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리뷰] 목소리, ‘선유도에서 생긴 일’ (김영제 감독 단편)

2021. 7. 19. 11:04한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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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막을 내린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는 42개국에서 출품된 257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이 중 장편은 94편, 단편 114편, VR영화가 49편이다. 단편영화는 몇 편씩 묶어서 함께 상영된다. 김영제 감독의 [목소리]는 ‘판타스틱단편걸작선3’으로 묶여 상영되었다. 런닝타임 29분의 [목소리]는 학폭, 따돌림, 성폭력의 문제를 다룬다. 

 재연(이주영)은 학교 전담경찰관이다. 밤에 운동을 하다가 급박한 전화를 받는다. 여학생의 비명소리만 들리더니 끊기고 만다. 발신지 추적과 전화를 한 학생의 소재를 찾기 시작하지만 찾을 수가 없다. 다음날 실종된 학생 지수(최예빈)에 대한 행방추적이 시작된다. 학교 친구들을 탐문수사하고 학생과의 관계를 캐 묻다가 사라진 소녀 지수의 친구 주희(권영은)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남학생들은 주희가 허언증이 있다며 몰아세운다. 화장을 짙게 한 주희가 유튜브 앞에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재연은 지수의 행방을 찾아 선유도를 뒤진다. 

영화 [목소리]에서 보여주는 우리나라 고등학교 내 폭력의 문제는 그동안 많이 다뤄졌던 내용이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비슷하다. 가진 자(권력이든 돈이든)의 자제분과 그 학생을 중심으로 나대는 아이들의 못된 짓과 전횡은 보통의 학생들 사이에서는 주지의 사실. “선생님도 알고 있겠죠. 단지 모른 채 할 뿐.” 이들의 탈선이 도를 넘는 것은 보통 돌발사고 때문이다. 그러면서 캐릭터간의 긴장관계가 높아진다. 단편영화에서는 이런 모든 사고의 과정과 인물간의 긴장관계를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다. 

영화는 학교전담경찰 재연을 통해 사건을 추적하는 형식이다. 영화에서 재연은 경찰로서의 권능을 제한적으로 보여준다. 강력계의 민완형사가 아니라 풋풋해야할 청소년의 예상 가능한 학교 내 문제를 다룬다. 영화가 힘을 내는 지점은 주희의 등장이다. 아마도 학교에서는 지수에 비해 부차적 인물로 취급되던 주희는 의도적으로 비주얼적인 임팩트를 준다. 주희는 인터넷(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이라는 현실적인 방식을 통해 정의의 구현을 앞당긴다. [목소리]는 예빈의 목소리와 주희의 시각적 이미지가 짧은 단편 속에서 적절히 분산되어 강한 효과를 남긴다. 

재연을 연기한 이주영 배우는 모델 출신으로 [독전]에서 강인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드라마와 영화에 잇달아 출연하며 연기자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김영제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영화과 전문사로 시나리오를 전공했단다. 출연: 이주영(재연), 주희(권영은), 지수(최예빈), 김경장(장준현), 정민(설재환), 규현(권영찬), 경빈(이석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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