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위 11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25번째 MCU , 그리고 첫번째 영웅

이른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25번째 작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1일 개봉된다. 수많은 마블의 슈퍼히어로 계보에서 ‘샹치’는 낯선 이름에 속했다. 하지만 '샹치'도 곧 유명해질 것이다.  ‘샹치’(Shang-Chi)는 만화책 시절의 마블이 1973년 내놓았던 코믹북에 처음 등장한다. 미국에서 불기 시작한 쿵푸 열풍에 힘입어 코믹북에 등장한 아시아계 캐릭터이다. 악당 푸만추의 아들이라는 업보를 가진 인간 영웅이다. 푸만추의 손가락에는 열 개의 반지가 끼워져 있다. (타노스의 글로브에 박힌 스톤처럼) 열 개의 반지에는 모두 각각의 능력이 있다. 즉, 10개나 있으니 푸만추의 능력은 가공스럽다. 샹치는 이런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작심한다. 그리고는 어벤저스 멤버가 되어 지구/우주 ..

미국영화리뷰 2021.10.31

[중경삼림] 왕가위 1994년 홍콩 러브스토리

코로나 때문인지 웬만한 영화는 다 ‘리바이벌’되는 듯하다. 그 아이러니한 잔칫상에 왕가위 영화가 빠질 순 없을 것이다. 왕가위 영화가 ‘디지털 리마스터링’이라는 화려한 왕관을 쓰고 극장에서 관객을 다시 부른다. 그리고 OTT서비스 ‘왓챠’에서도 그의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언제 적 왕가위며, 언제적 홍콩이야기인가. 이 영화는 1995년에 한국에서 개봉되었었다. 그리고 26년 만에 다시 만나는 중경삼림. 첫사랑을 다시 만나는 느낌이랄까. 한때는 열광하던, 그러나 끝없는 자기복제로 홍콩영화란 것이 도매금으로 쓰레기취급 받을 때 왕가위는 혼자 빛났던 별이다. 시네필들은 그의 작품에 열광했었다. 홍콩의 (자기들 말로는) ‘영화로운 중국회귀’에 맞춰서 특히나 열광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중경’(충칭,重慶)은 스촨(..

홍콩영화리뷰 2021.03.26

[아비정전] 왕가위 전설의 초석 (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1990)

홍콩 왕가위(왕지아웨이) 감독은 한때 많은 영화팬들의 우상이었다. 자기복제를 거듭하는 홍콩느와르와 넘쳐나는 쿵푸무협물 속에서 고고하게, 도도하게 자신만의 미학을 밀어붙였던 우직한 작가주의 영화감독의 전범이었다. 그의 전설적 작품 이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물론, 그의 작품은 회고전을 통해, DVD를 통해, 왓챠를 통해 맘만 먹으면 쉽게 볼 수 있었다. 다시 보니 여전히 반갑고 우울했다. 왕가위 감독은 그 ‘화려하고도 분잡스러운’ 홍콩영화계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발을 디뎠다. 그가 각본을 쓴 작품목록을 말하면 아마 놀랄 것이다. 저런 대가가 저런 작품을? 여하튼 그런 과정을 거쳐 그는 1988년 를 내놓았다. 크리스토퍼 도일의 유려한 카메라에 잡힌 홍콩의 어두운 작품을 ‘왕가위스럽게’ 만든 것이다. 홍..

홍콩영화리뷰 2020.12.24

[천하무쌍] 유진위 넌센스 코믹사극, “황매조 스타일~” (유진위 감독 天下無雙 Chinese Odyssey 2002)

코로나19 때문에 이런 영화도 다 극장에서 보게 된다. CGV아트하우스는 지난 11일부터  ‘All about 왕가위: 프로듀서 왕가위’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감독 왕가위’가 아니라 ‘프로듀서 왕가위’ 작품을 만나게 된다. 그가 감독을 겸했던 (2008)을 포함하여 (1992), (2002), (1997), (2008), 그리고 (2016) 등 6편이 상영된다. 1990년대 중반 경, 왕가위가 한국에 소개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갈민휘가 감독한 이 마치 왕가위(감독)영화인 것처럼 홍보되어 논란이 좀 있었다. 지금 와서 보면, ‘프로듀서’로서의 그의 재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흥행 면에서만 보자면 그다지 신통찮은 결과이지만 말이다.   은 2002년 중화권에서 개봉된 영화이다...

중국영화리뷰 2020.06.15

[영웅] 너무나 정치적인 영화 (장예모 감독 英雄 Hero 2002)

(박재환 2003.1.15.) 지난(2002년) 연말 홍콩에서 영웅>이 개봉되었을 때 자그마한 소동이 있었다. 주연배우 양조위가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진시황은 영웅이다. 중국을 통일시켰다. (1989년의) 천안문사태 당시의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진압을 정당했다. 국론 분열의 중국을 구한 것이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원래 황색 저널리즘의 왕국 ‘홍콩’ 언론이 전한 기사라 진위 여부는 모르겠다. 하지만 (쏟아지는 비난 속에서) 양조위는 "배우로서 영화 속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은 당연하다. 영화 속 ‘잔검’이란 인물은 진시황에게 매료된 인물이다."고 말했다. 깐느, 베니스에서 서로 모셔가려는 ‘중화영웅’이고, 이연걸, 장만옥, 양조위, 견자단, 장쯔이는 감히 얕잡아 볼 수 없는 국제적 지명도..

중국영화리뷰 2019.08.26

[아비정전] 날수 없는 청춘 (왕가위 감독 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1990)

(박재환 2002/10/26)왕가위 아비정전>의 영어제목은 ‘Days of Being Wild’이다. 조금 시적으로 옮기자면 ‘뒷골목의 날들’정도가 어울릴 것 같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는 ‘욕망의 날개’(欲望の翼)로 소개되었다. 왕가위 영화에 대해서만은 우리나라 영화팬은 왕가위의 작명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아비정전>제목만으로는 이 영화가 어떠한 영화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다. 중국문학을 배운 사람이거나 루쉰(노신)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혹시 아큐정전>과 관련지어 영화를 감상할지도 모른다. 아비정전>은 확실히 문학적인 영화이다.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만큼 방황하는 젊음의 순간을 그리고 있다. 왕가위 영화답게, 결코 거시적이거나 연대기적이지는 않다. 왕가위는 시간단위, 그것도 ‘분’ 단위..

홍콩영화리뷰 2019.08.13

[천약유정] 이 영화가 그 영화가 아닌가벼.. (두기봉 척기의 감독, 沙灘仔與周師奶 Royal Scoundrel 1991)

(박재환 1999.9.9.) 먼저 영화제목부터 설명. 우리나라 비디오 출시제목인 ‘천약유정’(天若有情)과 관련된 영화는 많다. 이 영화의 영어제목의 ‘Scoundrel’은 ‘악당, 무뢰한’이라는 뜻이다. 홍콩 원제목은 사탄자와 주사내(沙灘仔與周師奶)>이다. 홍콩에서 큰 성공을 거둔 89년도 작품 천약유정(Moment of Romance)>은 은행강도 유덕화가 오천련을 인질로 붙잡으면서 둘은 사랑하게 되고 나중에 유덕화는 가스통에 얻어터지는 등 비참하게 죽는 비장미 철철 넘치는 영화였다. 그 영화의 감독은 진목승이었다. 두기봉은 그 영화의 監製(프로듀서)를 맡았었다.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될 때의 제목은 天長地久>로 바뀌어 개봉되었다. 그런데 실제 홍콩에는 오리지널 천장지구>라는 영화가 따로 있었다. 19..

홍콩영화리뷰 2019.08.06

[동성서취] 원스어폰어타임 인 홍콩(射雕英雄传之东成西就,1993)

왕가위 감독이 최근 환갑을 맞았다. 지난 2016년 영국 BBC가 전 세계 영화평론가의 투표를 거쳐 선정한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100편’ 중 왕가위 감독의 가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에 이어 2위에 랭크되었다. 왕가위 감독은 하바드 대학에서 명예 문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여하튼 왕가위는 대단한 감독이다. 그 왕가위 감독의 작품 목록 중에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동사서독’과 ‘동성서취’이다. ‘동사서독’은 왕가위가 메가폰을 잡고 칸까지 진출했던 작품이며, ‘동성서취’는 그의 친구인 유진위가 감독을 맡고 왕가위는 제작을 맡아 ‘갈 데까지 갔던’ 작품이다. 이 두 작품은 그야말로 대단한 히스토리를 가졌다. 지금은 그 이름의 위대함을 제대로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기라성 같은..

홍콩영화리뷰 2018.07.23

[해피 투게더] 사랑, 그 너머 (왕가위 감독,春光乍洩 1997)

(박재환 2003.2.2.) 어쩌다보니 를 여러 수십 번 보았고 리뷰만 서너 차례 썼다. 그리곤 오늘 또다시 국내 비디오 출시본 보고 다시 한 번 에 대해 쓴다. 왕가위 감독이 라는 소품을 끝내고 촬영감독 두가풍(크리스토퍼 도일)과 장국영, 양조위 등을 이끌고 홍콩의 정반대 아르헨티나로 날아가서 악전고투 끝에 를 완성한 것은 97년 칸 영화제 개막 직전이었다. 왕가위의 변덕과 장인정신은 출연배우들을 완전히 탈진시켰을 뿐 아니라 그의 팬들에게는 하나의 신화를 남겼다. 왕가위 감독의 신작은 언제 끝날지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는 것. 다행히 그 해 깐느는 왕가위에게 감독상을 바쳤다. 깐느 수상 이후 곧바로 홍콩에서는 (1997년) 5월 말에 개봉되었고 우리나라 왕가위 영화 전매그룹인 모인그룹이 7월 상영을 목표..

홍콩영화리뷰 2008.02.21

[중경삼림] 유효기간 1994년 5월 1일까지 (왕가위 감독, 重慶森林 1994)

(박재환 1999/6/9) 왕가위 감독의 을 어제 다시 보았다…….. (할리우드키드였던 나는 군대 갔다와서는 영화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렸다. 어느 날 을 보게 되었다. 아마 95년도 쯤이었던 모양이다. 춘천의 한 극장이었다.(당시 춘천에는 개봉관이 세 개 뿐이었다. 그러니 웬만한 영화는 전부 ‘1주일’ 상영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은 상영 기간내내 사람이 꽉꽉 찼었던 것 같다) 그 현란한 카메라와 경쾌한 음악에 아, 저런 감독이 있었구나. 그는 바로 과 로 한창 주가를 올리며 추종자를 양산하던 왕가위였다. 그리곤 그때부터 다시 영화를 좋아했고, 다시 잡지를 사기 시작했다. 물론 였다. 중경삼림은 참 재미있는 영화이다. 깔끔하고, 유쾌하고, 그리고 주인공에게 동화되어 들어가는 깊은 맛이 있는 멋있는 영화이다..

홍콩영화리뷰 2008.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