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3] 달의 뒷면에는 무엇이 숨어있을까

2011. 6. 28. 17:52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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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개봉영화 가운데 영화팬들에게 가장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은 아마도 마이클 베이 감독의 울트라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 3>일 듯하다. 이 영화는 어제 한국에서 기자시사회를 갖고 본격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미 이 영화의 예매점유율이 90%를 상회한다고 하니 어느 정도 기대작인지 알만하다. (전작 두 편 모두 7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 모았었다) 외계에서 지구로 날아온 변신 카-로보트가 어떻게 은닉잠복하고 있으며, 마이클 베이까지 동참한 3D의 기술진화는 어디까지 이르렀을까. 오토봇! 출동준비, 지구를 지켜라!


달의 어두운 뒤쪽 면


<트랜스포머> 3편의 부제는 ‘Dark of the Moon’이다. 아마 핑크 플로이드의 프로그레시브 록의 명반 <<The Dark Side of the Moon>>을 떠올릴 것이다. 항상 지구와 같이 자전하기에 지구의 어느 편에 살던 달의 한 쪽 면만 보게 된다. 영원히 볼 수 없는 달의 반대쪽 저편에는 뭐가 있을까. 계수나무 아래에서 절구질하는 토끼? 피라미드 같은 초대형 건조물이  있고 사실 그것은 외계인의 지구침공 전진기지가 아닐까? 분명 뭔가가 있을 것이다. <트랜스포머> 3편은 그런 이야기이다.


피가 흐르고 체온이 있는 외계 생물체는 잠시 잊어라. 행성 사이버트론에는 강철 기계 로봇이 세상을 지배한다. 착한 오토봇과 나쁜 디셉티콘이 자기들 행성의 운명을 결정짓는 격렬한 전투를 벌인다. 이 전쟁에서 패한 오토봇 진영은 우주로 탈출한다. 마지막 생명줄인 에너지원을 가진 오토봇의 ‘센티널 프라임’은 달의 이면에 불시착한다. 때는 지구력으로 1961년. 달에서의 강력한 충돌음은 NASA에 포착된다. 그에 맞춰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반드시 인류가 달에 갈 것이며,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한다. 그리고 마침내 미소 우주경쟁에서 미국은 승리한다. 1969년, 버즈 올드린 등이 달에 착륙한다. 지구인들은 열광에 빠진다. 하지만 달의 상황을 생중계하던 월터 크롱카이트는 21분 동안 신호가 멈출 것이라고 안내한다. 그렇게 잠시 TV중계화면이 끊긴다. 나사는 그 사이에 또 다른 비밀 임무를 수행한다.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선 이글이 내려앉은 달 표면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엄청난 인공 구조물 - 우주선 파편더미가 있었다. 아폴로 우주인들은 그곳에서 센티널이 갖고 있던 미확인 에너지원을 수거하여 지구로 가져온다. 이를 둘러싸고 엄청난 우주전쟁이 펼쳐지게 될 줄이야. 트랜스포머 1, 2편에서 늘씬한 애인을 옆에 거느리고 변신 로봇카와 함께 지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던 샘 윗윅키는 이번에도 지구를 지키기 위해 뛰고, 달리고, 구르고, 까분다.

음모론: 이야기의 시초


 

▶▶▶미국 나사 사이트에 가면 아폴로 계획과 관련된 엄청나게 방대한 사진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음모론자들은 그 사진들을 뒤지며 '새로운 음모론'을 창조해내고 있다. (여기)


아폴로 성공이후, 그리고 아폴로 계획이 중단된 이후 끊임없이 나온 음모론 중의 하나가  “정말로 지구인(아폴로)이 달에 갔을까?”이다. 소련과의 우주경쟁에서 졌다는 것을 보여주기 싫어 엄청난 대국민 사기극을 펼쳤다는 것이다. 그들은 결코 지구 대기선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잘 꾸민 세트장에서 TV쇼를 했다는 것이다. (▶달착륙음모론관련 다큐 리뷰) 그런데 이런 음모론은 다양하거나 진화한다. 아폴로가 달에 착륙했을 때 우주인들이 목격한 것은 지구인이 만들었다고는 결코 생각할 수 없는 엄청난 구조물 혹은 외계생물체나 그 흔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사, 즉 미국 정부는 무슨 이유인지 이를 철저하게 여태껏 은폐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사가나 덜떨어진 음모론 추종자는 귀가 솔깃할 수밖에. 그런데 마이클 베어 감독은 이번에 그 음모론을 적절히 차용한다. 게다가 추가로 이런 스핀오프도 제공한다. 그 때 가져온 우주비밀 물체를 소련은 에너지원으로 파악하였고 체르노빌에서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게 폭발했다는 것이다. (달 음모론에 체르노빌이 결합한 특이한 케이스이다)


3D: 마이클 베이도 한다


<아마겟돈> 같은 SF를 만든 마이클 베이는 제임스 카메론이나 죠지 루카스와는 또 다르다. 그는 기술,IT신봉자는 아니란 셈이다. 여전히 아날로그 스타일의 폭파 특수효과를 더 선호하는 영화인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대세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게다가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이 옆에서 계속 3D를 하라고 부추기고, 추천하고, 훈수 두고, 압력을 넣었기에  3편은 3D로 만들게 되었다. 영화에 있어 3D는 여전히 진보, 진화,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술영역이긴 하지만 이미 적잖은 영화팬들은 이 방식에 피로감을 느끼고 불만을 느낀다. “왜 3D는 더 비싼가?”처럼. 그럼에도 마이클 베이는 감히 3D로 만든다. 100년 넘게 평면 동영상에 익숙한 영화팬들로서는 잘 달리던 자동차가 뱅글뱅글 구르더니 로봇으로 착착 변하는 것을 굳이 3D로 볼 필요가 있을까. 도심 한복판에 우뚝 솟은 초고층 건물이 기울어지더니 ‘뚝’ 부러지는 광경을 3D로 본다고 특별히 다를까.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이 대서양에서 딱 두 동강이 나더니 배의 앞부분이 하늘로 한번 치솟았다가 시커먼 바다 위로 떨어질 때, 그게 관객들 방향일 때 ‘3D 효과’는 극도의 충격감을 줄 것이다. 그런데 단지 그런 장면 때문에 2시간, 3시간 넘게 특수(?)안경을 쓰고 있으라고? 그래도 1년에 한두 편 3D영화를 볼 사람이라면 견딜만하다. 한 달에 한두 편 3D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사람이라면 “지겹다. 지루하다. 피곤하다”라는 불만의 소리가 나오는 것이 당연할 터이고 말이다.


911 엔터테인먼트: 무너지는 빌딩에서 살아남기

▶▶▶ 911 당시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뛰어내린 사람은 'The Falling Man'으로 불린다. 200명 이상이나 된단다. 가장 유명한 사진은 AP소속 리처드 드류가 찍은 사진이다. (관련사이트)

2001년 9월 11일. 오사마 빈 라덴의 행동대원들이 민항기를 납치하여 뉴욕의 쌍둥이 빌딩을 처박는다. 실시간으로 TV생중계된 이 지옥같은 광경은 ‘미국 아동교육계’에 한동안 연구과제였다. 사람이 평화롭게 근무하는 초고층 빌딩에 비행기가 들이받고 무너져 내리는 생지옥. 당시 비행기에는 수백 톤의 항공유가 적재되어있었고 이게 폭발하면서 수천 도의 고온이 발생하여 철근 콘크리트 초고층 빌딩이 엿가락처럼 녹아내린다. 처음 본 아이들은 충격을 받고 울부짖겠지만 10년 동안 잊을만하면 계속 그 영상이 계속 재생되면서 그런 공격적/충격적/비정상적 영상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면역이 생기고, 무덤덤해진다는 것이다. 빌딩이 무너지고 사람이 불타죽는 것도 그냥 게임 속 영상일 뿐이란 것이다. 아마 911 이후 한동안 그런 영상뿐만 아니라 몇 장의 사진에도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불타는 빌딩. 사무실. 빌딩 벽에 붙어서 살려달라고 소리치다가 뜨거운 불기운을 못 견뎌 그냥 떨어져 내리는 사람들. 머리를 아래방향으로 수십 층 높이에서 자유낙하하는 사람들. 그들은 그 순간 무슨 생각하고 있을까. 미국 공중파TV에서는 그런 화면을 조심스럽게 사용한다. 심연의 공포를 다시 끄집어내는 불온한 시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마이클 베이는 자신의 나라 도심 한가운데에서 일어나는 그라운드제로 상황을 천연덕스럽게 재현해낸다. 장소는 뉴욕이 아니라 시카고이다. 시카고는 현 오바마 대통령의 상원의원시절 지역구이다. 마이클 베이는 맘먹고 시카고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알 카에다의 공격도, 소련군의 침공도 아니다. 외계인(나쁜 디셉티콘)의 침공이다. 마이클 베이는 이 영화에 대해 ‘도심에서 일어나는 블랙호크다운’이라고 표현했다. 맞는 것 같다. 시카고 빌딩 몇 개쯤이야 그냥 부셔버린다. 마치 애들이 높이 쌓아올린 레고 블록의 중간부분을 간단히 땡강 부러뜨리고는 “와, 신난다.”라며 환호지르듯이. 그럼 그 무너진 빌딩 속에 아직은 살아있는 개미 같은 인간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아등바등될 것이다. 무서운 현실이 재미난 엔터테인먼트가 되는 순간이다.

메간 폭스 OUT, 로지 헌팅턴 휘틀리 IN



사실 <트랜스포머>가 처음 나왔을 땐 샤이아 라보프만큼 메간 폭스도 누군지 몰랐다. 영화의 엄청난 흥행성공과 함께 두 사람은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메간 폭스는 이번 3편에 등장하지 않는다. 외신이 전하기로는 메간 폭스의 발언 때문이라고. 영화를 온통 폭발시키는 에너지 넘치는 마이클 베이 감독에 대해 폭스 양은 “감독은 히틀러처럼 무대를 휘젓는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단다. ‘히틀러-나찌 표현’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곳에서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는 곧바로 메간 폭스를 퇴출시켰다.(▶참조)  이건 현대사와 밀착된 서구인 공동의 역사기억과 개인의 명예에 대한 서구적 관점의 문제이다. 메간 폭스를 내쫓았다고 스필버그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얼핏 보니 오히려 한국 인터넷에선 스필버그가 유태인이어서라며 이 발언에 관대하거나 왜곡하고 있다. 아마도 여자가 예쁘거나 섹시하면 과거는 물론 I.Q.까지 다 용서되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마이클 베이와 스필버그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마이클 베이는 스필버그가 시켜서 그랬을 뿐이라고 말한다) 지구를 두 번이나 구한 액션 히어로 샘 윗윅키의 새 애인 칼리 역으로 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나온다. (▶참조)빅토리아 시크릿 모델답게 엄청난 포스를 뿜어내는 칼리를 두고 오토봇이 한 마디한다. 샘이 또 퇴짜 맞으면 어쩌지? 그러자 회심의 일격. “갠(메간 폭스) 왕싸가지였어” 그렇게 메간 폭스는 ‘싸가지’라는 엑스 걸프렌드로 흔적이 남는다. 물론 영화 홍보자료에는 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메간 폭스만큼 끝내주는 연기를 펼친다고 하지만 뻣뻣하고 밋밋하고 밍숭맹숭하다. 연기도, 몸매도, 노출도.




하스브로 장난감로봇



요즘 아이들은 파워레인저 정글킹을 좋아하지만 트랜스포머는 정통의  인기 장난감이다. 미국 하스브로 제품이다. 하스브로는 미국 나스닥 상장업체이다. 1923년에 세워진 이 장난감 회사의 캐릭터로는 영화 <토이 스토리>에도 등장하는 감자아저씨(Potato Head), ‘한류스타’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지아 조>의 액션 피규어 등이다. 물론 변신합체로봇 개념은 트랜스포머 이전에도 있었다. 이른바 일본의 특촬물에 많이 등장한다. 트랜스포머의 원조도 이 계통이다. 하스브로는 판권을 인수하여 미국식으로 개조하여 장난감을 만들었다. 그리고 장난감 판매를 늘리기 위해 만화출판사와 손잡고 코믹북을 낸다. 나중엔 TV애니메이션으로, 실사영화로, 3D물로 만들어내고 있다. <스타워즈>의 광선검과 비교하면 하스브로 장난감은 더 크고, 더 다양하고, 더 정교하고, 더 멋있다. 물론, 더 비쌀 테고 말이다.

이 영화는 킬링타임용 무비입니다


아니, 마이클 베이 영화에서 지구환경문제를 생각하거나, 외계인-인류의 공존번영을 도모해본단 말인가. 그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대한 과도한 책임추궁이다. 2시간 34분 동안 입 닥치고 3D 안경 쓰고 재밌게 보면 된다. 신나면 됐지 뭘? 3D안경이 불편하다고? 그게 유일한 불만이야? 그런거야? 그럴 줄 알고 2D 버전도 준비되었단다. 헐~  (박재환, 201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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