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남녀] 살며 사랑하며 먹으며… (이안 감독 飮食男女/ Eat, Drink, Man, Woman 1994)

2008. 2. 17. 19:07대만영화리뷰

 

 

'대만영화'의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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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환 2002/10/31) 난 개인적으로 대만영화를 좋아한다. 불행히도 최신 대만영화를 만나보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지난 10여 년간 대만영화는 내리막길을 걸어야만 했다. 이안과 채명량, 후효현이 (외국자본으로) 빠져나간 자리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독립영화나 실험영화들 뿐이었는데 올해 들어 대만영화가 다시 활기를 찾을 조짐을 보인다고 하기에 기뻤다.

<와호장룡>으로 서구인들을 열광시킨 이안 감독의 1994년도 작품 <음식남녀>는 지금 보아도 여전히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이안은 대만에서 태어나 자랐다. 다 커서 미국으로 건너가서 영화공부를 하였다. 대학다닐 때 써놓은 시나리오가 대만 신문국(우리나라 문광부+국정홍보처 같은)이 주최한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되어 대만에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안은 <쿵후선생>, <결혼피로연>을 내놓으며 전혀 ‘후효현’ 같지 않은 새로운 ‘대만영화인’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후효현 영화가 대만의 근대사에 매몰된 작위적이기까지 한 갑갑한 역사와의 조우라면, 이안 감독의 영화는 그러한 역사를 가슴에 품은 대만인의 현대적 가치상실과 극복책이 숨겨진 ‘지혜로운’ 영화란 것이다.

이 영화에서도 이안 감독 특유의 동서문화의 충돌과 대만적 상황이 확연히 드러난다. 같은 중국어권이면서도, 그리고 같은 공자의 동양유교문화권이면서도 이안 감독의 영화는 그러한 도덕관념에서 다소 이단아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가족의 소중함과 인간관계의 밀접성을 중시하면서도 그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자유의지를 끝까지 견지해나간다. 동양문화의 껍질을 쓴 서구적 의식형태일 수도 있고, 서구문화권에 융합된 동양적 삶의 실천일 수도 있다.

<음식남녀>의 등장인물은 그런 1990년대 대만현대인의 의식구조를 대표한다. 주선생(낭웅)은 대만 최고의 요리사. 지금은 주방장 자리를 내놓고 프리랜서로 일한다. 호텔에서 국빈이라도 대접할 일이 생기면 급하게 호출되어 최고의 요리를 내놓는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평범한 대만의 소가정(집 구조상)에서 이런저런 요리를 하며 소일하는 것이다.

그가 하는 요리는 라면이나 된장국 끓이기 같은 것이 아니다. 무궁화 다섯 개짜리 호텔의 전문식당 최고급 코스요리만을 만든다. 관객들은 이 놀라운 요리과정을 지켜보며 이 대만집안의 내력을 하나씩 보게 된다. 과년한 딸 셋과 고집스런 주 선생.

큰딸은 언젠가 남자와 헤어진 후 자신만의 공간을 지키려고 애쓰는 고등학교 화학선생이다. 그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있고 오직 주님만이 자신의 안식을 제공해준다고 믿고 싶어한다. 둘째(오천련)은 어릴 때부터 요리하기를 좋아하였다. 이제는 당당한 캐리어우먼으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가고 싶어한다. 셋째는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같이 일하는 동료의 연애고민을 들어줘야한다.

대만의 식사풍경은 한국의 식사풍경과 유사하다.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가족의 해체와 격리는 신속하게 진행된다. 각자 고달픈, 힘든 하루가 끝나면 사람들은 하나둘씩 식탁(밥상 앞)에 모여든다. 그들이 모여서 공통의 주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밥 먹는 시간뿐인 것 이다. 하지만 근엄한 아버지의 굉장한 요리 앞에서 그들은 서로의 고민을 간단하게 털어놓고 아주 명료하게 자신의 주장만을 던져놓는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고민을 속으로만 삼키고 있다고 밥상 앞에서 폭탄선언으로 단박에 해결하고 만다. 그렇게 가족들은 떠나가는 것이다.

이안 감독의 깜짝 쇼는 <음식남녀>가 최고이다. 딸 셋 중 그 어느 누구도 셋째(막내)가 임신과 더불어 집을 처음으로 떠나게 될 줄은 짐작하지 못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주선생의 폭탄선언이 그러하리란 것을 눈치조차 채지 못한다.

이안 감독은 영화의 잔재미를 하나씩 던져주고 마지막엔 메가톤급 충격과 그 여파를 만끽할 수 있는 감동을 안겨주는 것이다.

최고의 주방장 주선생 역의 낭웅(郎雄 낭슝)이란 배우는 지난 5월 72살의 나이로 병사했다. <와호장룡>에서도 볼 수 있었다.

대만 영화답게 타이페이의 분잡스런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부기념관이나 장개석기념관, 오토바이의 물결을 이루는 도로 모습, 우레탄이 깔려있는 그들의 학교운동장 모습을 실컷 볼 수있다. 주 선생이 불려가는 호텔은 타이페이 최고의 호텔 ‘원산대반점(圓山따판디엔)’이다 원산호텔이라…. 한국인들이 대만에 단체관광가면 첫날 관광코스에 고궁박물관과 충렬사 의장대 사열이 있다. 그리고 시내 호텔로 다시 들어올 때 관광버스는 잠시 원산대반점에 들러 관광객을 내려놓는다. 관광객은 커다란 호텔 로비에서 장엄한 중국식 장식품을 구경하는 것이다. ^^

그리고, 주사부가 호텔에 불러와서 특급요리를 내놓을 때 고위급 가빈들을 잠깐 보여준다. 그때 고위인사로 보이는 대머리 아저씨가 있는데 그 사람은 지금 대만 국민당 부주석인 우보슝(오백웅)이란 사람이다. 아마, 이 영화 찍을 때 타이페이시장이었든가 신문국국장(장관)인가 했을 것이다. 참, 이 영화… 만들 때 대만의 한 음료회사(우룽차)가 제작비를 일부 지원했다. 그래서 한동안 대만TV광고 우롱차 선전에서 <음식남녀> 영화를 일부 볼 수 있었다. 물론 94년 당시 이야기임.

할아버지 낭웅의 유작은 양자경의 <천맥전기>(더 터치)이다. 그런데 진국부 감독의 <쌍둥>에도 잠깐 출연했다고 한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더블 비전>으로 소개되는 영화가 바로 그 영화이다.

 

 

饮食男女 (电影) - Wikipedia

 

zh.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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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안(李安) 극본: 이안,왕혜령(王蕙玲),James Schamus 출연:郎雄,杨贵媚,吴倩莲,归亚蕾,王渝文,张艾嘉,赵文瑄,陈昭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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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nseksrmrqhr2009.04.30 02:17

    사실 음식남녀라는 영화는 몇 번이고 볼 기회는 있었지만 ...자극적인 여성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재미가 없는 삼류영화인줄 알았었다...죄송합니다 그러길래 작품에대한 간단한 해설판이 영화관에 비치되어 관객들에게 의무적으로 제공 되었더라만 이런 무식함이 들통나지 않았을 것을....한번 봐야겠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