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월드4 종의 교배, 종의 충돌, 종의 미래

2012. 2. 23. 14:09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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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싸우면

시작은 600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과는 종이 다른 두 집단이 인간의 눈에 띄지 않는 지하세계에서 대를 이어가며 펼치는 혈투이다. <언더월드> 시리즈 전반을 관통하는 전설의 내용은 이렇다. 옛날에 역병이 나돌았고 죽거나 바이러스에 적응되거나 돌연변이가 된다. 불사의 힘을 가진 자의 두 아들 중 박쥐에게 물린 놈은 뱀파이어가 되어 밤이면 피를 찾아 돌아다니고, 늑대에게 물린 놈은 보름달이 떠오르는 날이면 하늘을 쳐다보며 구슬프게 울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두 종족은 서로를 절멸시키기 위해 잔혹한 전쟁을 이어간다. 케이트 베킨세일은? 이 멋진 여자에게는 뱀파이어 피가 흐른다. 세상에나! 그런 이야기를 4번째 우려먹는 셈이다. 여전히 화면은 어두 칙칙하고, 이야기는 덜컹대며, 두 집단의 아귀다툼은 끝없이 번복된다. 안보겠다고? 이번엔 3D야. 실감 나~ 그러니 보라구!!!

종의 교배, 종의 충돌, 종의 미래


<언더월드4- 어웨이크닝> 영화가 시작되면 전편의 이야기 흐름을 속성으로 압축하여 보여준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뱀파이어 전사 ‘셀렌’이 올 블랙 슈트 차림으로 칼을 휘두르고 총을 멋지게 쏘며 어떻게 늑대인간들을 무찌르는지. 이들은 인류(인간)가 아니다. 한쪽은 뱀파이어이고 또 한 쪽은 라이칸이라 불리는 늑대인간이다. 수백 년 동안 서로의 종을 ‘절단’내기 위해 싸워왔다. 피가 강을 이루고 시체로 산을 쌓는 잔인한 복수의 과정에서 서로 피가 섞이거나 종의 교배로 변종, 혼혈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이 그 싸움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인간에게는 뱀파이어도, 라이칸도 멸종시켜야할 지옥의 종족들이다. 인간의 무자비한 소탕작전 끝에 셀린은 사로잡히고 두 종족은 거의 전멸하게 된다. 12년의 세월이 흐른 뒤, 셀렌은 어느 연구소 실험실 냉동장치 속에서 해동되어 세상에 나오게 된다. 그 옛날 그녀가 쫓던 라이칸들은? 그의 연인이었던 ‘하이브리드’ 마이클 코빈은? 세상에.. 그들 사이에 난 딸 ‘이브’가 등장하고... 세월이 흐른 만큼 10배는 더 막강한 힘을 가진 라이칸 - 우버라이칸이 나타나서 셀린느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_월드 시리즈가 살아남는 법

언더월드는 유럽 중세시대 공포주의의 총화이다. 페스트라도 나돌면 인구의 절반이 죽던 그런 시절. 마녀나 흡혈귀의 전설이 살아있는 그런 시대의 공포 말이다. 살아남은 자는 공포를 이기는 비겁한 방식을 터득한다. 자신과 다른 존재에 대해 원초적인 두려움을 갖고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방어기제가 작동하게 된다. 마녀로 덧씌우거나 드라큘라에게 십자가를 들이대는 방식으로! 그런 사악한 존재와 싸우는 것이 퇴마사나 수사가 아니라 변종인간 그 자체라는 것이 이 영화의 묘미이다. 그러나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이야기의 확장과 캐릭터의 신규진입에는 한계를 갖게 되었다. <에일리언> 류의 모성본능과 <스피시즈> 류의 복제성장 개념은 이제는 다소 진부한 영화적 장치가 되었다. 그래서 아마도 감독은 이번 4편에서 ‘줄거리상의 진화’보다는 ‘영화기술적 혁신’을 시도한 모양이다. 이른바 3D로 말이다. 초대형 아이맥스 3D 버전으로 이 영화를 본다면 케이트 베킨세일의 화려한 액션과 미끈한 바디슈트에 동공이 ‘팝업’될 정도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제작자의 기대사항) 그런데 아직은 뱀파이어가 한 밤중에 높은 빌딩에서 우아하게 낙하하는 장면을 담기에는 충분한데 우버라이칸이 순식간에 달려드는 모습을 담기에는 3D카메라의 움직임이 역부족인 모양. 그다지 대박급 영화는 아닐 것 같은데 ‘기어이’ 4편까지, 3D까지 온 것으로 봐서는 베킨세일에게 반하든 라이칸의 전설에 매혹되든 어떤 이유가 있는 듯하다. 늘 똑같은 이야기인데 말이다. 그런데도 다음 편을 기약하며 영화는 끝난다. 허~참. 이왕이면 3D아이맥스로 보시길. 우와. 입장료가 14,000원이라니...  (박재환, 201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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