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영화(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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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야] 선수들의 작업 (임애화 (林愛華) 감독 十二夜 Twelve Nights 2000)
(박재환 2003.1.2.) 이전에 신문 연재만화 중에 "love is……."라는 귀여운 한 컷짜리 작품이 있었다. 앙증맞게 생긴 조그만 남녀 애가 (아마 발가벗은 모습이었을 것이다) 귀여운 포즈를 취하고 있고 밑에는 love is.(사랑은 ~~이다)라고 한줄 감동적인 글이 쓰여 있었다. 십이야> 영화를 보면서 그 만화가 떠올랐다. 십이야>는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그것도 여자-의 심리상태를 보여준다. 여자의 시각에서라고? 그렇다. 이 영화는 한 남자에게서 헤어나질 못하는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자는 수동적이라고? 그렇지 않다. 이 여자도 이미 다른 남자를 사귄 적이 있다. 그럼, 일단 거리에 나가보면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 중에, 어떤 콩깍지가 씌어, ‘필연’이 되어버린 사랑에 절망하게..
2008.03.05 -
[쌍룡회] 깔깔깔 낄낄낄 우하하하하하 (임영동&서극 감독, Twin Dragons 1992)
(1999년 작성 리뷰) ‘쌍룡회’는 성룡 출연작 중 재미로 따지자면 상위권에 맴도는 그런 영화이다. 줄곧 보면서 미친 듯이 웃어댔으니 말이다. 아, 성룡은 이제 이렇게 방방 뛰고 정신없이 웃긴 영화를 만들기에는 너무 늙어버린 모양이다. 너무너무 아쉽다. 이 영화 다 끝나고 기대했던 NG장면은 없었다. 성룡영화 중에 이런 것도 있었나? 아님 비디오 출시할 때 빼버렸나? 여하튼 영화 끝 자막 오를 때 이름이 한참이나 올라가는데 홍콩영화감독협회모임이라도 있었던지 이 영화제작에 참여한 감독들 이름이 쭈욱 올라가는데, 수십 명의 명단이 올라갔다. 그들이 이름이 왜 올랐을까? 그 답은 쉽게 구했다. 작년에 출간된 성룡의 자서전(성룡은 ‘문맹’으로 알려졌는데 --;) 我是誰 成龍自述 (上海人民出版社발행>)의 후반..
2008.03.05 -
[색정남녀] 한 예술하고픈 홍콩 영화감독 (나지량 이동승 감독 色情男女 Viva Erotica,1996)
(2019.6.18) 이 영화에 대한 감상문을 두 번 썼었네요. 한 때 홍콩영화 최전성시대 끝물의 비애가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박재환 2000.3.17.) (**2000년 국내극장개봉 리뷰**) 홍콩 인구는 600만 명 정도이며 해마다 만들어지는 영화는 100편 이상이나 된다. 물론 이들 영화 대부분은 한국 영화팬들이 짐작하는 대로 쓰레기 아니면 킬링 타임용 3류 영화들이다. 그러니 그런 틈바구니 속에서 왕가위나 관금붕, 아니면 프루트 챈(진과) 같은 감독의 작품이 살아서 한국에까지 소개된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물론 홍콩영화는 한국영화와 비교하면 훨씬 국제적이며, 영화산업 자체도 훨씬 체계적이다. 어떻게 저런 영화가 만들어지고 팔려나갈까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확고한 스타 시스템, 분명한 시..
2008.03.05 -
[살지연/살지련] 그녀는 이미 죽었어! 죽었다고… (杀之恋 Fatal Love,1988)
장국영이 1988년에 출연한 작품이다. 그의 나이 서른 셋. 아직은 동안(童顔)을 간직하고 있고, 귀여운 면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물론 이 영화도 황백명이 제작을 했다. 당시의 홍콩 영화의 경향을 알 수 있는 전형적인 스타일의 영화이다. 사실 장국영이라는 스타가 있었기에 그럭저럭 졸작소리는 면했지 보고나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늦은 밤, 장국영이 으슥한 도로에서 차를 몰고 있다. 라디오에서는 시시껄렁한 귀신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럼 귀신을 직접 본 사람의 전화를 받아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쩌구저쩌구….” 이때 장국영의 차 앞으로 뭔가 하얀 것이 휙 스쳐지나간다. 놀란 장국영은 차를 세우고는 차 주위를 살핀다. 분명히 누군가 차에 친 것 같았는데. 장국영은 무서운 생각에 다시 차를 ..
2008.03.05 -
[소림축구] 주성치, 축구화를 신다 (주성치 감독 少林足球 Shaolin Soccer , 2001)
(박재환 2002.2.7.) 축구를 중국어로는 '足球'라고 한다. 우리나라 예비역들이 좋아하는 '족구'와 혼돈하지 마시길... (2001년) 7월 홍콩에서 개봉되어 6천만 홍콩달러를 벌어들여 올해 최고의 흥행기록 작으로 기록된 작품이 바로 주성치 감독, 주연의 소림족구>라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제작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고 개봉 후에도 줄곧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올해 유난히 헐리우드 블록버스트의 공세가 극심했음에도 이 영화가 웬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트를 무릎 꿇게 만들었다. '엄청난 영화?' 주성치 영화이니 그다지 기대하지 않아도 되지만, 또한 주성치 영화이니까 기대할 만도 한 것이 사실이다. 주성치는 홍콩영화의 한 아이콘으로서 복잡한 평가를 받고 있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키노>..
2008.03.05 -
[정이건 장백지의 도신] 유진위 감독의 무한부활 (유진위 감독 無限復活 Second Time Around 2001)
(박재환 2003.9.26.) 유진위 감독의 무한부활>이 우리나라에 정이건, 장백지의 도신>이라는 제목으로 은근설쩍 비디오로 출시되었다. 굉장히 반가운 영화임에 분명하다. 유진위라는 인물부터 소개하자면 한때 홍콩영화계의 컬트마스터로 추앙받던 인물이다. “유진위 없이는 주성치도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작품은 홍콩영화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가 주성치와 손잡고 만든 서유기>나 회혼야>(홍콩 레옹) 말고도 내세울 작품은 너무 많다. 게다가 1992년 왕가위 감독과 택동영화사를 설립하고 만든 동성서취>는 동사서독>과 함께 홍콩영화팬에게는 두고두고 회자될 걸작 코미디이다. 유진위 감독은 시나리오 쓸 때는 기안 (技安)이라는 필명을 사용한다. (유진위의 정말 걸작을 만나고 싶다면 블랙로즈>..
2008.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