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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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동물원] 그들이 쓴 것- 커플 시나리오 (이정향 감독 Art Museum By The Zoo, 1998)
(박재환 1999.1.1.) 부산에서 태어난 나는 어릴 적 아버지 어머니 손잡고 금강원이란 곳에 갔었다. 금강원이란 곳은 부산 금정산의 자락에 있는 유원지이다. 그곳엔 동래동물원이 있었다. 그곳에 들어서면 우선 물개들이 헤엄치고 다니는 커다란 풀장이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가면 하마가 있었다. 하마는 언제나 하품을 하고 있었다. 입이 이~~렇게나 컸었다. 하마가 크게 하품하면 사람들은 입으로 돌멩이며 깡통을 집어 던졌다. 그리고 국민학교 졸업할 즈음 그 하마가 소화불량으로 죽었고, 해부했을 때 위에서 온갖 잡동사니가 쏟아져 나와서 우리나라 인간들의 잔인한 호기심을 욕하는 것을 보았다. 그 동물원 옆에 식물원이 있었다. 요람을 흔드는 손>에 나왔던 커다란 글라스로 지은 온실이 있고, 온갖 식물들이 있었..
2019.08.30 -
[강변호텔 ] 추레한 시인, 스산함 풍경, 애잔한 감독 (홍상수 감독 No.23 Hotel by the River, 2018)
(박재환 2019.4.10)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이 지난 달 말 개봉되었다. 1996년 이래 23년 만에 선보이는 23번째 장편영화이다. 홍 감독은 2009년 옴니버스 영화 의 단편 을 찍은 적이 있다. 그러니까 이번이 24번째 연출작이다. 그리고 은 김민희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이래 6번 째 함께 한 작품이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철저한 사(私)영화이다. 그가 경험한 세상을, 그가 바라보는 시각으로, 그가 좋아하는 연기자를 데리고, 그의 방식으로(신속하게) 찍고, (해외영화제를 통해) 화려하게 공개하고, 정작 국내에서는 조용하게 “또 한편 만들었습니다”라며 흔적만 남긴다. 이번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홍상수 스타일의 홍상수영화’이다. 기주봉은 시인이다. 두 아들이 어릴 때 무정하..
2019.08.12 -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감독,2017, 베를린은곰상(김민희))
영화리뷰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감독의 결자해지 [박재환 2017-03-23] 홍상수 감독은 데뷔작품 (1996)이후, 에 이르기까지 22년동안 무려 19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2시간이 훌쩍 넘는 영화가 많은 요즘 시대에 그게 전부 ‘장편영화’라고 하기엔 단촐한 영화도 있고, 상업영화라 하기엔 너무나 사적인 영화가 많이 포함되었다. 무슨 생각으로 배우들은 무보수(혹은 저가)에도 영예롭게 출연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끈질기게 자신의 영화를 찍고 있다. 그리고 국내개봉에 앞서 유럽의 유명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상영되며 충분히 “세계적 명성의 신작”이라는 홍보 플래카드까지 완성시키며 영화팬을 만난다. 이번 신작 도 예외가 아니다.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널리 알려진 대로 ‘유부남’ 홍상수 감독이 ‘여배우’..
2017.08.22 -
[두사부일체] 여고괴담, 상춘고 스타일 (윤제균 감독 頭師父一體, My Boss, My Hero, 2001)
정준호가 연기하는 '계두식'은 아마도 닭대가리에서 따온 이름인 것 같다. 그런데 마지막 '-식'은 어디서 왔을까? 궁금했다. 이전에 필름2.0>>의 오동진 컬럼에서 아주 충격적인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어서 다시 찾아보았다. 그때 사학비리의 대표적 학교로 손꼽히던 그 학교의 당시 교장이름이 '상춘식'이었다. 물론 그 문제의 학교는 '상문고'였고. 근데 두사부일체>의 배경이 되는 그 엄청난 학교이름은 '상춘고'였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오동진 기자가 나보다 5~6년 연배일 것 같은데.. 내가 다니던 부산의 중학교, 고등학교에도 물론 그러한 흉악무도한 선생이 있기는 했었다. 물론, 자기 아들 '소중하다'고 학교 와서 선생 멱살 잡고 행패 부리던 그런 학부모도 있긴 했었다. 내가 전교조가 아닌 이상, 그리고..
2008.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