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맹달(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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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약유정] 이 영화가 그 영화가 아닌가벼.. (두기봉 척기의 감독, 沙灘仔與周師奶 Royal Scoundrel 1991)
(박재환 1999.9.9.) 먼저 영화제목부터 설명. 우리나라 비디오 출시제목인 ‘천약유정’(天若有情)과 관련된 영화는 많다. 이 영화의 영어제목의 ‘Scoundrel’은 ‘악당, 무뢰한’이라는 뜻이다. 홍콩 원제목은 사탄자와 주사내(沙灘仔與周師奶)>이다. 홍콩에서 큰 성공을 거둔 89년도 작품 천약유정(Moment of Romance)>은 은행강도 유덕화가 오천련을 인질로 붙잡으면서 둘은 사랑하게 되고 나중에 유덕화는 가스통에 얻어터지는 등 비참하게 죽는 비장미 철철 넘치는 영화였다. 그 영화의 감독은 진목승이었다. 두기봉은 그 영화의 監製(프로듀서)를 맡았었다.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될 때의 제목은 天長地久>로 바뀌어 개봉되었다. 그런데 실제 홍콩에는 오리지널 천장지구>라는 영화가 따로 있었다. 19..
2019.08.06 -
[천장지구] 아! 덕화 오빠 (진목승 감독 天若有情 A Moment of Romance 1990)
(박재환 2005.4.28.) 세월이 흘러 중화권 스타들도 명멸을 거듭했다. 주윤발이 한국에서 '"사랑해요 밀키스"라며 음료수 CF를 찍은 것을 비롯하여 유덕화, 장국영, 왕조현 등 홍콩 아이돌 스타들이 줄줄이 한국에서 광고를 찍었다는 사실도 이제는 전설 속의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그런데 내 나이 또래의 사람이 기억하는 '최고의 홍콩영화 전성기'는 이른바 쇼 브라더스의 무협물이나 이소룡 영화, 혹은 명절 때마다 찾아오던 성룡 영화는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홍콩 느와르'라는 딱지를 달고 들어오던 영화들이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작품은 바로 유덕화의 [천장지구]가 아닐까 싶다. [천장지구]를 통해 한 시절을 풍미한 홍콩영화를 돌이켜본다. 자료에 보니 [천장지구]는 지난 1990년 1..
2019.08.03 -
[서유기 월광보합+선리기연] 주성치 영화의 최고봉 1편: (유진위 감독 西遊記月光寶盒/仙履奇緣 A Chinese Odyssey 1995)
[Reviewed by 박재환 2005/5/6] 일반적으로 [서유기]는 주성치 영화의 최고봉이라고 이야기되어진다. 이른바 주성치라는 현대 홍콩 대중문화예술 아이콘이 그려내는 무리두(無厘頭,넌센스) 영화의 최고 결정판인 것이다. 그런데 세월이 가면서 [서유기]는 그 작품성으로 다시 클래식의 반열에 차츰 들어서고 있다. 그와 함께 이 영화의 실제적 산파인 유진위 감독에 대한 천재성이 다시 한번 각광받고 있다. 유진위는 이미 컬트 감독으로 대접받는다. [서유기]는 1995년 연초에 1편, 2편이 차례로 개봉되면서 홍콩에서 꽤 인기를 얻었다. (두편으로 나뉘어 개봉되었지만 제작비 6천 만 元을 회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은 이 전설적인 영화의 작은 시작에 불과했다. [서유기]는 곧바로 중국에서도 개봉되었지만 ..
2009.03.30 -
[식신] 주성치 영화 (이력지 주성치 감독 食神 God Of Cookery 1996)
(박재환 2002.11.4.) 주성치 팬들이 가장 주성치다운 영화라고 공인한 작품이 바로 이다. 게다가 한 예술하는 홍콩영화에 열광하던 고급영화팬들이 발을 잠깐 돌려 "나도 이런 영화 좋아한다"라며 기꺼이 손을 들어주는 주성치영화가 바로 이 이기도 하다. 세속과 단아함을 오고가며 대중적 인기와 컬트적 숭배의 대상이 되어버린 주성치의 대표작 . 볼 때는 즐겁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며, 보고나서는 감동 받았던 것 같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했던 것 같은 복잡미묘한 느낌을 안겨주는 주성치의 대표작 . '주성치' 태그의 글 목록 www.kinocine.com 은 홍콩최고의 요리사로서 부와 명성을 동시에 누리던 요리대왕 주성치가 정상에서 갖기 쉬운 교만함과 안하무인적 태도로 한 순간에 나락에 떨어지면서 겪게 되는 ..
2008.04.17 -
[소림축구] 주성치, 축구화를 신다 (주성치 감독 少林足球 Shaolin Soccer , 2001)
(박재환 2002.2.7.) 축구를 중국어로는 '足球'라고 한다. 우리나라 예비역들이 좋아하는 '족구'와 혼돈하지 마시길... (2001년) 7월 홍콩에서 개봉되어 6천만 홍콩달러를 벌어들여 올해 최고의 흥행기록 작으로 기록된 작품이 바로 주성치 감독, 주연의 라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제작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고 개봉 후에도 줄곧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올해 유난히 헐리우드 블록버스트의 공세가 극심했음에도 이 영화가 웬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트를 무릎 꿇게 만들었다. '엄청난 영화?' 주성치 영화이니 그다지 기대하지 않아도 되지만, 또한 주성치 영화이니까 기대할 만도 한 것이 사실이다. 주성치는 홍콩영화의 한 아이콘으로서 복잡한 평가를 받고 있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라는 잡지에서조차..
2008.03.05 -
[럭키 가이]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그대 나의 사~랑아 (이력지 감독 行運一條龍 The Lucky Guy 1998)
(박재환 2003.1.20.) 중국어에도 영어처럼 양사를 쓴다. ‘a cup of coffee’처럼. '용(龍)'처럼 길다란 것을 가리킬 때는 '條'가 쓰인다. 용 한 마리는 一條龍, 용 두 마리는 二(사실은 兩)條龍..... 식으로 말이다. 의 원제 은 '행운의 용 한 마리'라는 뜻이다. 그 용이 이소룡인지 성룡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이 영화는 홍콩에서 지난 98년 설에 개봉되었었다. 의 한국 흥행성공에 고무되어 우리나라에 전격(!) 수입된 것. 사실 주성치는 10년 남짓 천하무적의 자기式 코미디 영화로 홍콩극장가를 석권해오다가 어느 순간 시들해진 면이 있었다. 바로 이 와 , 때에 이르러 말이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주성치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당연히 짜증나고 분노를 자아내게 하..
2008.02.23 -
[파괴지왕] 악숑 가멘! 주성치 (이력지 감독 破壞之王 Love On Delivery, 1994)
(박재환 2002.3.15.) 주성치가 1994년에 세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 , 그리고 이다. 이 세 작품은 모두 홍콩에서 3,000만 HK$이상을 벌어들이는 빅 히트를 기록했었다. 아마,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김지운 감독의 을 보면서 어떤 영감 같은 것을 떠올렸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김지운 감독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떤 영감을 떠올렸을지도 모르고. 실제, 이 홍콩에서 개봉되었을 때 주성치가 주인공 송강호 목소리를 더빙했었다. 일견 보면, 과 은 큰 줄거리는 같다. 게다가 이 영화의 원작은 일본망가 라지 않은가. 그 만화를 못 봐서 만화까지는 이야기하지 못하겠다. 와 의 공통점은 한 못난 남자가 있고, 이쁜 여자가 있다. 근데 이쁜 여자가 말한다. "난 강한 남자가 좋아요!" 그래서 이 못난 ..
2008.02.23 -
[정전자] 도신 = 주윤발 (왕정 賭神/征戰者 God of Gamblers 1989)
(박재환 2002.9.6.) 중국인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있는 '것'이 등려군의 노래와 김용의 무협지란다. 그럼, 중국인이 항상 있는 '곳'은 어딜까. 정답은 도박장이라고 한다. 이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도박을 좋아한다. 라스베가스든 마카오든, '동'과 '서'를 가리지 않고 도박장에는 항상 중국인이 우글거린다. 그런 국민성, 혹은 민족성에 맞물러 도박영화(갬블러 무비)가 유난히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도 그런 경향성을 유지하지만 홍콩영화는 유난히 장르영화가 유행성을 타며 메인스트림을 형성해왔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도박영화이다. 1989년에 두 편의 도박영화 대표작이 나란히 개봉되었으니 바로 과 이다. 이 중 을 먼저 리뷰한다. (睹神)은 우리나라에 로 소개되었따. 그리고, ..
2008.02.20 -
[도학위룡] 주성치, 학교로 돌아가다 (진가상 감독, 逃學威龍 Fight Back to School 1991)
(박재환 2005.1.28.) 오늘(2005/1/29) 현재, 주성치의 [쿵푸 허슬]이 자신의 전작 [소림축구]의 홍콩 최고 흥행 기록 경신을 위해 막바지 스퍼트를 다하고 있다. 아마 이번 주말을 전후하여 홍콩 영화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길 것 같다. 주성치는 눈물겨운 무명 배우시절을 접고 90년대 들어 성룡을 꺾고 홍콩최고 흥행배우로 등극한다. 주성치는 90년 [도성](4,100만 元)을 시작으로, 91년 [도학위룡](4,300만 元), 92년 [심사관], 93년 [당백호점추향]으로 4년 연속 홍콩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물론 해마다 이들 영화 말고도 서너 편씩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올려놓았고 94년 이후에도 성룡과 함께 치열한 정상 쟁탈전을 벌였다. 90년대 (그리고 2005년에 이르기까지) 홍콩..
2008.02.18 -
[발렌타인데이] 여명과 장백지의 만남
[리뷰 by 박재환 2002/8/27] 꼭 수준높은 영화 팬만이 아니라 평균적인 문화인-그러니까, 1년에 교과서 말고도 에 소개되었던 책 한 권 정도는 읽는 사람-이라면 홍콩영화에 대해 어떤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아무리 애둘러 말하더라도 결론은 결국 '기본도 안되어 있는 한심한 쓰레기'라는 것이다. 그러한 경향성을 좀더 세분화하기 위해 '왕가위 영화를 제외하면...'이라는 조건을 붙인다든지, '오우삼이 활약하던 시절엔 작가영화란 것이...'어쩌구하는 따분한 이야기를 첨가한다. 이연걸이나 성룡이 짐싸들고 나가버린 홍콩은 사실 엄청난 경제난에 허덕인다. 실업률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으니 잘먹고 열심히 일하던 시절에 심심풀이 땅콩으로 보던 홍콩식 오락영화가 오늘날에도 잘 팔리기를 기대한다면 그건 어불성설이다..
2008.02.17 -
[구애대작전] 진백상+장애가, 장국영은 조연 (양탕미 감독 求愛反斗星 Crazy Romance, 1985)
장국영은 살아 생전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87년 ‘천녀유혼’으로 홍콩영화 최고의 인기 스타가 되기 훨씬 전에부터, 데뷔 이후 10년 동안 꽤 많은 영화에서 주연과 조연을 맡았었다. 그 중 85년에 나온 (求愛反斗星)이란 영화도 있다. 우리나라에 출시된 비디오 재킷 이미지를 보면 장국영이 마치 주인공으로 느껴지지만 실제 이 영화는 진백상과 장애가가 주인공이고 장국영은 조연급이다. 장국영의 한창 앳된 표정-그러나 이미 나이 서른에 찍었던-을 볼 수 있는 영화이다. 먼저 진백상을 소개하자면. 진백상도 알고 보면 꽤 많은 홍콩영화에 출연한 조연같은 ‘주연급’배우이며, 주연급 같은 ‘조연배우’이다. 요즘도 홍콩 TV쇼 프로그램 진행자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생명이 긴 연예인이다. 워낙 잘 생긴 배우가 많..
2008.02.16 -
[주성치의 홍콩 마스크] 주성치의 변신합체로보트 (엽위민 감독 百變星君, Sixty Million Dollar Man, 1995)
(박재환 1999.8.27.) 대한민국에서 나오는 영화잡지 중 가장 수준이 높은(?), 그래서 가장 덜 팔리는(!) 잡지로 알려진 가 판매확충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우리도 이런 거 다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99년 8월호에 을 마련하였다. 어찌 보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러한 기획특집을 보면서 피할 수 없는 주성치의 매력이나, 홍콩영화계에 있어서의 주성치의 위치를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주성치의 시대는 저물고 있음은 분명하다. 성룡이나 주윤발 같은 선배스타는 서구로 진출하고, 이제 남은 스타들이 홍콩에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상황. 이것은 동남아 경제불황에다가 홍콩영화계의 흥행부진이 겹쳐 일어난 사태이기도 하다. 외신을 보니 주성치가 캐나다로 이민을 가려고 백방으로..
2008.02.15 -
[우견아랑] 로맨티스트 주윤발 (두기봉 감독 阿郞的故事 All About Ah-Long, 1989)
(박재환 1999.3.11.) 주윤발의 신작 커럽터>(Corruptor;홍콩제목 魔鬼英豪)>가 최근 미국에서 개봉되었다. 그리고 조디 포스터와 공연하는 왕과 나>는 현재 말레이지아에서 열심히 촬영 중이고 있고 말이다. 그런 주윤발의 옛날 전성기 때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우견아랑>은 두기봉이 감독하고 주윤발과 장애가나 출연한 1989년도 작품이다. 주윤발이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 같은 작품에서 트렌치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시거를 입에 물고 쌍권총을 쏘는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를 선보인 반면 그에게는 또 다른 재능이 있었으니 바로, 로맨틱한 배우라는 것이다. 물론 영웅본색>에서도 그의 우수에 깃든 눈동자와 허탈한 철학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많은 작품들 - 등대여명>, 가을날의 ..
2008.02.14 -
[희극지왕] 주성치는 살아있다. 어디에? (喜劇之王,1999)
홍콩의 희극배우 주성치가 주연하고, 각본하고, 감독한 영화 이 한국에서 지난 주말(2000년 3월) 조용히 개봉되었다. 서울 시내 MMC 극장 단 한 곳에서만 개봉된 을 보기 바로 이틀 전, 주말 모 TV에서 방영하는 영화연예 정보프로에서는 이 영화를 소개해 주며 영화의 거의 전편을 짜깁기하여 소개하는 친절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극장에서 주성치 영화를 또다시 커다란 스크린으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주성치 영화를 올바르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그것은 결코 자신이 '왕가위 패거리(사단)'가 되어서는 안 되며, 또한 맥락는 저질이 되어서도 결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주성치의 오소독스한 매력을 절대 느낄 수 없다. 오랫동안 적용되던 주성치영화 감상법이지만 이제..
2008.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