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1] 미지의 공포

2008. 5. 3. 20:23미국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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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박재환 2002-7-15] 우리나라에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에일리언2>편이 먼저 극장에서 개봉되었다. 확실히 2편은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에 비해 뒤늦게 소개된 오리지널 <에일리언>은 그 암울한 영상으로 인해 한동안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비디오 세대는 확실히 '작품'을 알아보는 법. 게다가 무삭제본과 DVD가 나오면서 1편에 대한 평가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DVD의 경우에는 극장공개에서 잘려나간 장면가지 소개하여 SF영화팬들을 열광시켰다.

  미래의 어느날, 우주화물선 노스트로모호(The Nostromo)는 승무원 7명과 광석 2000만톤을 싣고 지구로 귀환 중이었다. 이들이 동면에서 깨어나서 평화롭게 우주를 날아갈때 어떤 전파음을 포착하게 되고 사전에 주어진 규정에 따라 이 전파 발신음의 정체를 찾아나선다. 처음 3명이 미지의 행성에서 오래 전에 파괴된 거대한 우주선의 잔해를 찾아낸다. 그들은 그 속에서 괴상하게 생긴 물체를 발견한다. 마치 화석화된 커다란 계란같이 생겼던 물체에서 어떤 생물체가 튀어나오더니 탑사대원의 마스크에 달라붙는다. 낙지처럼... 이 생물체는 마스크를 녹이고 얼굴을 완전히 덮어버린다. 우주선으로 옮겨진 생물체는 이때부터 거대한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마치 <U보트> 잠수함 같은 어둡고 긴 터널벽을 헤집고 돌아다니면서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승무원을 하나씩 제거한다. 마지막에 남은 승무원은 리플리(시구니 위버)이다. 리플리는 결국 노스트로모를 폭파시키고 구명정에 올라 탈출한다.그런데, 이 교활하고 영악한 생물체도 이 구명정에 스며든 상태. 리플리는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된다.
 
  영화의 공포는 두 가지 대상물에 의해서 극대화되다. 하나는 물론 외계생물체. <에일리언>에서 관객에게 공포감을 선사하는 외계생물체를 디자인한 사람은 스위스 출신의 'H.R.기거'라는 일러스트레이터(정확한 직업은 현대미술가라고 해야겠다!)이다. 이 사람이 창조해낸 외계생물체는 그야말로 그로테스크 그 자체이다. 이후 많은 영화에서 이 생물체의 모습이 변형 사용된다. 기계와 생물체의 기묘한 결합은 바이오메커닉(Biomechanics)의 창시자로 대접받는다. 기거가 만든 외계생물체는 우선 그 무시무시한 생김새에 놀라게되고, 그 놈의 강인한 생명력에 기겁을 하게 만든다. 1편에서는 순전히 공포의 강도를 높이는데 외계 생물체가 역할을 한다. 자신에 대한 위험을 알아차리는 놀라운 동물적 본능과 함께 무시무시한 공격성과 잔인함으로 우주공간에 표류하는 우주선 내부의 탐사대원을 절망과 불안 속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속편에서는 이 괴생물체가 놀라운 모성애까지 지닌 지적인 생물체로 인정받게 된다. 금속성 강철이빨을 가진 거대한 바퀴벌레같다고나 할까. 탐사대원의 몸을 숙주로 자라나다가 배를 뚫고 잠망경처럼 튀어나오는 장면은 엽기+공포 그 자체였다. 이 괴생물체의 공포와 함께 시구니 위버를 공포로 몰아넣는 존재는 같은 탐사대원인 애쉬. 영화초반부터 왠지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준 애쉬는 일종의 로봇. 그는 사전에 탐사회사에서 입력시킨 프로그램에 따라 정체불명의 외계생물체를 지구로 가져갈 생각이었으며 어떤 희생-인간 탐사대원의 죽음까지-이라도 마다않는다.

 물론, 외계생물체의 공포는 H.R.기거의 창의적인 디자인에 많은 득을 보았지만 리들리 스코크 감독의 미적 감각도 한몫을 했다. 영국 출신인 리들리 스코트는 미술과 영화를 전공한 후 방송사에서 세트 디자인을 하였고 수백 편의 CF를 찍었다. 첫 장편 영화 <The Duellists>로 깐느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그는 곧바로 헐리우드로 진출하여 화려한 전적을 쌓기 시작한다. 최신작? 물론 <글래디에이터>와 <블랙 호크 다운>이 있다.
 
 뭐, 이 영화에는 뒷이야기가 제법 있다. 베로니카 카트라이트가 리플리로 내정되었다가 시고니 위버로 교체되었다. 베로니카 카트라이트는 바로 전해에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에 나왔었다. 이 영화도 외계생물체의 지구침입을 그린 작품이었다. 감독도 월터힐이 맡을 뻔 하다가 리들리 스콧에게 돌아갔다.

 이 영화는 시구니 위버가 워낙 맹활약을 하는지라 이후 오랫동안 페미니스트 영화로 거론된다. 뭐, 그런 이유로 그런 평가를 받는다니 조금 우습기도 하다. 만약, 남자가 그런 옷차림으로(예를 들어 T-back 팬츠를 입고) 동면을 하려는 순간 외계생물체가 달라들고 열심히 싸운다면 '남성영화의 전범'으로 볼까나?  (박재환 2002/7/15) 

Alien (1979)
감독: 리들리 스코트 
출연: 시고니 위버, 이안 홀름, 존 허트, 톰 스케리트,베로니카 카트라이트
80년 오스카 시각효과상 수상, 미술감독상  노미네이트
imdb   네이버영화  위키피디아  H. R. G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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