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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리뷰

[커피 오어 티] 중국사람이 커피에 빠진다면

by 내이름은★박재환 2021.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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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극장에 중국영화 한 편이 내걸렸다. ‘커피 오어 티’(원제: 一点就到家)이다. 그 옛날 홍콩영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대만영화는 지금도 꾸준히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에 비해 중국영화는 어찌 된 일인지 한국극장가에서 맥을 추지 못한다. ‘중국스타일' 영화의 한계일 것이다. 이제는 ‘산업적 규모’로 따지자면 할리우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에서는 해마다 엄청난 ‘그들만의 영화’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만으로도 충분히 산업을 꾸려나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커피 오어 티]는 중국영화이다. 포스터에는 굳이 홍콩의 ‘진가신’(陳可辛)이 제작을 맡았다고 강조한다. [첨밀밀]. [명장] 등을 감독했던 인물이다. 감독은 진가신 영화의 편집을 줄곧 담당했던 데렉 후이(許宏宇)가 맡았다. 홍콩 영화시장은 이미 오래 전에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들었고, 진가신 같은 촉과 감이 있는 감독은 진작에 중국에 진출, 거대자본을 등에 업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 환상의 트리오, 벽촌에서 성공하기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사는 웨이진베이(류호연)은 ‘스타트업’ 업계에서 안 해본 아이템이 없다. 전자상거래, 데이트앱 등등. 모두 망했다. 그래서 높은 건물에 올라가 베이징을 내려다보며 뛰어내려 죽을 계제에 귀인을 만난다. 펑시우빙(팽욱창)이다. 윈난성 산골에서 서울로 올라와 ‘배달의 달인’이 된 인물이다. 택배시스템을 완벽하게 꿰뚫었다고 생각한 그는 고향에서 자기 사업(택배!)을 펼치기로 마음먹는다. 낙향하기 전 마지막 클라이언트인 웨이진베이에게 주문한 상품을 건네주다가 그렇게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은 베이징을 떠나 중국에서 가장 벽촌인 윈난성의 산골에 도착한다. ‘쿠팡’이 뭔지도, ‘아마존’이 뭔지도, ‘클릭’이 뭔지도 모르는 그들에게 ‘인터넷으로 주문만 하면 하루 만에 원하는 상품이 문 앞까지 쓱~ 도착한다’는 것을 홍보하기 시작한다. 잘될까? 잘 될 턱이 없다. 그런데, ‘웨이’와 ‘펑’ 또래의 또 청년이 등장한다. 보이는 산이 온통 보이(푸얼)차가 빼곡한 이곳에 커피나무를 심어 커피왕국을 건설하겠다는 리샤오췬(윤방)이다. 이렇게 셋이 모였으니 뭔가 될 것 같다. 커피를 생산하고, 전자상거래사이트를 개설하고, 중국 전역에 택배를 한다면? 이건 마윈도, 손마사요시도, 배달의민족, 아니 아마존도 거뜬히 뛰어넘을 스타트업의 황제가 될 것 같다. 잘될까? 지켜볼 수밖에. 정열과 열정, 그리고 15억 인구가 있는 나라이니!!!!!!

● 중국사람이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다면?

큰일 났다. 중국인이 커피의 풍미에 빠진다면 말이다. 중국의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상품소비력으로 무장한 중산층이 대거 생기면서 ‘참치’, ‘연어’, ‘와인’ 등 웬만한 먹거리가 중국시장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탈리아 명품가방은 물론이고 말이다. 수입만 하다가 직접 브랜드와 공장과 땅을 인수해 버리는 무적의 왕서방이 된 것이다. 커피는 어떨까? 통계를 보면 미국인의 1년 커피소비량이 3~400잔, 한국의 200잔에 수준이고 중국은 5잔이란다. 그런데 이 수치가 무서운 것이 해마다 수십%씩 폭풍성장하고 있단다. 그러니 스타박스가 목숨 걸고 진출하려고 하는 것이다. (중국의 커피시장 규모는 이미 한국을 뛰어넘었고 세계2위 수준이란다) 현재 중국 커피시장 최대물량은 ‘네슬레’ 차지란다. 극중 리샤오췬이 커피를 꿈꾼 것은 몽상만이 아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실제 중국에서 ‘산업적 규모’로 커피를 생산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갖춘 곳은 윈난성이란다. 영화에 잠깐 나왔는데 이곳은 아직은 벽촌이고, 외지인을 극도로 경원시/불신하는 곳이란다. 그리고 이미 차대신 커피에 올인하는 경우가 생겼다. 물론, 저런 단계를 거치면 누군가가 산지와 유통을 싹쓸이하며 커피타이쿤이 되겠지. 물론, 실제 윈난에서 생산되는 커피량은 미미하단다. 아마. 삼총사보다 더 많은 중국상인들이 중남미 커피산지를 사버릴지 모르겠다.

● 영화는 재밌다

영화는 중국이라는 엄청난 시장이 있기에 커피도 가능하고, 영화흥행도 가능하리라. 아마도 중관촌에서 꿈을 못 이룬 청춘들이 각자 자기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자기 고장의 특산물을 특별하게 포장하여 온라인으로 유통시킨다면 글로벌 마켓 판도가 어찌 바뀔지는 모를 일이다. 게다가 영화에서처럼 자기들 차나무를 베고, 커피를 심어보자는 혁신적 사업가가 등장하고, 잠재적 경쟁자의 싹을 뽑아버리고 시장을 통일해 버리려는 비즈니스맨이 등장한다면 말이다.

영화 <커피 오어 티>는 넘어져도 일어서는 주인공의 도전정신을 보자면 충분히 공감할 ‘청춘응원극’이다. 스타박스와 네슬레가 판을 그리고, (한창 때의) 마윈과 (지금의) 알리바바를 생각한다면 ‘중국적 규모’의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래도, 진가신처럼 순진하게, 순수하게 청춘의 열정으로 작은 꿈을 큰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 같다. 2021년 3월 31일 개봉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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