품으로 황금종려상을 봉헌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곧 한국에서 개봉된다. 의심의 여지없이 극장으로 달려가서 꼭 보아야할 영화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한 노인네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 다니엘 블레이크는 ‘융통성이 전혀 없는 영국의 한 관공서에서 ..
2017.08.20 -
레이디 수잔 (위트 스틸먼 감독,Love & Friendship,2016)
[리뷰] '레이디 수잔' 밀당과 작업의 고수 [박재환 2016-12-01] 영국의 작가 제인 오스틴(1775~1817)은 마흔 두 살의 짧은 생애에서 모두 ‘여섯 편’의 소설을 남겼다. 그런데 사후에 원고가 더 발견되었다. 하나같이 퇴락한 영국 명문귀족(gentry) 집안 아가씨를 둘러싼 연애이야기이다. 결혼도 안한 작가의 똑같은 레퍼토리이지만 놀랍게도 그녀가 남긴 얼마 안 되는 소설은 끊임없이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중에는 대만출신의 이안 감독이 만든 도 있고, 할리우드가 만든 도 있다. 물론, 이것은 ‘오만과 편견’을 재해석한 것이다. 여기에 또 한편의 제인 오스틴 영화가 등장했다. 이다. 원제는 ‘사랑과 우정’(Love & Friendship)으로 훨씬 제인 오스틴스럽다. 그..
2017.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