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개봉영화(11)
-
[미술관 옆 동물원] 그들이 쓴 것- 커플 시나리오 (이정향 감독 Art Museum By The Zoo, 1998)
(박재환 1999.1.1.) 부산에서 태어난 나는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 손잡고 금강원이란 곳에 갔었다. 금강원이란 곳은 부산 금정산의 자락에 있는 유원지이다. 그곳엔 동래동물원이 있었다. 그곳에 들어서면 우선 물개들이 헤엄치고 다니는 커다란 풀장이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가면 하마가 있었다. 하마는 언제나 하품을 하고 있었다. 입이 이~~렇게나 컸었다. 하마가 크게 하품하면 사람들은 입으로 돌멩이며 깡통을 집어 던졌다. 그리고 국민학교 졸업할 즈음 그 하마가 소화불량으로 죽었고, 해부했을 때 위에서 온갖 잡동사니가 쏟아져 나와서 우리나라 인간들의 잔인한 호기심을 욕하는 것을 보았다. 그 동물원 옆에 식물원이 있었다. 요람을 흔드는 손>에 나왔던 커다란 글라스로 지은 온실이 있고, 온갖 식물들이 있었..
2019.08.30 -
[차타레 부인의 사랑] 로렌스 에로스 (쥬스트 쟈킨 감독 Lady Chatterley's Lover, 1981)
영국 소설가 D.H.로렌스(1985.9.11~1930.3.2)의 대표작 은 처음 발표되었을 때 논란이 일었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매달 문학작품 한 권씩을 꼭 읽으라며 그 대상작품까지 일일이 선정해 주었다. 그 때 읽은 '교장선생님 추천필독서' 중에는 이어령 교수의 에세이 와 김성동의 , 그리고 놀랍게도 D.H.로렌스의 도 있었다. 요즘 같은 영상시대 세대가 텍스트 기반의 의 매혹적인 에로티시즘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은 출판될 때 영국과 미국에서 외설시비에 휩싸였다. ( 의 백낙청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이 D.H.로렌스 관련 논저였다.) 소설은 1928년 이태리 피렌체에서 출판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출판사의 인쇄공은 영어를 전혀 몰랐다고. 초판은 단지 100부..
2019.08.17 -
[웨딩 싱어] 연인은 무슨 속셈으로 결혼을 원하나? (프랭크 코라치 감독, Wedding Singer 1998)
(박재환 1999/2/8) … 어제는 친구 결혼식, 오늘은 이전 직장동료(사내커플)의 결혼식이 있었다. 영원히 백년해로하게 되기를 기원하며.. 기념으로 감상문! 미국에는 ‘웨딩싱어’라는 직업이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결혼식에 가면 친구들이 나와 결혼 축가/송가, 혹은 바이올린 연주라도 해 주는 것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식장에서 곧장 결혼피로연까지 겸해서 보고, 먹고, 마시고, 부르고 신혼부부를 축하해준다. 이런 행사진행을 맡은 사회자이자, DJ이자, 가수가 바로 웨딩싱어이다. 아담 샌들러가 그 역할을 맡았다. 로비(아담 샌들러)그는 여기저기 결혼식장에 불러가서 개그하고, 노래하고 새로 탄생하는 커플을 축하해준다. 이제 다음 주면 자기도 결혼하게 된다고. 신난다. 하지만, 정작 자기 결혼식..
2019.08.17 -
[나이트 플라이어] 스티븐 킹의 공포 마크 파비아 감독 The Night Flier 1997
(박재환 1998.8.8.) 얼마 전, TV 주말의 영화 시간에 스티븐 킹 원작이라며 옥수수밭의 아이들>인가 하는 영화를 방영했었다. 기실 방영된 것은 이었다. 원작의 명성을 등에 업고 만들어진 아류작인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실제로 스티븐 킹은 옥수수밭의 아이들>의 1편(84년), 2편(93년)에 이어 3편까지 각본 참여했었다. 스티븐 킹의 작품이 영화화 된 것은 TV 미니시리즈를 포함하여 50편 이상이 된다.(1998년 현재!) 이처럼 헐리우드가 좋아하는 작가가 또 있을까. 평가하기 나름이지만, 그의 작품 중 영화로 옮겨진 것 중 영화사가 바라는 빅 히트 작품은 의외로 적다. 하지만, 생각한대로 많은 매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그는 작품 저술 전에 이미 판권료만 수백만 달러를 받고 있다. 미국에선 작품 ..
2019.08.07 -
[모넬라] 여자는 충동한다? (틴토 브라스 감독, Monella 1998)
이 영화를 보면서 컴퓨터그래픽의 발전을 실감한다. 이전에 란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될 때는 신체 특정부위가 노출되는 장면에서는 전체 장면을 삭제하는 대신 이른바 ‘보카시’(ぼかし) 처리가 되었다. 이 영화는 그런 장면이 많다보니 영화상영 내내 특정 신체부분을 가린 하트가 따라 다닌다. 이 영화의 수입가가 5만 달러로 저가 상품에 해당한다. 그런데 극장에 내걸 때 그러한 특수처리-컴퓨터그래픽 작업에 또 그만큼 돈을 썼다고 한다. 로라는 곧 빵집 청년 타마소와 결혼할 여자이다. 영화가 처음 시작되면 이 로라가 자전거로 마을을 휘젓는 것을 보여준다. 바람에 치마가 나풀거리며 속옷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런 것으로 다 가리기에는 어림도 없을 만큼 엄청난 엉덩이와 치부를 적나라하게 내보여준다. 이 엄청난 도입부 ..
2019.07.30 -
[도베르만] 디스코텍의 개들 (얀 쿠넹 감독 Dobermann 1997)
(박재환 1998.7.31.) 얀 쿠넹 감독이라고? 전에 에서 본 것 같아 찾아보았는데 엉뚱하게 일본영화 특집기사에서 한 줄 나왔다. 1964년 네덜란드 유트레히트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니스의 의상미술학교에서 만화,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주로 프랑스 광고업계에서 활동했으며 지금까지 30편 이상의 광고를 만들었다. 96년에 텔레비전용 단편인 엠마누엘 베아르 주연의 (97년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초대)는 의 마르끄 까로와의 공동작품이며, SFX효과와 참신한 회화적 무드, 그리고 사이버한 감각은 그들을 미래의 새로운 프랑스 시네아스트로 주목받게 만들었다. 장편 데뷔작인 은 마카로니 웨스턴풍의 스토리에 새로운 이미지와 폭력적인 미장센으로 단숨에 찬반양론을 모았고, 또한 일본 만화의 열렬한 팬이며,..
2008.04.05 -
[록키 호러 픽쳐 쇼] 쇼 쇼 쇼.. (짐 샤먼 감독 The Rocky Horror Picture Show,1975)
(박재환 2003.6.19.) 우리나라 극장에 라는 영화가 내걸린 것은 1998년 6월 20일이다. 올림픽을 개최하고 나서도 10년이 지나서야 이 풍요로운 컬트영화를 한국관객이 만나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TV의 에 버금가는 ‘극장판’ 매니아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요즘이야 뮤지컬 까지 한국 무대에 오르는 실정이지만 그 당시엔 영화의 정체나 그 문화적 상징성에 대해선 미스테리 혹은 거대한 환상에 포함되었었다. 게다가 몇몇 앞선 사람들은 ‘RH(P)S’를 숭배하고, 외국 매니아들을 흉내 내는 퍼포먼스, 이벤트를 펼치기까지 했다. 그런 이유로 이 영화를 싫어하는 무리가 생기기도 했고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난 이 영화를 당시 영화 팬들의 희귀작 감상루트가 되었던 홍대 앞 영화카페에서 본 것..
2008.04.05 -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추운 땅에서 말야.. (비탈리 카네프스키 감독 1990)
(박재환 1998.8.27.) 추운 동네에서 찍은 따뜻한 영화라고들 말하지만, 보고나면 가슴이 무척 아플 것이다. 이 영화는 1990년 깐느영화제에서 ‘the Camera d’Or for best first film’ 상을 받았단다. 감독의 첫 작품이 깐느라는 다분히 정치색 짙은(?) 영화제에서 상을 타게 되었을까? 아마도, 당시 무너져가는 ‘악의 제국’ 소비에트 러시아에 대해, 그 출발부터 잘못 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실제로 이 영화는 2차대전 종전 직후인 194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베리아의 한 마을 Suchan이란 곳은 전쟁포로-일본의 패잔병-수용소이기도 하며, 탄광 노동자의 막사가 더럽게 오밀조밀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보기만해도 답답한 두터운 의상을 걸친 툰트라..
2008.04.04 -
[뮬란] 중국고전에서 찾은 디즈니의 꿈 (토니 뱅크로프트& 배리 쿡 감독 Mulan 1998)
(박재환 1999.3.1.) 여름이면 찾아오는 디즈니 영화가 점점 블록버스터급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 은 같은 민족영웅담이다. 북방의 오랑캐 훈族이 쳐들어오자, 중국은 자기네들의 땅을 방어하기 군사적 준비를 한다. 모든 집안에 징집령이 내려진다. ‘파’ 집안에도 한 장정이 나가야하지만 아버지는 이미 나이 들고, 다리까지 불편한 신세. 뮬란은 아버지가 출정하면 곧 죽을 것임을 알고는 징집명령서를 훔쳐서는, 스스로 머리를 자르고 남장을 하고선 캠프에 들어간다. 그리곤 신병훈련을 거쳐, 마침내 잔인한 훈족을 물리치고 중국을 이민족의 침입에서 구해낸다. 황제는 중국을 구한 이 여자에를 축복을 내린다. 줄거리는 대강 저렇다. 뮬란은 여자다. 그래서 프랑스를 구한 잔다르크로 이해될 만도 하다. 분명한 것은 잔다..
2008.03.29 -
[007 네버다이] 미국-중국, 공동의 적에 맞서다 (로저 스포티스우드 감독, Tomorrow Never Dies)
007 제임스본드 시리즈 18탄 ‘007 네버다이’는 지난 98년 1월에 개봉되었다. 그 당시에도 우리나라엔 주한미군이 있었고, 개네들 중에는 못된 놈들도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도 아니나 다를까 역시 세계평화를 위한답시고 혼자 대활약을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확실히 ‘007보지말자’ 같은 자발적 시민운동은 없었다. 고르바쵸프 아저씨 때문에 가장 낭패를 본 것은 냉전을 소재로 한 영화로 먹고살던 액션 영화제작자들이다. 특히나 007영화에 있어서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세계평화를 위협할만한 존재는 언제나 공산권 지도자 아니면 미치광이 과학자였으니 말이다. 이때 그들이 재빨리 찾아낸 세계평화의 적, 공공의 적은 조금 시의적절하다. ‘미디어황제’가 적이었으니 말이다. 언론황제 ‘카버’는 전 세계를 아..
2008.02.17 -
[친니친니] 내 마음의 안나 막달레나 (安娜瑪德蓮娜,1998)
이 영화의 홍콩 제목은 이다. 영화에서는 바흐의 곡이 나온다. 피아노 연주곡으로부터 진혜림의 흥얼거림까지 다양하게. 그럼 음악영화? 출연진 면면으로 보자면 이 영화 뮤지컬로 만들어도 될 만하다. 주인공 금성무, 곽부성, 진혜림은 모두 가수이다. 그리고 카미오로 나오는 장국영이나 장학우, 원영의까지. 프로페서널한 만능 홍콩 연예인들이 대거 등장한다. 처음엔 세 사람의 풋풋한 청춘이 정해지지 않은 사랑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것 같다. 조용하고 순정파인 금성무, 플레이보이에 활달한 곽부성, 그리고 풋풋한 매력의 진혜림. 이들 셋이 어떻게 서로를 알게 되고, 어떻게 이어지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지가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마치 이와이 순지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깔끔하다..
2008.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