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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 재밌는 6세대 영화

중국영화리뷰

by 내이름은★박재환 2008. 2. 2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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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4-4-27]    장예모와 천카이거(진개가)로 대표되는 5세대 영화를 제외하고도 현대 중국영화의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중국영화는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를 통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이번 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흥미로운 중국영화가 한 편 소개된다. 하건군(何建軍;허지엔쥔) 감독의 [만연]이란 작품이다. 하건군 감독의 작품은 전주영화제를 통해 꾸준히 소개되었다. 그가 전주영화제와의 특별한 인연을 가진 것은 이 영화를 통해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하건군 감독은 1982년에 중국 4세대 감독인 황건중(黃健中) 밑에서 영화인생을 시작했다. 5세대 감독인 천카이거 감독의 [황토지], [대열병]에서는 스크립터를 맡았고 88년 북경전영학원에 들어가서 영화공부를 한다. 그리고 장예모 감독의 [홍등]과 전장장의 [푸른연] 같은 유명작품의 조감독을 맡았다. 그는 독립영화 두 편을 만들었는데 모두 중국에서는 상영되지 못했다. 하지만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타며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런 예사로지 않은 백 그라운드를 지닌 하건군 감독의 최신작 [만연]은 DV로 찍은 디지털 필름이다. 그는 6세대 대표감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만연]은 현재의 중국영화산업, 영화정책, 영화배급 실태 등 인프라 측면을 살펴볼 수 있고, 중국인민들의 영화향수 방식을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중국의 도시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불법동영상 해적판 VCD를 판매하는 따오판(盜版) 장사꾼들의 호객행위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길거리에서 가방 하나 둘러메고, 혹은 길거리에 가판 깔아놓고는 "영웅 있어요." "턱시도 있어요." "천방지축 있어요." "장백지, 양조위 영화 있어요" 소리친다. 이들은 다양한 영화를 구비하고 다양한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 있어요." "폭력물 있어요." "애정물만 취급해요", "한국영화 있어요."라고. 그러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 얼마예요" "포르노는 없어요." "영웅 없어요." 하고 묻는다.

  우리나라 용산에서 한때 인기 있었던 따오판이 본고장 중국에서는 이렇게 팔린다. 이들 작품에 대해 한번 더 자세히 알아보자.

  "얼마에요?" "한 장에 15원(2,250원) 제일 싼 건 10원(1,500원)". "아니 왜 그리 비싸요. 저쪽에선 6원 받던데." "그건 극장에서 캠코더로 찍은 거에요. 화질 안 좋아요. 이건 DVD리마스터링 버전이에요. 스테레오 사운드 죽여요." "10원에 줘요." "안돼요. 그럼 12원.".....

  어떤 작품이 팔릴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기본적으로 다 있다. 한국영화도 인기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아저씨. 타르코프스키 거 있어요?" "있죠." "자전거 도둑 있어요?" "당연히 있죠." 우와와!!!!!!!!!!!!!!!!!!!!!!!!!!!!!!!1

  놀랍지 않은가. 우리나라 으뜸과 버금, 영화마을 같은 유명한 비디오 샵에서도 찾기 힘든 영화의 리스트가 줄줄이 이 따오판 판매인의 가방에서 마구 쏟아진다.

  영화는 젊은 따오판 판매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남자주인공은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와 대학 때려치우고 이것저것 해보다가 결국 이 길로 나선다. 수익도 괜찮고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실컷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길에서도 팔고, 가게에서도 팔고, 커피 샵 돌아다니며 손님들에게 팔기도 한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들이 이런 영화 저런영화를 찾는다. 가방에 있으면 바로 건네주고 없으면 다음에 수배해서 배달해 준다. 어느 날 한 묘령의 아가씨가 알모도바르 감독의 작품을 찾는다. '알모도바르? 취향도 독특하군.' "무슨 작품요?" 내 어머니의 모든 것, 라이브 플래쉬, 비밀의 꽃, 하이힐... 등등등...

  알고 보니 이 여자는 대학에서 미학, 혹은 영상을 가르치는 강사이다. 둘은 영화를 매개로 만나 일종의 교재를 하기 시작한다. 이와 동시에 이 해적판 아저씨는 또 다른 여자와 일종의 교역을 한다. 이 여자는 일종의 창녀이다. 그녀는 이런 저런 문예물을 찾는다. [화양연화] 안 갖다 줘요? 그날 그 남자의 방에서 섹스를 나눈다 .이 여자는 화대 대신 타이틀 50장을 요구한다!!!!!!!!!!!!!!!!!!!!!!!!

  이 남자의 해적판 이야기와 함께 또다른 이야기가 삽화처럼 끼어있다. 일자리를 잃은 중국인 부부. 먹고 살기 위해 은행강도를 꿈꾼다. 그들은 막 신나게 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에 필을 받아 빵 모자 눌러쓰고 길거리로 나선다. 이들 뿐만 아니다. 시골에서 돈 벌려고 올라온 한 놈팽이는 경찰을 사칭하는 또다른 두 놈팽이에게 트렁크를 압수당한다. 그 트렁크에는 따오판이 가득 들어있었다. 이 남자는 이제 잃어버린 트렁크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남자주인공이 길거리에서 따오판을 팔다가 공안의 단속에 걸린다. 이 남자 숨이 턱에 차 오르도록 달린다. 죽자사자 달린다. 길거리에 서 있다가 이 남자를 본 여자 강사가 함께 달리기 시작한다. 한 5분 정도 달려가는 이들 모습을 숨가쁘게 잡으면 영화는 끝난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철철 넘치는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갑자기 몇 년전 본 손재곤 감독의 [너무 많이 본 사나이]라는 작품이 생각났다.

  남자 주인공은 자신의 골방에서 영화를 끊임없이 본다. 그때 그의 방에는 4회 전주영화제 포스터가 붙어 있다.

기초상식
1. 따오판이 뭐에요? 여기 참조
2. 중국에는 비디오테이프보다 VCD,DVD로 영화를 감상하는게 일반화됨
3. 당연히 정품비율은 5%이하로 추정됨
4. 장기적으로 중국시장은 엄청남. 미국이 혈안이 되어있음.
5. 중국정부는 WTO가입 이후 시도때도 없이 단속하고 처벌함
6. 하지만 땅이 넓고, 인구가 많고, 돈이 되는 장사이다 보니 끝없이 해적판이 만연, 범람함  (박재환 2004/4/27)

蔓延 (2004) Pirated Copy
감독: 하건군(何建軍)
출연: 于博(우박), 호효광(胡曉光), 왕아매(王亞梅), 나인기목매(娜仁其木梅)
5회 JIFF상영작(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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