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香港電影史話- 余慕雲] 홍콩영화사 무성영화시기

2009. 6. 3. 10:51Book

반응형

 홍콩에는 꽤 많은 홍콩영화사(史) 책들이 나와있다. 그 중 흥미로운 책 중의 하나가 여모운(余慕雲)선생의 <<향항전영사화>>(香港電影史話)이다. 홍콩의 '次文化堂'이라는 출판사에서 4권으로 나온 홍콩영화의 연대기이다. 그렇다고 번듯한 개론서는 아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정종화씨가 열화당에서 펴낸 <<자료로 본 한국영화사>> 같은 성질의 책이다. 종이질도 훨씬 나쁘고 올 흑백이다.

여모운 선생의 <<향항전영사화 제1권>>은 '默片時代 1896年~1929年)'이 부제이다. 홍콩영화사에 있어서 무성영화시대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초기영화사를 다룬 개설서와 마찬가지로 이 책은 홍콩의 옛 신문 잡지의 광고와 기사 등을 통해 홍콩영화의 초창기를 살펴본다.

이 책에 따르면 홍콩에서 '영화'가 첫 상영된 것은 1896년 1월 18일 전후이다. 홍콩에서 나온 <<화자일보>>(華字日報)라는 신문기사에 따른 고증이다. 프랑스 뤼미에르의 첫 영화가 파리에서 상영된 것이 1895년 12월 28일의 일이었으니 한달도 안되어 홍콩에서 상륙했다는 말이다.

이 외에도 홍콩에서 찍은 최초의 영화, 중국인이 만든 최초의 홍콩영화, 최초의 영화인 등이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홍콩 잡지를 보다가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이 책의 저자 여모운 선생이 지난 4월 8일 운명을 달리했다는 것이다. 그날 홍콩영화계는 홍콩금상장 영화제 시상식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업'되어 있던 날이었다. 알고보니 여모운 선생이 마이너 필진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여모운 선생은 젊었을 적부터 영화자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열심히 자료를 모으고 여기저기 홍콩영화사에 대한 글을 썼던 분이시다. 우리로 따지자면 향토사학자, 언더그라운드 역사가 였던 셈이다. 홍콩전영자료관(우리나라의 영상자료원에 해당)이 설립되었들때 영화계에서는 이 사람이 최적의 책임자라고 추천했지만 '학력 미달'을 이유로 연구원에 만족해야했다. 그리고 곧 나이도 차서 고문으로 밀려났다고 한다.

이후 중국 불산(佛山)시의 초청으로 중국에서도 맹활약한다. 불산시는 황비홍이 태어난 곳이다. 불산시가 황비홍기념관을 만들고 자료를 취합하는데 여모운 선생만큼 많은 자료를 가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모운 선생이 주장한 홍콩영화 초창기 문제에서 몇가지 논란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둔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