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3-26] 이 글은 이제는 폐간된 어떤 잡지에 썼던 글을 조금만 손봐 다시 올립니다. 어제 <무릎팍 도사>에 장서희가 출연했기에... ^^ *
[경자풍운] 장서희, 중국 혁명의 씨앗이 되다
서태희, 서안으로 몽진하다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중국(청)은 몰락의 길로 접어든다. 그 화려했던 역사를 밑천삼아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만 갔다. 이 몰락의 시대를 장식한 수많은 역사인물이 가운데 서태후만큼 유명한 악녀가 또 있을까. 의화단이 중국을 휩쓸고 제국주의 연합군들이 북경을 유린할 때 중국은 서태후의 손아귀에 놓여 있었다. 자신의 무한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당시 명목뿐이었던 광서제를 비틀어 매고 있었다. 의화단을 권력유지에 이용하려다가 결국 영국 프랑스 등 8개국 연합군을 북경까지 끌어들이게 되고 서태후는 그제서야 허둥지둥 자금성을 빠져나가 서안으로 도망간다. 그때가 1900년. 경자(庚子)년이다. 드라마는 바로 이때를 다루고 있다.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운 중국도 살아날 길은 있었다. 안으로 자강정책이 추진되었고 곳곳에서 공화주의 혁명의 기운이 꿈틀대고 있었다. 광서제는 서태후의 수렴청정을 벗어나서 이들 신진세력의 힘을 빌어보기도 했다. 빈으로 들어온 진비(珍妃)가 그나마 자신의 맘을 터놓을 수는 상대였다. 신지식과 신문물을 받아들이며 황제의 뜻을 펼 꿈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운명의 1900년, 팔국연합군이 북경에 진입하자 서태후는 광서제를 이끌고 서둘러 자금성을 빠져나간다. 그 와중에 태감을 시켜 눈에 가시였던 진비를 궁궐 우물 속으로 빠뜨려 죽인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광서제는 이후 정신적으로 붕궤되고 시름시름 앓다 죽고 만다. (▶관련글: 청나라 광서제는 암살되었나?)
드라마 내용: 서태후, 광서제, 혁명당
경극 스타 장서희
장서희는 [경자풍운]에서 두 가지 배역을 맡는다. 하나는 불우한 황제 광서제의 유일한 벗이었던 진비 역과 그녀를 쏙 빼닮은 경극 스타 사금 역이다. 극중에서는 곧잘 경극 분장을 하고 경극을 펼친다. [인어 아가씨]때의 아리영 실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드라마 마지막 회에서 장서희는 비장미가 철철 넘치는 최후를 보여준다. 장서희와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진연 역은 대만 출신의 정원창이 맡았다. [장난스런 키스] 등을 통해 한국에도 꽤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서태후 역을 맡아 소름끼치는 연기를 해낸 진사리(陳莎莉)는 대만의 국보급 배우로 수많은 영화와 TV드라마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괄괄한 성격의 한소운 역으로 출연한 배우는 서회옥도 대만 출신이다. [황제의 딸]로 스타덤에 오른 범빙빙은 손수배 (孫樹培) 감독에 대한 보은 차원으로 우정출연을 하였다. 이 영화에서 사공주 역으로 출연한 요형천(姚馨茜)은 벌써부터 ‘제2의 조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작발표회장에서의 정원창
서태후 역의 진사리
한류스타 장서희, 천당과 지옥을 오가다
장서희는 [인어 아가씨]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인어 아가씨]는 중국 최대방송사인 CCTV에서 지난 2년 사이에 4번이나 재방송 되었을만큼 인기가 높았다. 극중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등장하는 장서희의 매력에 중국 시청자로 푹 빠져든 것이다. 이 드라마의 인기 때문에 장서희는 쉽게 중국드라마 [경자풍운]에 캐스팅된다. 경자풍운의 감독은 [황제의 딸]로 유명한 대만출신의 손수배이다. 장서희는 지난 2005년 북경에서 거창한 제작발표회를 가지며 촬영에 들어갔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10억 원의 개런티를 받으며 한국배우로서는 최고의 개런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촬영이 끝나가면서 장서희에게 [경자풍운]은 악몽이 된다. 장서희 쪽 주장과 중국 제작진 쪽 주장은 극명하게 대립했다. 비싼 개런티를 들여 초청한 장서희가 다른 중화권 배우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특별대우를 받았으며 촬영 도중에 병을 핑계로 무단 귀국, 제작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후 장서희 측과 소송을 불사하겠다며 대립을 보였다. 중국 측 언론들은 그동안 한류스타에 쌓인 감정, 한국드라마 폭주에 대한 중국제작사들의 원한이 한꺼번에 폭발한 셈이다. 이 와중에 손수배 감독은 한국을 찾아 장서희 손을 들어주며 자신이 준비하는 [띠아오만 공주] 속편 출연을 요청하기도 했다. 모든 소동은 지난 여름에 겨우 가라앉았다. 쌍방이 적절한 수준에서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드라마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 중국의 한 방송사를 통해 [경자서경기](庚子西京記)라는 제목으로 방송되었다. 이후 판권이 대만의 한 회사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장서희를 둘러싼 소동을 빼고는 이 드라마는 재밌다. 중국 역사 중 가장 드라마틱한 1900년의 이야기를 다양한 곁가지와 함께 활극, 경극을 버물러 손에 땀을 쥐게 만든 중국식 퓨전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박재환 = 2008년 1월에 쓴 글임)
드라마 배경음악이 <사라방드>같다...
중국의 <연예가중계> 같은 프로그램에서 <경자풍운>기자회견 소식을 전한다.
장서희 인터뷰는 0:59 정도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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