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위니 토드] 잔혹한 운명의 이발사 (2019년 샤롯데 씨어터)

2019. 10. 21. 14:49공연&전시★리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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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란 1837년부터 1901년까지 64년간의 대영제국을 지배한 ‘영광스러운’ 빅토리아 여왕 치세를 일컫는다. 산업혁명의 엔진을 단 제국 영국은 세계로 식민지를 개척해 나갔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 등 모든 면에서 혁명적 경지에 다다랐다. 물론, 그 뒤에는 젠 체하는 보수적인 도덕주의와 함께 허영과 위선, 도시범죄의 어두운 그림자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바로 올리버 트위스트가 구걸하고, 셜록 홈즈와 드라큘라 백작이 숨을 쉬며, 살인마 잭 더 리퍼가 런던 밤거리를 배회하던 시절이었다. 바로 그 곳에 스위니 토드란 이발사도 있었다. 날카로운 면도칼을 들고 복수심에 불타던 한 남자.

 

스티븐 손드하임의 걸작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2007년 처음 한국무대에 올랐고, 세월이 좀 지나 2016년 조승우, 옥주현 무대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주부터 다시 무대에 올라 면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엔 조승우, 박은태, 홍광호라는 실력파 스위니토드와, 옥주현,김지현, 린아라는 개성 넘치는 러빗 부인을 만날 수 있다. “들어는 봤나, 스위니 토드~”

 

미용업과 요식업의 콜라보래이션

 

귀를 찢는 불협화음 속에 어두운 무대는 앙상블의 비장한 코러스가 지배한다. 사랑하는 아내를 빼앗기고, 갓난아기의 운명도 모른 채 먼 곳으로 추방당했던 남자, 바커가 15년 만에 런던으로 돌아온다. 안소니의 도움으로 구사일생 생환한 것이다. 이제 스위니 토드라 불리는 이 남자는 의심스러운 파이 가게를 운영하는 러빗 부인의 가게 2층에서 이발소를 열고, 복수를 꿈꾼다. 그가 2층 의자에 앉은 손님의 목을 면도날도 그으면 피는 분수처럼 흩뿌리며 그 시체는 컨베이어벨트로 1층의 주방으로 직송되고, 러빗 부인은 런던에서 제일 신선하고, 맛있는 파이를 굽게 된다. 복수의 칼날은 점점 날카로워지고, 광기는 곳곳에서 번뜩이고, 파국은 가까워진다. 그럴수록 객석은 환호하고, 관객은 경악과 함께 폭소를 터뜨리게 된다. 듣도 보도 못한 광기의 ‘코믹’복수극이자, 이종콜라보 뮤지컬이다.

 

비극적 복수 희극적 엔딩, 스위니토드

 

(조승우-린아 페어로 본 공연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3년 만에 컴백한 스위니토드는 많이 달라졌다. 이전 공연이 사연 많은 한 남자의 서글픈 복수극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무대는 광기와 함께 코믹스런 요소가 강화되었다. 물론 코미디는 아니다. 부조리에 가까운, 안타까운 상황이 가져오는 비극적 코믹 복수극이다. “들어는 봤나 스위니 토드”와 함께 극의 전반을 이끄는 미친 여자의 “제~발”이라는 목소리이다. 마지막에 가서야, 그 소스라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될 관객들이여. 복수극은 셰익스피어 급이 된다.

 

변신의 귀재 조승우는 이번 작품에서 복수의 욕설을 퍼붓고, 린아는 경지에 오른 푼수 캐릭터를 연기한다. 그리고, 안소니와 토비아스, 비들 등 조역 하나하나가 생생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2007년 초연부터 이번 시즌까지 웃기는 피렐리를 독점한 조성지는 이제 무대를 갖고 노~시뇨레다.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이상 스위니토드), 옥주현, 김지현, 린아(이상 러빗 부인)의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내년 1월 2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프로덕션 측은 ‘중학생이상 관람가’로 홍보 중이다. (박재환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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