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남한 삼촌과 10명의 탈북청소년 (김도현 감독 Our Family, 2013)

2017. 8. 18. 23:23다큐멘터리리뷰

 

 

어제(2015.9.22) 밤 KBS 1TV ‘KBS독립영화관’ 시간에는 김도현 감독의 ‘우리가족’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다. 이 영화는 작년 7월 극장에서 개봉되긴 했지만 ‘독립영화’가 그렇고, ‘다큐멘터리’가 그러하듯이 극소수의 관객만이 극장에서 이 작품을 관람했었다. 영진위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달랑’ 807명이 관람했단다. 바로, 그 문제의 작품을 ‘KBS독립영화관’시간에 만날 수 있었다. 

 

영화 ‘우리가족’은 탈북청소년을 거두어 정말 가족처럼 키우는, 아니 함께 ‘공동체가정’을 이끄는 한 남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 사람은 김태훈. 그는 2004년 탈북자들을 수용하며 잠시 ‘남쪽사회에 적응하도록’ 교육/지원하는 하나원의 봉사자로 탈북자를 만났다. 이게 필생의 일처럼 - 종교인의 소명처럼 - 자신의 청춘을 다 바치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탈북자 정책에는 그런 것이 있는 모양이다. 무작정 지원금/정착금 주고 남한사회에 내던져놓을 경우 그 결과가 어찌되는지 아는 사람은 안다. 위탁교육 비슷하게 유사가족을 이루는 모양이다. ‘청소년그룹홈’이라고 영화에서는 나온다. 김태훈은 북한지역 이탈 청소년을 하나둘 받아 함께 생활한다. 그게 한 명, 두 명, 세 명이 되더니 어느새 10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된다. 

 

그들의 집은 1980, 90년대 대학교 하숙집을 연상시킨다. 초등학교 때 들어와서 이제는 중고등학생이 된 청소년 10명과 북적대며 좁은 집에서 ‘청소년그룹홈’으로 공동체생활을 이어간다. 아니, 정확히는 남한사회, 가족살이에 적응해가며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정부기관이나 종교단체, 혹은 독지가의 도움의 손길을 보기는 어렵다. 적어도 이 작품에서는 말이다. 결혼까지 포기하며 어린 양(!)을 거둬들여 제대로 성장시키느라 확실하게 노총각이 되어버린 반듯한 남한 청년. 아이들은 “삼촌, 삼촌”하면 따른다. 

 

최근 들어 서구인의 시각에서 한국예능을 이끄는 TV프로그램이 각광받는 것과 함께 북한 이탈주민의 생생한 북한경험담을 털어놓은 TV프로그램이 많아졌다.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를 보았다면 북한 땅에서 정말 극한의 상황에서 ‘살기 위해’ 두만강을 넘고, 중국을 가로질러 라오스와 태국을 거쳐 힘들게 남한 땅까지 넘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게 된다. ‘우리가족’ 초반에 잠깐 소개된다. 2013년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은 26,000명 정도이고 그중 탈북청소년은 약 3,900명이라고. 한없이 색안경을 끼고 이들을 보는 자들도 있고, 한없이 휴머니즘에 입각하여 이들을 끌어안는 자들이 공존하는 것이 대한민국이다. 

 

삼촌은 아이들과 함께 태국의 오지에 봉사활동을 간다. 그리고 아이들의 작품으로 미술전을 연다. 그들이 북한에서는 한 번도 해 보지도,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이었다. 그 아이들이 제대로 남한에 적응하고, 북녘 땅에서 제대로 가져보지 못한 따뜻한 가족의 마음을 느끼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혹시라도 이 작품을 보고 북한지역 이탈청소년에게 관심을 조금이라도 갖게 되었다면 덤으로 KBS 류종훈 피디의 ‘탈북 그 후, 어떤 코리안’이라는 책을 읽기를 바란다.  2012년 4월 8일, KBS스페셜 시간에 방송되었던 프로그램의 뒷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우리가 그냥 막연하게’ 죽을 고비를 넘어 남한 땅에 왔다가 남한 땅을 벗어나려는 그들의 심리를 ‘막연하게나마’ 이해하는 순간 더 나은 관계와 공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유럽 땅에 벌어지는 난민사태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이유이다. (박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