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픽사가 만든 디즈니 가족극장 (댄 스캔론 감독 Onward, 2020)

2020. 6. 30. 18:51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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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마술사는 “수리수리 마하수리 얍!”하고 외치면 손쉽게 마술을 펼칠 수 있었다. 그런데 호그와트 학교가 문을 열면서 다양한 마법의 주문을 외워야했다. 상황에 딱 맞는 주문을 적시에, 적합한 동작과 함께, 적절한 음으로 내질러야 마법이 통했다. 그게 쉽지가 않았다. 여기, 그런 이야기가 있다.

지난 주 개봉한 픽사/디즈니 애니메이션 <온워드 단 하루의 추억>은 원래 지난 3월 개봉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개봉은 하염없이 미뤄지다가 결국 여름이 다 와서야 극장에 내걸렸다. 오래 전 예고편이 공개되면서부터 새로운 스타일의 픽사 애니메이션을 기대해온 팬에게는 반가운 소식.

오래 전 엘프와 켄타우로스 등이 서로 어울려 잘 지내던 시절엔 마법사가 있었고, 마법사는 환상적인 마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었다. 그런데 불을 다루고, 번개를 부르고, 시간을 주무르는 주술을 익히기는 어려웠다. 세월이 흐르면서 마법을 익히려는 자는 사라지고, 사람들은 점점 편리한 기술문명에 경도된다. “빅스비~”하면 다 되는 세상이니. 그렇게 세상이 마법(의 세상)을 잊어갈 때, 내성적인 소년 이안(톰 홀랜드)은 16살이 되었다. 어머니는 마법사였던 아버지가 남긴 선물을 건네준다. 마법지팡이와 주문을 적은 메모, 그리고 마법의 힘을 키워주는 젬을. 마법이란 것에 반신반의하는 이안은 ‘마법’의 힘을 철석같이 믿는 형 발리(크리스 프랫)와 함께 마법지팡이의 효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마법의 세상으로 달려간다. 마법보단 수리가 필요한 기네비어 차와 함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겨울왕국 형제 버전이 아니다. 마법이 사라진 세상에, 순수한 믿음으로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어린 영혼의 성장기이다. 소년은 마법의 지팡이를 손에 쥐고 주문을 외기만 해서 악당을 무찌르고, 시간을 돌려놓고, 사라진 사람을 불려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장을 위해선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기꺼이 희생해야하며, 고난의 길을 걷는 과정에서 스스로 깨달아야하는 것이다. 

극중에서 소년 이안은 아버지를 다시 만나면 아버지와 꼭 하고 싶은 것을 메모해 둔다. 버킷리스트를 보면 ‘아버지의 부재’에 상심한 소년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문득 또 다른 기쁨을 안겨준다. 노력하고, 희생하고, 고난의 길을 걸으면서 문득 주위를 돌아보면 ‘아버지가 부재한’ 바로 그 곳에 누군가가 항상 있어왔다는 사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한 소년이 외기 힘든 주문과 함께 멀고도 험한 길을 나아가면서, 말도 안 되는 존재들과 용감하게 맞서며 애타게 사라진 아버지의 반쪽을 찾다가, 문득 커다란 깨달음을 얻게 되는 영화이다. 아마도 이안과 발리의 여정을 함께한 관객들도 같은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다. ‘파랑새’는 무지개 너머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명민한 픽사가 먼 길을 달려간 끝에 변하지 않는 디즈니식 가족애의 핵심을 찾는 그런 작품이다.  <몬스터주식회사>의 프리퀄인 <몬스터대학교>를 만든 댄 스캔론이 각본과 감독을 맡았다. 2020년 6월 17일 개봉 (박재환 202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