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해고홍] 연기파 배우 이소룡 18세의 초상

2008. 2. 26. 17:52홍콩영화리뷰


[Reviewed by 박재환 2002-5-17]
 
우리나라에 비디오로도 출시된 유덕화-막소총 주연의 <도시의 아이들>(89)의 홍콩원제는 <인해고홍>(人海孤鴻)이다. 이 영화는 1960년에 이소룡이 나왔던 <인해고홍>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이소룡이 나왔던 영화라고라? 평균적인 영화팬이라면 이소룡의 영화작품으로 <당산대형>, <정무문>, <용쟁호투>, <사망유희> 정도의 쿵후 액션물이 전부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가 죽은 후에도 그를 여전히 아시아 최고의 전설적인 쿵후 액션 스타로만 떠받들고 있다. 하지만, 홍콩영화사를 다룬 책을 보다보면 이소룡의 영화인생에 있어 두 편의 작품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세로상>과 <인해고홍>이란 작품이다. <세로상>은 진과(프루트 챈) 감독의 영화 <리틀 청>에서 잠깐 언급된다. <리틀청>의 홍콩제목도 <세로상>이다. 영화 <세로상>은 이소룡이 10살때 출연했던 영화이고, <인해고홍>은 18세에 출연한 영화이다. <인해고홍>은 그가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나기 전에 찍은 마지막 홍콩 출연물이다. 청년 이소룡이 아닌 더벅머리 총각, 소년 티가 아직은 남아있는 작품이 바로 <인해고홍>이다. 다행히 이 작품을 볼 기회가 생겼다. 서울에서 열린 국제영상자료원연맹(FIAF) 총회 기간동안 아시아필름 페스티발이 함께 열렸다. 이때 바로 이 <인해고홍>이 두 차례 상영되었다.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관람했던 <인해고홍>에 대한 때늦은 리뷰.



이 영화는 1959년 당시 홍콩에선 드물게 이스트만 칼라필름을 사용하여 촬영되었고, 현상작업도 직접 영국으로 가져가서 했다고 한다. 당시 제작된 광동어 필름으로서는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그만 그 칼라 필름은 분실되었다고 한다. 그후, 홍콩에서는 흑백필름만이 상영되었고 홍콩전영자료고 (우리나라의 영상자료원과 같다)에 보관된 것도 흑백필름 뿐이었단다. 이번에 서울에서 상영된 영화 처음에 이에 대한 설명이 잠깐 첨부되어 있었다. 1997년에 영국에서 이 컬러 필름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 컬러 필름은 홍콩으로 공수되었고 그의 탄생 60주년(1940년 11월 27일생)을 기념하여 2000년 11월 20일부터 홍콩에서 열린 <불후의 거룡-이소룡 영화회고전>에서 처음 홍콩 영화팬에게 공개되었던 것이다.

<인해고홍>은 우리나라 <간난이>이나 일본의 <오싱>같이, 전후의 가난과 고난 속에서 소중한 가족의 사랑을 찾는다는 교훈적 내용을 담은 멜로 스타일의 사회극이다. 何思琪(吳楚帆)는 전쟁의 북새통에 아내를 잃고 어린 아들과 헤어지게 된다. 그후 그는 어려운 살림 가운데에서도 고아원을 경영하며 혹시나 자신의 아들을 만나게될까 기대를 갖고 살아간다. 어느날 그는 자신의 집에 숨어 들어온 소매치기 아삼(이소룡)을 두둔해주며 이제 착하게 살라고 충고를 준다. 하지만 아삼은 패거리 두목의 협박에 계속 좀도둑짓을 한다. 아삼이 姚여사의 핸드백을 소매치기한 사건이 인연이 되어 아삼은 개과천선하여 고아원에 입학한다. 요여사는 고아원에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고아들이 새로운 삶을 찾도록 힘쓰지만 아삼은 패거리에게 납치되어 유괴사건에 연루된다. 아삼은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유괴범의 위치를 경찰에 알려준다. 하 선생은 아삼이 전쟁통에 자신과 헤어졌던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된다.

1960년도에 홍콩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통해 당시의 홍콩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요즘 만들어진 홍콩영화에서 보게되는 홍콩의 모습은 초고층 빌딩과 멋진 야경으로 뒤덮인 현대도시이지만 이 당시만 해도 판자촌과 진흙밭이 대부분인 어촌마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영화에서는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볼 수 있었던 빈민가와 소매치기들의 모습을 홍콩버전으로 볼 수 있다. 전쟁 후 중국에서 쏟아진 피난민 때문에 홍콩은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헌신적인 교육자의 희생으로 오늘의 홍콩이 이루어진 모양이다.

18세 이소룡의 모습은 굉장히 코믹하다. 그가 훗날 쿵후 액션물의 최고봉 소리를 듣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연기파 배우라고 불러도 될만큼 열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그가 '차차차' 춤을 추거나 소매치기로 건들건들거리는 모습은 관객들이 박장대소할만큼 유쾌하다. 그의 유연한 몸놀림은 정말 볼만하다!!! 정말 보기 힘든 작품을 보게되어 기쁘다.
이소룡 멋있다!  (
박재환 2002/5/17)

인해고홍 人海孤鴻 (1960)
감독: 李晨風
何思琪-吳楚帆
何三-李小龍
姚姓少婦-白燕
위키피디아  Bruce Lee| 李小龙
李小龍電影回顧展 (홍콩 이소룡영화 회고전 관련기사)
http://www.jkd.com.hk/chi/Bruce_Lee_Exhibit.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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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락2010.05.22 15:28

    역시 마음을 이해하는자가 몸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