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중국’영화가 한국 극장가에 소개된다. 작년 중국 영화산업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중국 극장 흥행 총수익은 549억 위앤(10조 원), 관객 수는 13억 명에 이른다. 중국 영화 시장점유율은 84%이고, 1억 위안 이상 수익을 올린 영화 73편 중 50편이 자국 영화였다. (한국 영화시장의 경우, 지난 해 매출액은 1조 2614억원, 전체 관객수는 1억 2514명이었다) 작년 중국 흥행작이었던 <열렬>(熱烈)이 13일(수) 한국에서도 개봉한다. 한국 개봉제목은 <원 앤 온리>이다. 영화는 ‘스트리트 댄스’에 인생을 거는 청춘의 열정을 담고 있다. 젊은 사람이 뭔가 꿈을 안고 모든 것을 건다는 것은 아름답지 않은가.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왕이보(왕일박)가 주연을 맡았다.
딩레이(황보)는 항저우에서 스트리트 댄스팀을 이끌고 있다. 왕년의 톱 댄서였던 그는 이제 올림픽 정식종목에 포함된 스트리트 댄스(브레이킹/비보잉)의 대중화와 함께 상업화의 성공신화를 써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팀 에이스인 케빈(캐스퍼)이 ‘제 잘난 맛’에 팀웍을 깨고 독립하려고 한다. 이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정말 길거리 ‘댄서’ 천뤄(왕이보)이다. 춤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고, 노력이 가상하며, 성격이 너무 좋다. 이제 케빈 대신 천뤄를 끌어들인 딩레이의 댄스팀은 전국대회에서 최고의 춤 솜씨와 최고의 팀웍을 보여주며, 최고의 드라마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브레이킹 댄스는 우리나라에도 뛰어난 비보잉 실력자가 많아 낯설지 않다. 영화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며 그들의 도전과 성취에 박수를 보내며 몰입하게 된다. 저 어려운 동작을, 저 위험한 스핀을, 저 완벽한 군무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 땀, 눈물을 흘렸을까. 이런 스포츠영화의 특징은 뛰어난 실력으로 무난한 경기를 펼치며 금메달을 차지하는 정해진 코스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바닥에서부터 일군 도전과 좌절, 응원과 진심으로 결승까지 올라가는 과정에 탄복하게 되는 것이다. <원 앤 온리>는 그런 과정과 결과를 충실하게 화면에 재현한다. 충분히 열광하고, 충분히 박수를 보낼만한 청춘의 송가인 셈이다.
중국 허난성 뤄양 출신의 왕이보는 위에화의 보이그룹 유니크(UNIQ) 멤버로 코로나 사태 전까지 한국에서 활동하던 아티스트이다. 그가 주연을 맡은 중국영화 <무명>과 <본 투 플라이>에 이어 이번 <원 앤 온리>까지 개봉되면서 핫한 스크린 스타임을 보여준다. 얄미운 케빈을 연기한 캐스퍼는 중국 상하이 출신으로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 2012년 결성된 6인조 아이돌그룹 크로스진의 메인 래퍼로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했다. 크로스진은 <비정상회담>에 타쿠야가 있었던 그룹이다. 캐스퍼는 2017년, ‘크로스진’을 탈퇴하고 중국에서 활동 중이다. 딩레이를 연기한 황보는 <크레이지 스톤>(疯狂的石头,2006)등 많은 영화에서 빛나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이다.
길거리 한량들의 오락거리로 여겨졌던 스트리트 댄스는 브레이킹 댄스, 혹은 비보잉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더니 마침내 올해 파리 하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작년 열린 중국 항저우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자웅을 겨뤘다. 경기결과 남자는 일본-한국-중국선수가, 여자는 중국-일본-일본 선수가 각각 금-은-동메달을 차지했다. 영화를 보면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중국 항저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현대화된 항저우와 서호(西湖), 육화탑(六和塔)이 언뜻 보인다. 항저우 기업으로는 중국 여행가면 쉽게 만나는 음료수 와하하(娃哈哈)와 그 유명한 알리바바가 있다.
중국영화가 장르 불문, 특수효과를 장착하고, 드라마를 강화하며, 트랜드를 쫓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원 앤 온리>이다. 열정은 청춘의 특권인 듯!
▶원앤온리 ▶감독: 동성붕 ▶출연: 왕이보, 캐스퍼, 황보 ▶개봉:2024년 3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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