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개봉영화(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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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 온] “아버지의 시대는 다 지나갔어요” (성룡 류호존, 감독:래리 양)
언제적 성룡인가. ‘성룡’의 충실한 팬이라면 ‘취권’ 전부터, ‘프로젝트A’ 이후 오랫동안 그를 사랑해 왔으리라. 명절엔 항상 성룡과 함께 웃고 떠들었던 추억이 단지 류승완 감독에게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아마 홍콩이 중국으로 ‘영예롭게 넘어가던’ 그 즈음부터 성룡 영화는 한국에서 왕년의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성룡은 레전드 액션스타 아닌가. 이렇게 떠나보낼 순 없을 것이다. 그 옛날의 영광을 추억 속에 묻고 있는 쓸쓸한 영화 한편이 곧 개봉된다. 성룡 주연의 이다. 중국어 원제목은 (龍馬精神)이다. 그 옛날의 날고,뛰고,구르던 성룡을 떠올리며... 필름은 돌아간다! 루오(성룡)는 왕년엔 정말 잘 나갔던 전설의 스턴트맨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영화관객들을 아찔하게 만들었던 극..
2023.07.21 -
[말없는 소녀] “사려 깊은 아일랜드 연풍”
존 포드 감독과 존 웨인이 함께 한 영화 중에 (원제:The Quiet Man,1952)이라는 작품이 있다. 아일랜드(에이레)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이다. 아일랜드는 영국 제도의 왼쪽에 있는 '독립국가'이다. 수도는 더블린이고, 시인 예이츠와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를 배출한 나라이다. 31일 개봉하는 영화 는 바로 이 나라에서 만들어진 영화이다. 예이츠가 읊은 이니스프리의 목가적 풍경을 기대하거나, '벨파스트'의 총성을 떠올리게 하는 혁명의 영화일지 기대가 된다. 영화는 1981년의 아일랜드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아홉 살 소녀 코오트(Cáit)의 이야기이다. 도박에 빠진 아버지, 자식이 네 명이 있지만 또 동생을 임신한 어머니의 방치 속에 위태롭게 자라고 있다. 학교에서 우유 잔을 엎질러 치마를 적시자 왠..
2023.07.21 -
[범죄도시3] 마석도의 주먹은 총과 칼보다 강하다 (이상용 감독)
빈사상태에 빠진 한국 극장가에 마동석이 긴급 심폐소생술에 들어간다. 2017년 시작된 충무로 프랜차이즈 의 세 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석도 형사의 주먹은 여전히 강.력.하.다. 영화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금천서를 뒤로 하고 서울 광수대(광역수사대)로 전근 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첫 출근길에 도로에서 양아치들이 주먹자랑하는 것을 가볍게 정리하면서 녹슬지 않은 마석도의 펀치력을 보여준다. 이어 광수대 사무실. 장태수 반장(이범수)의 책상에 놓인 공진단을 한 움큼 집어먹으면서 새로운 얼굴과 활기찬 팀워크를 예고한다. 호텔 건물 추락사를 수사하다 ‘하이퍼’라는 신종마약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이퍼’를 유통시키는 조직은 일본 야쿠자와 연계되어 있고, 놀랍게도 경찰 마약담당 형사 주성철..
2023.07.21 -
[틱탁] “당신의 눈알 굴리는 소리가 들려” (강다연 감독,BIFAN2023)
지난 주 막을 올린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선 모두 262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단편영화는 몇 작품씩 함께 상영된다. ‘코리안 판타스틱:단편2’에는 강다연 감독의 과 ‘작두’(정재용 감독), ‘소년유랑’(이루리 감독), ‘라스트 스탠드’(김동하 감독) 네 편이 같이 상영되었다. 이중 ! 영어제목은 ‘TIKTOK’인데 틱톡이라 하지 않고 ‘틱탁’이라고 한 이유는 있을 것이다. 시계 초침이 째깍째깍 돌아가는 소리이다. 심장을 옥죄는 소리이다. 긴장감과 공포감을 안겨주기에 족하다. 영화가 시작되면 째깍거리는 소리와 까마귀울음소리 등이 이 영화가 어떤 미스터리한 공포감을 안겨주는 영화라는 것을 각인시켜준다. 그리고 어두운 집, 거실을 비춘다. 공간은 흔한 집안 풍경이지만 벽시계와 장식이 묘한 긴장감을 안..
2023.07.21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당신의 손은 따뜻한가요 (김희정 감독,2022)
2014년 4월 16일 오전. 그 때 당신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하시나요. 나는 기억을 한다. 가창력이 아주 뛰어난 한 가수의 음반 발매를 앞두고 열리는 간담회 장소로 가기 위해 여의도에서 서강대교를 택시로 건너고 있었다. 라디오에서는 속보로 “무사하다”는 뉴스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 그 가수의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되었지만, 그 가수의 신보 발매는 연기되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은 그날을 다양한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김애란 작가의 단편선 에 수록된 단편 는 그날을 절대 잊을 수 없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아니, 그 사람을 영원히 잊지 못해 슬퍼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한 소년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거리를 질주하며 어디론가 가고 있다. 아파트 우편함에 편..
2023.07.20 -
[보 이즈 어프레이드] 쫄보의 천로역정, 혹은 첫 경험에 대한 공포 (아리 애스터 감독,2023)
과 라는 유별난 영화로 호러영화팬을 도전의식을 자극한 아리 애스터 감독이 신작 (원제:Beau Is Afraid)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이 영화는 지난 주 개막한 부천국제판타스틱(BIFAN) 개막작으로 상영된 후, 곧바로 극장에서 개봉됐다. 언젠가부터 한국을 찾는 해외 영화인들은 한국의 영화감독 이름을 나열하며 ‘좋아한다’, ‘존경한다’, ‘흠모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제 거의 관례가 된 듯하다. 그런데 아리 에스터 감독은 봉준호, 나홍진과 함께 유현목, 김기영 감독 이름까지 거명하며 ‘K콘텐츠’에 심취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오발탄’을 이야기하고 ‘김기영 감독’의 괴작을 들먹이다니. 놀랍다! 는 무려 2시간 59분 영화이다.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것이라 했다. ‘재밌다’고 하..
2023.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