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엘 “내부자의 바람” (영화 '바람 바람 바람' 2018)

2018. 7. 12. 08:17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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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이 손목 하나를 걸고 열연을 펼쳤던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을 돕던 주은혜를 기억하는가. 드라마 ‘도깨비’에서의 시크한 삼신할매, 그리고 ‘화유기’에서의 우마왕의 충직한 신하 마비서까지. 이엘의 또 다른 얼굴들이다. 이엘이 이번엔 ‘감독’ 이병헌의 새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서 또 한 번 자신의 장기-섹시함과 시크함-를 내세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잇달아 인터뷰에 나서며 영화홍보에 올인 중이다. 지날 28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이엘과의 인터뷰이다.

 

<바람 바람 바람>은 타고난 바람둥이 이성민의 영향으로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뛰어든 숙맥같은 남자 신하균를 둘러싼 어른들의 코미디이다. 이엘은 두 남자 앞에서 갑자기 등장하여 영화를 숨 막히게 하는 미스터리한 여인 제니를 연기한다.

 

“그 동안 느낌이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번 제니는 진한 화장이나 섹시한 의상 등은 배제하고 내츄럴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물론, 영화를 보면 첫 당구장 장면에서부터 이엘의 캐릭터는 기존 이미지의 연장선상임을 숨길 순 없을 것이다.

 

“영화는 불륜을 다루지만 제니는 이성을 유혹하는 것보다는 스스로의 상처를 이겨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제니의 외로움은 과거의 아픈 상처 때문이다. 그걸 이겨내는 모습을 봐 주시면 영화가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바람바람바람’은 어떤 영화인가? “철없는 남자들의 이야기이다. 바람, 불륜의 영화라지만 각자 공감의 지점이 다를 것이다. 어른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어른스러움은 무엇일까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면서 “살면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보신다면 제니의 모든 감정이 이해가 될 것”이라고 영화의 정서를 소개했다.

 

영화를 보면 이엘이 처음 당구장 들어와서 게임을 펼치는 장면이 가장 많이 이야기될 듯하다. “제니는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데 거침없이 당당하다. 그런 점이 이성에게 섹시하게 어필되는 지점일 것이다”며 “모든 장면에서 제니의 대사가 진심이다.”고 덧붙인다.

 

이엘은 영화 때문에 당구를 배웠다고. “재밌는 스포츠더라. 남자들이 당구를 왜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더라”면서 점수를 물어보는 질문에는 “뭐.. 자세만 배웠어요.”란다.

 

영화시사회 때 배우들은 촬영초반에 이병헌 감독의 디렉팅을 따라잡기가 어려웠다고 이구동성으로 밝혔다. 이엘은 어땠을까. “제 분량은 뒤에 촬영했다. 감독님이 좋아하시는 뉘앙스와 톤에 대해 연구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빨리 적응한 부분이 있다. 감독님은 정확한 계산과 그림을 갖고 있었다. 감독님이 원하는 연기지점을 따라가는데 무리는 없었다.”고 밝혔다.

 

코미디 영화니 현장에서는 애드립이 많았을 것 같은데? “사실 감독님의 코믹 터치와 스피드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배우들 사이가 돈독해지니 좀 더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왔다”며 “애드립이 거의 없는, 대본에만 충실한 현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선배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소감을 전했다. “이성민 선배는 본인 특유의 유쾌함이 석근이라는 캐릭터에 잘 녹아든 것 같다. 신하균 선배는 평소에는 과묵한 분인데 연기만 하면 돌변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놀랐다.”

 

이엘은 제니라는 캐릭터를 적극 옹호했다. “남자 대 여자라는 접근보다는 제니가 외롭고, 상처도 입고, 아픔도 입은 존재이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치유하려는 인물이다. 석근과 처음 이어지는 것도 남녀의 접근이었다기보다는 오다가다 택시에서 만난 남자인데 포근하고,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해서 당구장까지 간 것이다. 제니가 외로움을 해소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엘은 자신의 연애관도 밝혔다. “원래 독신주의자였다. 20대 때부터 그런 생각을 가졌다. 결혼제도를 못 믿는 것이 아니라 결혼이라는 과정과 함께 따라오는 책임을 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직 먼 이야기만 같다”면서 “제니의 대사처럼 흘러가는 것처럼, 아직 나타나지 않아서 그렇겠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엘하면 떠오르는 어떤 섹시함에 대한 철학을 물어봤다. “과하지 않은 선을 찾으려고 한다. 보는 사람이 생각하는 적당한 선이 있을 것이다”. 이엘은 인터뷰 중간에 답변을 생각하며 입을 삐죽 내민다. 아마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인 모양이다. “자기가 캐릭터의 롤만 잘 수용한다면, 캐릭터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다. 캐릭터에 충실하고, 표현을 잘 해내면 그렇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란다.

 

출연제의가 들어오는 작품이 이전보다 다양해졌단다. “어떤 역할을 피하는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역할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다. 해본 것보다는 못 해본 것이 더 많으니. 요즘 찍는 영화들은 코드가 다양해져서 다양해진 역할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이엘은 최근 본 인상적인 영화로 조 라이트 감독의 <오만과 편견>을 꼽았다. “아름다웠다. 두 배우의 연기도 좋았고. 오해와 편견으로 시작한 관계가 자기들의 감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사랑인지 모르고 알아가는 과정이 잘 표현된 것 같다. 오늘 많이 떠오는 작품이다.”란다. 아마 <바람바람바람>을 보고 나서 <오만과 편견>을 보면 이엘을 좀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엘은 2009년 무렵 드라마와 영화에 단역 출연하며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초기에 장진 감독의 연극 <리턴 투 햄릿>에 출연한 적이 있는 이엘은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고 있다. 영국 극작가 피터 쉐퍼의 걸작 연극<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베버 역으로 이달 말까지 무대에 오른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4월 5일 개봉된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이다. (박재환 2018.4.4)

 

 

 

 

[인터뷰] 이엘 “내부자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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