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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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죄와 벌 (서호빈 감독 2013)
16일 밤 12시 30분, KBS 1TV에서 방송된 KBS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서호빈 감독의 2013년도 작품 ‘못’이 방송될 예정이다. ‘못’은 부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영화사 새삶’이 만든 독립영화로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서 상영된 작품이다. 한국독립영화답게 낯선 연기자들이 출연하여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를 전달한다. 영화는 시골 읍내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어느 고등학교 3학년의 겨울방학 바로 전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10대의 마지막방학을 앞두고 담임은 공자같은 잔소리를 한다. “실수는 되돌릴 수 있기 때문에 실수라는 거야. 하지만 실수를 감추면 더 이상 실수가 아니야. 분명히 나쁜 일이고 잘못된 일이다.“ 그다지 와 닿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세월이 조금만..
2015.06.17 -
[들개] 변요한-박정민 누가 ‘들개’인가 (KBS독립영화관 6/2)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날, 밤 12시 35분에 KBS 1TV에서 방송되는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아니 대한민국 극장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영화들이 주로 편성, 방영되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고 있으면 재기발랄한 인디영화계의 새 얼굴을 만나볼 수 있는 기쁨이 주어진다. 오늘 밤(2015.6.2) 방송되는 작품 ‘들개’도 그러한 발견의 기쁨이 있는 ‘독립영화’이다. ‘들개’는 작년 봄에 극장에서 개봉된 김정훈 감독의 작품이다. 독립영화답게 혼자서 각본과 편집까지 해치운다. ‘들개’는 두 주연배우의 케미가 폭발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정구(변요한)는 고등학생 시절 ‘과학적’ 사고를 친 전력이 있다. 꼴도 보기 싫은, 폭력적인 선생 하나를 응징하기 위해 사제폭탄을 터뜨려 ..
2015.06.02 -
[결정적 한방] 대한민국 판타지 정치드라마 (박중구 감독)
오늘 밤 자정을 지난 야심한 시간에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충무로에서는 잘 만들어지지 않는 장르에 속하는 ‘정치(적 소재를 다룬) 영화’가 한편 방송된다. 박중구 감독의 ‘결정적 한방’이라는 작품이다. 아마, 제목만 봤을 때는 ‘코미디’ 아니면 ‘케이프 무비’ 쯤으로 생각될 영화이다. 내용은 평생을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으로 몸 바친 4선 국회의원이 대한민국 장관이 되어, 부정부패비리로 얼룩진 대한민국을 순수한 열정 하나로 올바르게 만들어보려고 ‘용을 쓴다’는 내용이다. 그야말로 2015년 대한민국 상황에서 보자면 판타지 영화임에 분명하다. KBS사극 ‘정도전’에서 이성계 역을 맡아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중견배우 유동근은 이 영화에서 ‘시대가 원하는 정치인, 우리가 기다려왔던 신개념 장관’ 이한..
2015.04.22 -
[보호자] 랜섬 게임(유원상 감독 Guardian,2013)
어제 밤 KBS 1TV > 시간에는 보기에 따라 굉장히 잔인한 영화 ‘보호자’가 방송되었다. 영화 ‘보호자’는 유원상 감독의 2014년 작품이다. 평범한 가정의 초등학생 딸이 유괴되면서 그 가족이 겪는 불안과 공포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놀라운 것은 전화기 넘어 들러오는 유괴범의 요구사항이다. “딸을 무사히 돌려받고 싶으면 다른 아이를 유괴하라!”라는 것이다. 이제 자신의 딸을 되찾기 위해 아버지는 ‘옳고 그름’을 생각할 틈도 없이 극한의 선택에 내몰리게 된다. 아담한 꽃집을 운영하는 전모(김수현 분)는 아내와 딸, 아들과 함께 여느 가정처럼 행복하게 산다. 어느 날 학원에 갔어야 할 딸애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걸려오는 전화 한통. “당신 딸, 내가 데리고 있다.” 아버지는 꽃집을 하기 전에 소방..
2015.04.15 -
[이쁜 것들이 되어라] KAFA 독립영화 (한승훈 감독 2014)
어제 KBS 1TV > 시간에는 한승훈 감독의 ‘이쁜 것들이 되어라’가 방송되었다. 이 영화 독립영화 맞다. 작년 이맘 때 KAFA(한국영화아카데미)작품으로 ‘들개’(김정훈 감독), ‘보호자’(유원상 감독)와 함께 기자시사회를 갖고 영화 팬을 찾았었다. ‘이쁜 것들이 되어라’는 사랑스런 작품이다. 남자주인공 한정도(정겨운 분)는 한 마디로 ‘찌질하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위인이다. 비록 서울대 법대를 나온 사시준비생이지만 말이다. 사연은 이렇다. 초등시절, ‘타이거 맘’의 표본이라고 할 엄마의 성화에 ‘공부, 공부, 또 공부’에 내몰린다. 물론, 주인공이 되돌아보는 회상 씬은 조금 다르다. 어린놈이지만 예쁘고, 섹시하고, 짧은 스커트에 가슴골 깊이 파인 과외선생님에 현혹되어 열심히 공부했을 뿐이고 다..
2015.04.15 -
[조난자들] 강원도 펜션 서스펜스 (노영석 감독 Intruders, 2013)
오늘(2015.3.17) 밤 12시 30분, KBS 1TV >시간에는 가슴이 오싹해지는 스릴러 영화 한편이 방송된다. 지난 2008년 독립영화 ‘낮술’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노영석 감독이 다시 한 번 제작/감독/각본/음악 등 혼자 재주를 다 부린 스릴러 ‘조난자들’이다. 이 영화에는 TV드라마 ‘미생’에서 얄미운 하 대리 역으로 얼굴이 알려진 전석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조난자들’은 한겨울, 눈 덮인 강원도 어느 산장(펜션)에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찾아온 한 남자가, 고립된 곳에서 전혀 반갑지 않은 인간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펼쳐지는 불쾌하고, 불안하며, 위험한 하룻밤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영시간 99분 내내 단 1초도 그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한 영화이다. 상진(전석호)은 ..
2015.03.17 -
[리뷰] 님아, 그 강을 '혼자' 건너지 마오 (진모영 감독,2014)
서로 사랑하여, 서로 인연이 되어 부부의 연을 맺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운명의 시간은 얼마나 될까. 백년해로(百年偕老)라고는 하지만 한 남자가 한 여자를, 한 여자가 한 남자를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하고, 같이 삶을 마무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문학적 수사일 뿐이리다. 그런데 최근 개봉된 영화 한 편이 블록버스터 공세 속에서 그야말로 아날로그적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바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독립영화이다.영화는 강원도 횡성군 산골마을에 사는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의 오순도순 백년해로극이다. 지난 2011년 KBS 인간극장에서 ‘백발의 연인’으로 소개된 커플-노부부이시다. 두 분의 러브스토리가 얼마나 리얼하냐면 실제 나이가 정확하지 않단다. 단지 두 분의 기억과 나중에 ..
2014.12.29 -
[레바논 감정] 지푸라기 인간 (정영헌 감독,2013)
작년(2013년) 전주국제영화에서 상영된 후 호평을 받고 곧바로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 참가하여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 있다. 정영헌 감독의 ‘레바논 감정’이란 독립영화이다. 충무로에서 조감독으로 현장실력을 다지고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나온 정 감독의 극영화 데뷔작이다. 영화제목 ‘레바논 감정’은 시인 최정례가 2005년에 발표한 시의 제목이다. 정 감독은 그 시를 읽고는 강한 영감을 받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렇게 자신의 데뷔작 제목으로 삼은 것이다. 영화 내용에 어울리는 멋진 제목이긴 하다. 남자, 여자와 만나다 어머니 기일을 맞아 헌우(최성호)는 납골당을 찾는다. 무슨 사연인지 몰라도 헌우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여전히 애통해한다. 비틀거리듯 초점 잃은 눈빛의 헌우는 선배의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된다. ..
2014.02.28 -
[청야] 1951년 1월 거창 겨울골짜기 (김재수 감독 2013)
몇 년 전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심각하게’ 토론회를 가졌을 만큼 용어정리/개념정립이 안 된 것이 있다. 바로 ‘일군의 독립영화들에 대한 명칭문제’이다. ‘독립영화’란 것이 ‘충무로 거대자본의 스튜디오에 종속되지 않은 저예산영화’를 일컫는 말이긴 한데 딱 들어맞는 말은 아니다. 수입영화의 경우 예술영화, 인디영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요즘와서는 ‘다양성영화’라는 말이 더 많이 쓰인다. 여하튼, 송강호가 나오고 CJ가 만든 영화가 아닌, 지루한 영화, 혹은 감독이 생업(?)을 포기하고 뭔가 주제의식을 전하려 6밀리 카메라로 고생하며 찍은 의식 있는 영화를 일컫는다. 아닐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다! 최근 나온 이런 영화들은 주로 정치적이거나 논쟁 지향적이다.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 1985’나, ‘천안함 프로젝트’..
2013.12.26 -
[에일리언 비키니] ‘인디’ 영화감독의 자격 (오영두 감독 Invasion of Alien Bikini , 2010)
KBS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는 적어도 중년 남성들에게 삶의 활기를 되살리는 공익성격의 프로그램이다. 그 동안 수많은 ‘회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은 남자의 도전은? 합창단일 수도 있고, 전투기를 몰아보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작년에 방송된 것 중 흥미로운 것의 하나는 ‘영화배우가 되어보는 것’이었다. 10월 3일부터 2주 연속으로 방송된 > 코너에 포함된 것이었다. 개그맨 이경규, 가수 김태원 등 남격 멤버들이 초심으로 돌아가서 웃고 울리는 것이었다. 지금은 ‘불미스런 일’로 방송에서 빠진 김성민은 초심 편에서 재미있는 역할을 맡는다. 촬영 중인 한 독립영화의 단역배우로 출연하는 것이다. ‘봉창’ 김성민은 의 세 번째 작품 에 출연한 적이 있지만 여전히 영화배우보다는 ..
2011.08.19 -
[워낭소리] 다양성영화의 미래
워낭소리 전에 대만 출신의 영화감독 이안에게 베니스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겨준 영화 은 미국 와이오밍 주의 두 카우보이의 우정과 사랑(?)을 담은 퀴어 무비이다. 동성애 주제의 영화는 미국에서도 여전히 비주류 취급을 받는다. 당연히 흥행에서도 별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래서 이런 영화가 만들어질 때는 으레 ‘인디영화나 아트하우드 계열’영화로 ‘다른’ 대접을 받는다. 배우들도 자신이 평소 받던 개런티보다 대폭 할인된 출연료를 받고, 배급(극장개봉)도 제한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안 감독의 힘인지 미국사회가 바뀌었는지 은 전 세계적으로 1억 6천만 달러라는 빅히트를 기록했다. 아트하우스 영화가 이렇게 대박나는 것은 극히 드문 케이스이다. 기대하기 힘들었던 상업적 성공으로 해프닝이..
2009.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