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16.5.14)은 음력으로 사월 초파일, ‘석가탄신일’이다. 요즘은 ‘부처님 오신날’로 부른다. 석가모니는 북인도의 가비라 왕국의 정반왕과 마야 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올해가 불기(佛紀)로는 2560년이다. 석가모니는 29세가 되던 해에 출가했고 6년의 고행을 거쳐 보리수 아래에서 큰 깨달음을 얻어 부처(佛陀, Buddha)가 되어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토요일밤 KBS 1TV에서 방송되는 <KBS독립영화관>시간에는 특별히 불교의 가르침을 담은 독립영화 <길 위에서>를 방송한다.
<길 위에서>는 2006년 ‘신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무당을 소재로 한 <사이에서>로 한국다큐멘터리의 새로운 획을 그은 이창재 감독이 7년 만에 다시 내놓은 작품으로 다큐멘터리 특유의 관찰의 미학으로 완성시킨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숨겨진 비구니’의 세계를 찾는다. ‘비구니’(比丘尼)는 출가(出家)하여 불문(佛門)에 들어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여승을 말한다.
일 년에 단 두 번만 문이 열리는 곳, 백흥암. 그 곳은 일반인의 출입도, 촬영도 엄격히 통제된 비구니 수행도량이다. <길 위에서>는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출가하여 백흥암에서 수행중인 ‘비구니’들의 생활을 이창재 감독이 카메라에 담아낸다.
사연도 많다. 명문대를 나온 미 유학파로 젠(Zen) 센터의 경험으로 출가한 상욱 행자를 비롯하여 어린 시절 절에 버려진 선우 스님, ‘신세대형’ 비구니로 인터넷 검색으로 ‘절’에 왔다는 민재 행자, 37년간 수행의 길을 걸어왔지만, 아직도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영운 스님. 그들이 머리를 자를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뭘까. 비구니 수행도량 ‘백흥암’에서 그들의 모습을 살펴본다.
이창재 감독은 제작비 투자 유치과정 보다 사찰 섭외와 촬영과정이 더 힘들었다고 말한다. ‘부모 형제와 인연을 끊고 왔는데 왜 감독님과 촬영을 해야 하나요?’라는 비구니 스님들의 촬영 거부 사태, 촬영이 진행되는 300여 일 동안 그는 총 4회에 걸쳐 백흥암에서 ‘추방’되었으며, 마지막 ‘추방’이 결국 크랭크업이 되었다. 오직 비구니만 허락하는 금남의 공간 백흥암, 그 곳에서 300일 동안의 기록으로 담아낸 수려하고 고즈넉한 영상미는 ‘한국적’이며 가장 ‘세계적’인 영상을 써 내려가 관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KBS 독립영화관 <부처님 오신 날 기획 – 길 위에서>는 오늘밤 12시에 방송된다. (박재환)
글 :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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