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영화(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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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콘돔] 은밀한 살인마 (Killer Condom, 1996)
이 영화는 퀴어 무비이다. 이 영화는 상당히 복잡한 내용과 주제를 담고 있다. 포장은 단순한, 그리고 보기에 따라선 지저분한 호러물이지만 한 꺼풀씩 파고 들어가면,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심상찮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음을 알게 된다. 영화의 배경은 뉴욕이다. 미국사회의 종말을 이야기하고, 미국 대통령 후보를 논하면서도 독일어로 서사구조를 엮어가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낯설게하기 방법이다. 영화의 배경은 그럭저럭 활기 넘치는, 그리고 잡다한 잡범과 다양한 경력의 형사들로 우글거리는 NYPD를 보여준다. 그리고 또 하나의 주요 배경은 게이들이 득실 되는 모텔이다. 이곳에는 거래를 위해 들락거리는 여장한 게이, 남창, 뚜쟁이, 창녀, 그들의 고객, 욕망으로 가득한 남자들. 그런 사람들이 버글댄다...
2019.08.18 -
[차타레 부인의 사랑] 로렌스 에로스 (쥬스트 쟈킨 감독 Lady Chatterley's Lover, 1981)
영국 소설가 D.H.로렌스(1985.9.11~1930.3.2)의 대표작 은 처음 발표되었을 때 논란이 일었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매달 문학작품 한 권씩을 꼭 읽으라며 그 대상작품까지 일일이 선정해 주었다. 그 때 읽은 '교장선생님 추천필독서' 중에는 이어령 교수의 에세이 와 김성동의 , 그리고 놀랍게도 D.H.로렌스의 도 있었다. 요즘 같은 영상시대 세대가 텍스트 기반의 의 매혹적인 에로티시즘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은 출판될 때 영국과 미국에서 외설시비에 휩싸였다. ( 의 백낙청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이 D.H.로렌스 관련 논저였다.) 소설은 1928년 이태리 피렌체에서 출판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출판사의 인쇄공은 영어를 전혀 몰랐다고. 초판은 단지 100부..
2019.08.17 -
[밀도성숙시] 이려진, 청춘 삼급편 히로인 (李麗珍蜜桃成熟時,1993)
중국에는 아직 개봉영화에 대한 심의등급이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영화가 꽤 많이 편집되어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수준으로 개봉되거나, 아예 수입 금지된다. 홍콩도 의외로 늦게 영화심의 등급제도가 확립되었다. 1988년 말에 가서야 미국과 유사한 등급제도가 실시되었다. 1993년에 홍콩에서 이 영화는 아예 주인공 이름을 달고 [이려진밀도성숙시](李麗珍蜜桃成熟時)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열다섯 살에 길을 가다 광고모델로 픽업되었던 이려진은 데뷔 초기 고지삼-황백명의 [개심귀] 시리즈나 장국영의 [위니종정] 같은 영화에서 풋풋한 소녀 역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가 1993년, 이 영화 한편으로 단번에 에로영화계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홍콩에서의 심의등급은 'III급'이다. 포르노물이 아니라 미국(M..
2019.08.17 -
[로망스] 아름다운 여인의 아름다운 방황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 Romance, 1999)
성인드라마가 제대로 평가받기란 쉽지 않다. 진지한 삶의 모색, 진정한 사랑의 의미, 철학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담히 그린 이야기는 더더구나 관객에게 접근하기 어렵다. 지난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2000)에서 최고의 화제를 불려 일으켰던 작품 중의 하나인 이다. 이 영화는 전주영화제 기간 동안 기자 대상 시사회 한 번과 일반 상영 두 번으로 5백명 가까운 관객이 미리 관람할 수 있었다. 국제영화제의 힘이란 것이 적어도 한국영화팬에게는 색다른 기회를 제공한다. 도, 도, 도 그런 식으로 소개되었다. 일부관객들은 그러한 영상에 쉬이 동의할 수 없어 자리를 뜨는 경우가 있었다.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도 선정적인 화제를 몰며 제작이 시작되었다. 여성감독 까트린느 브레이야가 이태리의 유명 포르노 배우 로코 시프레디..
2019.08.15 -
[베즈 무아:거친 그녀들] 델마와 루이스 완전성인판 (Baise-moi, 2000)
'Baise-moi'(베즈 무아)라는 프랑스 영화가 있다. 영어 제목으로는 'Rape Me'나 'Fuck Me'이다. 제목만으로도 자극적인 이 영화에 대한 사실 몇 가지만 더 이야기하면 이렇다. 그 자신이 무척 험한 삶을 살았다는 버지니 데팡트(Virginie Despentes, 비에르지니 데스펭떼)는 자신의 삶을 소설로 썼고, 직접 감독이 되어 영화를 만든다. 공동감독으로 이름이 올라있는 꼬랄리(Coralie)라는 사람의 전직이 포르노 배우였단다. 그리고 이 영화의 두 여주인공 카렌 랑카우메(Karen Lancaume)와 라파엘라 안드르송(Raffaela Anderson)도 포르노 배우 출신이란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표현 수위는 '문자 그대로' 리얼하다. 영화는 프랑스 한 교외의 두 여자를 둘러싸..
2019.08.15 -
[나탈리] 3D로 보여주마. 우리의 **장면을... (Natalie, 2010)
주말에 영화를 보러 갔다. 조조 타임에. 를. 다들 젊은 커플이거나 욕구불만의 중년 여성들이 오순도순 영화 보러 온 것 같은데, 이 아저씨 외따로 앉아 3D안경 쓰고 이 영화를 보려니 꽤나 민망도 하고 스릴도 넘친다. 어쩌겠는가. 3D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이니 말이다. 나탈리는 그런 영화이다. 남자 하나가 여자 하나를 어떻게 알게 되고 베드 위에서 함께 한다. 그걸 감독은 3D카메라 들이대고 실감나게 화면 잡으려고 노력한다. 여배우는 이 영화에 목숨 건 것 같이 아낌없이 다 보여준다. 또 다른 여배우는 그 여배우 못지않게 관객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기 위해 열심히 ‘몸짓’에 괴성을 내지른다. 관객은 영화시작하자마자 화면 가득 펼쳐지는 살색 향연에, 손을 뻗으면 잡힐 듯한 실감 영상에 “아, 아바타가 ..
2019.08.12 -
[정사] 수요일 오후 2시의 정사(파트리스 쉐로 감독 Intimacy, 2001)
'정사'(情事)라는 직관적 이미지를 내세우고 개봉된 영화 ‘Intimacy’는 2년 전 베를린 영화제에서 화제를 뿌린 작품이다. 전체 상영시간 119분 가운데 무려 35분을 차지하는 섹스장면의 표현수위가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NC-17등급으로 개봉되었고 영국에선 논란 끝에 무삭제로 개봉되었다는 뉴스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재작년(2001년)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소개되었다. 이 영화는 베를린 최고상에 해당하는 금곰상과 최고연기상에 해당하는 은곰상을 수상했다. 의 파트리스 세로 감독이 주로 영국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런던에서 영어로 찍은 작품이다. 여기는 영국 런던이란다. 그곳이 런던인지 북유럽의 어느 도시인지도 모를 만큼 개성 없는 우중충한 현대의 한 도시에 사는 외로운 남자와 고독한 ..
2019.08.03 -
[위!] 유로파, 무서운 10대들 (르네 엘러 감독 Wij/We 2018)
굳이 부산국제영화제가 아니어도, BIFAN의 심야극장이 아니어도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 그것도, 멀티플랙스에서 말이다. 여름을 맞아 CGV에서 ‘CAV’라는 특별한 영화제를 하나 기획했다. ‘CINEMA ADULT VACATION’이다. 상영목록 중에는 ‘감각의 제국’이나 ‘나인 송즈’ 등 유명영화들과 함께 가 있었다. 는 네덜란드 르네 엘러(Rene Eller) 감독의 청춘(?)물이다. 엘비스 피터스(Elvis Peeters)의 원작소설도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모양이다. 영화의 배경은 네덜란드와 접해 있는 벨기에의 북쪽 마을, 바흐테베케(Wachtebeke)이다. 영화에서 ‘주로’ 쓰이는 말은 독일어와 함께 플라망어(Flemish)란다. 언어나 지역이 말하는 그들의 정치적/사회적 위상을 정확히 모..
2019.07.30 -
[모넬라] 여자는 충동한다? (틴토 브라스 감독, Monella 1998)
이 영화를 보면서 컴퓨터그래픽의 발전을 실감한다. 이전에 란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될 때는 신체 특정부위가 노출되는 장면에서는 전체 장면을 삭제하는 대신 이른바 ‘보카시’(ぼかし) 처리가 되었다. 이 영화는 그런 장면이 많다보니 영화상영 내내 특정 신체부분을 가린 하트가 따라 다닌다. 이 영화의 수입가가 5만 달러로 저가 상품에 해당한다. 그런데 극장에 내걸 때 그러한 특수처리-컴퓨터그래픽 작업에 또 그만큼 돈을 썼다고 한다. 로라는 곧 빵집 청년 타마소와 결혼할 여자이다. 영화가 처음 시작되면 이 로라가 자전거로 마을을 휘젓는 것을 보여준다. 바람에 치마가 나풀거리며 속옷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런 것으로 다 가리기에는 어림도 없을 만큼 엄청난 엉덩이와 치부를 적나라하게 내보여준다. 이 엄청난 도입부 ..
2019.07.30 -
[님포매니악 볼륨1] 코지 판 투테? (라스 폰 크리에 감독 Nymphomaniac: Vol.1, 2013)
지난 주 개봉된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논쟁작 ’님포매니악‘( Nymphomaniac)의 뜻은 ’여자색정광‘이다.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면 이 단어는 ’Hypersexuality‘로 연결되어있다. 이 말은 ’성욕과다증‘, ’성욕항진증‘으로 번역된다. ’섹스‘에 대한 집착정도가 평균을 넘어 과도할 경우 병적인 증세라고 성(性)심리학자들은 말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 그 기준은 어느 정도일까. 분명 개인적인 편차가 클 터인데 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영화의 여주인공은 누가 봐도 ’성욕과다증‘ 환자임에 분명하다. 어느 추운 겨울 저녁, 중년의 독신남 셀리그만(스텔란 스카스가드)은 피를 흘리며 길거리에 쓰러져있는 젊은 여자 조(샤를로뜨 갱스부르)를 집으로 데려와 안정을 취하게 한다. 척 봐도 심한..
2014.06.23 -
[뫼비우스] 김기덕식 공유와 소통 (Moebius 2013)
지난 금요일(2013.7.26), 서울 동대문구 홍릉로에 위치한 영화진흥위원회 시사실에서는 특별한 시사회가 하나 열렸다.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논쟁을 일으키는 문제적 영화감독 김기덕의 신작 ‘뫼비우스’의 ‘찬반’시사회였다. 이미 이 영화는 곧 열릴 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상태이다. 지난 6월 첫 ‘등급심의’에서 ‘제한상영’ 판정을 받았고 감독은 1분 40초 분량을 잘라내어 다시 심의를 넣었다고 한다.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대한 ‘제한상영’ 판정에 화가 나서인지 영화관계자들에게 직접 물어보고자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그래서 이 날 평론가, 영화감독, 영화기자들 하여 100여 명이 영화진흥위원회에 모여 그 영화를 ‘일단’ 보고, 찬반투표를 펼쳤던 것이다. 아마도 ‘뫼비우..
2013.07.29 -
[샤만카] 화성에서 온 여자, 명왕성에서 온 남자, 그리고 지구에서의 섹스 (안드레이 줄랍스키 Szamanka, Chamanka, 1996)
사랑과 광기, 이것만큼 매력적인 영화적 소재가 또 있으랴. 는 비록 보기 나름이지만, 적어도 과 와 궤를 같이 하는 사랑과 집착, 그리고 광기를 다루고 있다. 오늘 영화는 대한극장에서 보았다. 대한극장은 작년 상영할 때부터 장기휴관하며 극장수리 한다더니 오늘도 여전히 필름은 돌아가고 있었다. 이 영화의 불쾌한 느낌은 본영화 전에 보여준 예고편 하나 때문에 그 정도를 더한다. 가 예고편이었다. 대한극장의 몰락을 상징하듯 그런 영화를 보여준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이 영화를 보면 곧장 폴란드 영화같다는 느낌이 든다. 폴란드 영화? 바웬사가 일했음직한 거대 공장-조선소나 철공소 같은 쇳물과 질척대는 물구덩이가 있는-과 잿빛 하늘 밑의 웬지 불안정한 거리풍경들. 이 역시 그러한 공간으로 관객을 몰아가고, ..
2011.06.13 -
[옥보단 3D] 드디어 3D까지... (3D肉蒲團之極樂寶鑑, 2011)
17세기 중국 문인이 쓴 음란소설 ,의 이야기는 중국 명말 청초 연간에 살았던 문학가 이어(李渔)의 소설 (육포단)을 저본으로 하고 있다. 지금의 강소성에서 태어난 남경에서 살았던 이어는 문학가이며 문단의 명사였다고 한다. 그가 왜 이런 소설을 썼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어두운 과거가 있는지도. 여하튼 이 사람은 게(螃蟹)요리를 그렇게도 좋아했단다. 식탁에 이게 없으면 밥을 못 먹을 정도라서 별명이 ‘蟹仙’이었단다. 이 ‘게’ 좋아하는 이어가 남긴 많은 문학작품 중에 후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이 바로 소설 이다. 이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편 등 매 계절마다 5회씩 모두 20회분의 소설 을 지었다. 중국에서는 이를 장회체(章回体)소설이라고 한다. 세상에 나오자마자 즉시 금서로 취급되었지만 ..
2011.06.13 -
[이천년] 이규영 + 봉만대 + 클릭
1999년 말에 비디오대여점에 일대 선풍을 몰고온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란 AV(어덜츠 비디오)란다. 1980년 초 의 안소영 이후 에로 무비에서 이름 석자를 남긴 배우가 있다면 진도희(혹은 진주희) 이후 처음으로 '이규영'이라는 여자배우 아닌가 한다. 각종 미스테리와 전설에 싸인 이규영은 아직도 매니아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단다. 2000년 새해 벽두에 그 '이규영'은 '이천년'이란 에로배우와 공동주연으로 이란 비디오에 나왔고 이 영화 또한 비디오 대여점에 일대 폭풍을 몰고 왔었다고 그런다... 이런저런 이유로 을 새롭게 리뷰한다. 최근 미국 HBO자본이 떠나간 프레미엄 영화채널이 '캐치온'이란 이름으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 이 채널(캐치온 플러스)에서 주말 밤에 보내주는 '에로틱 아일랜드'라는 시간에..
2011.06.13 -
[완전한 사육 40일간의 사랑] 인간의 조건 (完全なる飼育 愛の40日 , 2001)
'사육'(飼育)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짐승 따위를 먹여 기름' 그러니까 집에서 토끼를 기르거나 햄스터를 키우는 것을 '사육한다'라고 하지 부모가 아이를 거두어 키우거나 나이든 부모를 봉양하는 것을 두고 '사육'한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이 영화 제목의 사육은 그처럼 비윤리적, 비인간적 이미지를 가진다. 40대 중년남자가 17세 여자를 납치, 감금한다. 그리고 온갖 못된 짓을 시킨다. 그런데 이 여자는 오히려 이 남자에 동정을 느끼게 된다. 인질의 심리변화를 다룬다기보다는 현대 일본이 보여주는 극도의 외로움(왕따)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일 수는 있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고 한다. 그 사건을 누가 책으로 썼다. 그리고 1999년에 한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다. 제목은 ..
2011.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