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영화(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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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락원] 모델들의 귀신놀이 (유위강 감독 咒樂園 The Park 2003)
(박재환 2004.2.18.) 요즘 가장 주목받는 홍콩 영화감독이라면 아마도 유위강일 것 같다. 촬영감독으로 출발하여 왕정 사단의 일원으로 수많은 '香港的'영화를 대량생산해내던 유위강 감독은 최근 [무간도]시리즈를 내놓으며 일약 홍콩영화계의 슈퍼스타가 되었다. 그가 복잡하게 꼬인 [무간도] 속편을 잇달아 만들면서 언제 여력이 남았는지 그 와중에 영화 한 편을 더 만들었으니 바로 [주락원]이라는 호러 물이다. 그것도 그냥 호러 물이 아니라 홍콩에서는 오랜만에 만나는 3D입체영화이다. 그러니까 셀룰로이드를 댄 안경을 써야만 제대로 볼 수 있는 깜짝 영화이다. 홍콩에서의 입체영화의 역사는 자료가 없어 알 수 없으나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그다지 영화팬의 관심을 끌만한 영화기술은 아니었다. 내가 기억하는 홍콩 입..
2019.08.06 -
[천약유정] 이 영화가 그 영화가 아닌가벼.. (두기봉 척기의 감독, 沙灘仔與周師奶 Royal Scoundrel 1991)
(박재환 1999.9.9.) 먼저 영화제목부터 설명. 우리나라 비디오 출시제목인 ‘천약유정’(天若有情)과 관련된 영화는 많다. 이 영화의 영어제목의 ‘Scoundrel’은 ‘악당, 무뢰한’이라는 뜻이다. 홍콩 원제목은 사탄자와 주사내(沙灘仔與周師奶)>이다. 홍콩에서 큰 성공을 거둔 89년도 작품 천약유정(Moment of Romance)>은 은행강도 유덕화가 오천련을 인질로 붙잡으면서 둘은 사랑하게 되고 나중에 유덕화는 가스통에 얻어터지는 등 비참하게 죽는 비장미 철철 넘치는 영화였다. 그 영화의 감독은 진목승이었다. 두기봉은 그 영화의 監製(프로듀서)를 맡았었다.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될 때의 제목은 天長地久>로 바뀌어 개봉되었다. 그런데 실제 홍콩에는 오리지널 천장지구>라는 영화가 따로 있었다. 19..
2019.08.06 -
[로즈] 주윤발과 장만옥의 눈물의 멜로드라마 (양범 감독 玫瑰的故事 Lost Romance Story of Rose 1985)
(박재환 1999/8/4) 홍콩출신 배우 중에 외국에서도 변함없이 그들 이름값을 하는 배우는 성룡, 이연걸, 주윤발, 홍금보, 장만옥, 양자경 등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미국인들에게 있어서는 이소룡 말고는 특별히 관심 갖고 지켜보는 배우가 없다. 근래 들어 성룡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말이다. 주윤발은 리플레이스먼트 킬러>와 커럽터> 등 이미 두 편으로 미국시장을 탐색해 보고 있지만 아직은 그다지 신통찮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미국 영화제작자 입장에선 미국 시장만이 아니라 특정지역의 시장을 노리고 (중국, 동남아, 혹은 미국내 차이나타운 같은 식으로) 주윤발의 상품성을 계속 키우고 있다.주윤발이 최근 조디 포스터와 공연한 안나와 왕>이란 영화에서의 개런티는 미화 500만 달러 정도에 이른다..
2019.08.04 -
[천장지구] 아! 덕화 오빠 (진목승 감독 天若有情 A Moment of Romance 1990)
(박재환 2005.4.28.) 세월이 흘러 중화권 스타들도 명멸을 거듭했다. 주윤발이 한국에서 '"사랑해요 밀키스"라며 음료수 CF를 찍은 것을 비롯하여 유덕화, 장국영, 왕조현 등 홍콩 아이돌 스타들이 줄줄이 한국에서 광고를 찍었다는 사실도 이제는 전설 속의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그런데 내 나이 또래의 사람이 기억하는 '최고의 홍콩영화 전성기'는 이른바 쇼 브라더스의 무협물이나 이소룡 영화, 혹은 명절 때마다 찾아오던 성룡 영화는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홍콩 느와르'라는 딱지를 달고 들어오던 영화들이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작품은 바로 유덕화의 [천장지구]가 아닐까 싶다. [천장지구]를 통해 한 시절을 풍미한 홍콩영화를 돌이켜본다. 자료에 보니 [천장지구]는 지난 1990년 1..
2019.08.03 -
[스피드 4초] 사격왕, 연쇄경찰살인마 장국영 (鎗王,2000)
(박재환 2004.1.12.) 작년(03년) 4월, 홍콩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中環文華東方酒店) 24층에서 차갑고 딱딱한 아스팔트 도로 위로 뛰어내려 삶을 마감한 장국영이 죽기 3년 전에 찍은 (창왕)란 작품은 그를 아끼는 팬들에겐 정말 끔찍한 영화라 아니할 수 없다. 스스로의 고뇌를 견디다 못해 극한적 행동에 나서는 극중 주인공의 연기는 에서의 장국영보다 더 가슴이 아프다. 영화의 원제목은 이며 영어 제목은 ‘더블 탭’, 혹은 ‘CONFUSION OF MIND’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라는 타이틀로 비디오로 출시되긴 하였다. 이 영화의 제작자 이동승과 감독 나지량은 장국영과 함께 이미 를 만든 적이 있다. (그리고 장국영의 유작 도 함께 작업했다.) ‘더블 탭’이란 사격대회에서 일반인은 거의 인지할 수 ..
2019.07.25 -
[성월동화2] 장국영의 오키나와 랑데뷰 (진가상 감독 戀戰沖繩 2000)
장국영 영화 중 이런 영화가 있다. (연전충승). ‘충승’(沖繩)은 일본 열도 남쪽 저~ 밑에 있는 그림 같은 섬 ‘오키나와’이다. 제목을 보자면 ‘오키나와에서의 사랑전쟁’이다.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장국영과 몇몇이 오키나와까지 가서 와당탕탕 소동을 펼치고 우여곡절 끝에 진정한 사랑을 확인한다는 그런 내용이리라. 누가 나오나. 장국영과 함께 왕비(왕페이), 양가휘가 나오고, 일본에서 찍으니 일본배우도 나온다. 기대된다. 감독은 진가상 감독이다. 사실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하다. 장국영은 2003년 4월 1일 홍콩의 한 호텔에서 뛰어나 삶을 마감했다. 죽기 몇 해 전까지 그가 출연했던 영화는(홍콩개봉일 중심) (99.4.1), (99.10.14), (2000 .5.27), (20..
2009.08.11 -
[邵氏影視帝國] 쇼 브라더스 영화 연구
지난 2003년 여름에 열렸던 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흥미로운 회고전이 포함되었었다. 바로 쇼브라더스 회고전이다. 1960~70년대 홍콩, 한국, 동남아를 풍미했던 쇼 브라더스의 영화들이 상영된 것이다. 그해 상영된 영화는 호금전 감독의 , 장철 감독의 , 등이었다. 올드 팬들의 열광적이 성원에 힘입어 이듬해 회고전이 한번더 열렸다. , , , , 등이 상영되었다. 쇼 브라더스 영화는 이제 국내에서는 스펙트럼에서 나오는 DVD로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쇼브라더스 영화는 우리들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었다.쇼 브라더스는 1920년대부터 영화사업을 하던 소(邵)씨 집안의 영화사이다. 원래 1925년 6월 소씨 형제의 '천일영화사'(天一影片公司)가 시발이다. 당시 큰형 ..
2009.06.03 -
[소림목인방/소림목인항] 성룡이 나오는 소림사 영화 (진지화 감독 少林木人巷 1976)
[소림목인방]이라는 영화는 1976년에 만들어진 홍콩영화이다. 주인공은 이소룡이나 이연걸이 아니라 성룡이다. 성룡이 과 (사형조수)로 인기 끌기 전에 출연했던 많은 영화들 중의 하나이다. 이 영화는 성룡 팬들에게나, 홍콩 액션영화 마니아에게는 공부할게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순전히 '소림사'에 대한 공부이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엔 [소림목인방]으로 소개된 이 영화의 홍콩 제목은 (少林木人巷, 감독:陈志华)이다. ‘항’(巷)은 골목을 이야기한다. ‘더러운 거리’를 일컫는 ‘누항’(陋巷)처럼 말이다. 영화에선 이게 단순한 골목, 길목이라기보다는 좁다란 통로, 복도를 의미한다. 영화에서의 구체적인 의미는 소림사에 있는 목인들의 길목이다. 영화들어가기 전에 ‘목인항’(목인방)부터 소개한다. 최종관문 = 소림..
2008.12.12 -
[쓰리, 몬스터 - 홍콩 편 덤플링즈] 젊음의 묘약
[Reviewed by 박재환 2004-8-27 한국에서는 2002년 여름에 개봉된 [쓰리](三更)는 한국, 홍콩, 태국의 재능 있는 감독들이 만든 단편 옴니버스 물이다. 영화의 컨셉은 아시아 영화인들이 대동단결하자는 취지 아래 각 나라의 개성 있는 호러작품을 모아 보자는 것이었다. 홍콩 편은 [첨밀밀]의 진가신 감독이 그 동안 연기력과는 별로 상관이 없어 보이던 여명을 캐스팅 하여 [고잉 홈]을 만들었다. 여명은 이 영화에로 대만 금마장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연기세계에 대전환을 맞았다. [쓰리]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자 그 속편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이번에는 태국이 빠지고 아시아 영화계에서 가장 돈 많은, 그리고 시스템적으로 가장 발달한 일본이 참여했다. 한국의 박찬욱 감독, 일..
2008.04.20 -
[실업생] 장국영, 진백강의 ‘방황하는 청춘’ (곽요량 감독 失業生 1981)
영화배우로서의 장국영의 연기세계는 어느 정도 스펙트럼을 가졌을까. , 등 한 시절 한국 영화팬들의 감성을 휘어잡았던 영화들과 함께 왕가위 감독의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우리나라 영화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는 열 세 살 때 영국으로 유학갔었고, 홍콩으로 돌아와서는 말 많고 탈 많은 홍콩연예계에 눌러앉았다. 그가 별로 인기를 못 얻은 음반들을 내놓던 20대 초반에 몇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장국영의 초창기 영화 중 몇 편이 눈에 띤다. 장국영은 1980년에 라는 영화로 청춘우상으로 우뚝 선다. 그런데 그보다 조금 전, 1978년에 과 이란 영화에 나온 걸로 되어 있다. (Erotic Dreams of Red Chamber)은 중국 걸작고전소설 의 패러디(?) ..
2008.04.17 -
[식신] 주성치 영화 (이력지 주성치 감독 食神 God Of Cookery 1996)
(박재환 2002.11.4.) 주성치 팬들이 가장 주성치다운 영화라고 공인한 작품이 바로 식신>이다. 게다가 한 예술하는 홍콩영화에 열광하던 고급영화팬들이 발을 잠깐 돌려 "나도 이런 영화 좋아한다"라며 기꺼이 손을 들어주는 주성치영화가 바로 이 식신>이기도 하다. 세속과 단아함을 오고가며 대중적 인기와 컬트적 숭배의 대상이 되어버린 주성치의 대표작 식신>. 볼 때는 즐겁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며, 보고나서는 감동 받았던 것 같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했던 것 같은 복잡미묘한 느낌을 안겨주는 주성치의 대표작 식신>. '주성치' 태그의 글 목록 www.kinocine.com식신>은 홍콩최고의 요리사로서 부와 명성을 동시에 누리던 요리대왕 주성치가 정상에서 갖기 쉬운 교만함과 안하무인적 태도로 한 순간에 나락..
2008.04.17 -
[성항기병] 홍콩 느와르의 숨은 걸작 ( 맥당웅 감독 省港旗兵/Long Arm Of The Law,1984)
* 오래전(1998.8.15.) 썼던 글을 겨우 찾아내 그냥 올린다. 기회 되면 다시 보고 고쳐 쓰고 싶다 * 비디오 더미에서 건진 깜짝 놀랄 영화 한 편. 이 영화는 오우삼 감독이 (1986)으로 홍콩영화계의 트렌드를 완전히 바꾸어 놓기 2년 전에 발표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홍콩느와르의 대표작 중의 하나로 평가받을 만한 작품이다. 홍콩 느와르란, 사실주의와는 전혀 관계없는 ‘멋’과 ‘폼’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총질, 시거, 선글라스, 주윤발만으로 이해하면 큰 오산이다. 이 영화에선 주윤발 없이도, 오우삼 없이도 충분히 멋있고, 긴장감이 넘쳐난다. 그리고 마지막 20여 분 휘몰아치듯이 전개되는 미로 속 추격전과 좁은 주택 안에서의 총격전 장면은 의 마지막 장면에서 뤽 베송이 충분히 베껴 먹은 것 같..
2008.04.17 -
[천왕지왕2000] 주성치, 왕정, 그리고, 장가휘.. (왕정 감독 千王之王2000 The Tricky Master 1999)
지난주에 이 영화가 DVD로 출시되었다. 주성치 팬이라면 참고하시길. (표준어 더빙과 함께 주성치의 광동어 버전도 감상할 수 있다. 주성치 영화에 대해선 유독 북경화 더빙에 불만이 많으니..)이 영화는 1999년 여름에 홍콩에서 촬영되었다. 서기 이후 몇몇 대만 여배우들이 왕정(王晶) 감독 집단에 의해 홍콩으로 스카웃 되었다. 그 중에 한 명이 바로 임희뢰이다. 홍콩영화가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그 시절 왕정은 당시 최고의 카드 '주성치'의 뒤를 이을 톱스타를 키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고 마침내 ‘장가휘’를 캐스팅하여 주성치와 함께 폭소탄을 만들었다. (별로 웃기진 않는다) 콧수염 기른 뚱보 사깃꾼 '패러디'로 나온 사람이 바로 이 영화의 감독이자, 홍콩영화의 기둥인 왕정이다. 그는 많은 영화에서 ..
2008.04.13 -
[슬로우 페이드] 알 수 없는 삶
[Reviewed by 박재환 2001-9-10] 한때 젊은 영화 팬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홍콩 영화는 다분히 '왕가위'적 스타일의 영화였다. 좀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두가풍(크리스토퍼 도일)의 카메라와 장숙평의 미술(의상과 세트 포함)이 결합한 흔들리는 화면, 건너뛰는 편집이 만들어낸 알맹이가 그다지 없는 드라마 양식이다. '남과 여'의 러브 스토리를 다루면서 한없이 무거운 인생을 한없이 가벼운 멋에 실어 나르는 방식이다. 그러한 왕가위 스타일의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도 만들어졌지만 청출어람이라고할 작품을 아직 만나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홍콩에서는 '왕정' 스타일까지 침투하여 곧잘 관객을 찾았다. 물론, 이들 영화가 영화 미학적인 관점에서 논란이 있긴 하지만 MTV적 감수성을 가진 세대에게는 볼만한 것들이..
2008.04.05 -
[신 신조협려] 김용 무협, 영상으로… (여대위 감독, 九一 神雕俠侶 1991)
(박재환 1998.8.5.) 이 영화(비디오)의 정식제목은 (新神雕俠侶)이며, 홍콩에서의 제목은 였다. 그러니까 1991년 이 영화 만들어지기 전에 나온 ‘신조협려’가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는 이미 (적어도) 두 차례 만들어 졌었다. 첫 번째 작품은 1960년 홍콩의 이화(李化)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출연배우는 南紅, 江雪, 姜中平, 謝賢 이고, 두 번째 작품은 1982년에 만들어진 쇼브러더스 영화이다. 장철(張徹)이 감독하고 부성(傅聲), 곽추(郭追)등이 출연한다. 물론, 이후 TV드라마로 수차례 리메이크된다. 유덕화가 자신의 영화사(天幕制作有限公司/ Team Work Prodution House Ltd.)를 설립하고 만든 첫 번째 작품인 바로 이다. 상당히 재미있다. 홍콩영화는 의외로 그 근원..
2008.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