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개봉영화(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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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선] 견자단 추조룡의 리얼 육박전 영화
거듭 말하지만 홍콩영화의 흥망성쇠는 두 가지 상반된 교훈을 한국영화인에게 던져준다. 홍콩은 작은 나라라는 제한된 영화 시장에서 끊임없이 장르영화를 만들어왔고 자신의 장기에 온 역량을 집중하였기에 수십 년 동안 아시아 최강의 영화제작국이 될 수 있었다. 또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홍콩영화계는 자신들의 제한된 성공에 도취되어 끝없는 대량 자기복제를 저질러왔다. 그래서 인내에 한계를 느낀 영화팬들은 더 이상 극장을 찾지 않았고, 몇몇 스타라고 일컬어지는 존재들의 영화에만 ‘열혈팬’들이 그나마 줄은 서는 컬트 영화로 생명을 이어왔다. 오래 전 쇼 브러더스 영화가 막을 내렸고, 이소룡이 요절했으며, 성룡이 나이 들어감에 따라 화려했던 홍콩의 액션영화는 그 불꽃이 사그라지고 말았다. 게다가 어느 순간 [옹박]을 들고..
2008.06.19 -
[인디아나 존스 4] 대략.. 18년만의 귀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 2008)
(박재환 2008.5.21.) 지금부터 28년 전인 1981년에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중에 [레이더스: 잃어버린 성궤의 추적자들](Raiders of the Lost Ark)이라는 신나는 영화가 있다. 당시 [스타워즈] 시리즈로 미국 영화사(史)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사를 풍성하게 만든 죠지 루카스와 [죠스]란 영화로 블록버스터 시장에 새 물결을 일으킨 스티븐 스필버그가 “007 제임스 본드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하여 만든 영화였다. 이 영화는 007만큼 많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007보다 더 흥행이 잘 되고, 그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 박사는 제임스 본드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사랑받게 되었다. 조지 루카스나 스티븐 스필버그, 그리고 주인공 해리슨 포드는 인디아나 존스 - ..
2008.05.21 -
[스피드 레이서] 달려라 번개호!
[Reviewed by 박재환 2008-5-13] 가 재개봉되었을 때 386세대 이상은 뭔가를 더듬어보기 시작했다. ‘황금박쥐’니 ‘마루치 아라치’니 하며 말이다. [스피드 레이서]가 개봉되고 나니 ‘비’(정지훈)보단 를 먼저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의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는 일본 망가가 원안이고 그 망가가 바로 1976년 즈음에 우리나라 TBS채널을 통해 방영되었던 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일본망가는 타츠노코 프로덕션 1967년 후지TV를 통해 방송했던 전체 52부작 아니메 이다. 자동차 레이싱에 목숨을 건 가족의 이야기이다. 필드만 도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 초원을, 사하라 사막을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을 마구 질주하는 레이서의 이야기이다. 형은 사고로 죽고, 동생은 형을 위해 계속 달리는..
2008.05.19 -
[워] ‘삼합회’와 ‘야쿠자’가 싸우면 ‘이연걸’이 이긴다? (필립 G.아트웰 감독 War 2007)
(박재환 2008.3.14.) 최근 극장가에는 이연걸 주연의 액션 영화 한 편이 내걸렸다. 제목은 거룩하게도 [워]이다. [이연걸의 워]가 아닌 '달랑' [워]이다. 이연걸이야 아시아 영화배우로서는 최고의 개런티를 받는 정통 ‘리얼’ 액션스타 아닌가. 17살에 [소림사]로 스크린에 데뷔한 뒤 수많은 홍콩영화에서 출연하며 자신의 재능을 소진시키더니 마침내 [리셀 웨폰4]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이 영화에서 이연걸은 비참하게 죽는다. 이후 출연한 할리우드 작품에서 이연걸이 맡은 역할은 악역 아니면 킬러였다. 장쯔이도 할리우드 진출하면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내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는 창녀 아니면 협녀이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어쩌겠는가. ‘액션’스타이니. 이연걸은 [로미오 머스트 다이] 등의 할리우..
2008.03.14 -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왕가위 감독이 한번 더 만들어 본 ‘왕가위영화’ (왕가위 감독 My Blueberry Nights 蓝莓之夜 2008)
(박재환 2008-3-12) 진정한 영화 팬이라면 누구나 가슴에는 자기만의 영화감독이 하나씩 있다. 나의 경우 좋아하는 감독이 누구냐고 물어오면 습관적으로 ‘스티븐 스필버그’라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왕가위’가 대답이었다. 아마도 그건 우리나라에서 가장 ‘현학적인 대중영화잡지’로 알려진 >라는 잡지가 발행되던 시점이랑 거의 맞물린 시절이었다. 그런데 >가 폐간되고 나서인지 왕가위 감독은 갈피를 못 잡는 것 같다. 여전히 왕년의 ‘왕가위’ 스타일과 노스탤지어가 있기에 아직도 ‘왕가위 영화’라면 희망을 걸게 되지만 말이다. 왕가위 감독이 [2046]에 이어 이런저런 영화의 제작을 맡았고(순전히 자신의 택동영화사 영화들), 이런저런 영화에 대한 소문이 났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런 소..
2008.03.12 -
[쿵푸 덩크] 300원짜리 영화
[Reviewed by 박재환 2008-3-4] 강제규 감독의 [쉬리]이후 지난 10년 동안 한국영화는 양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벤처캐피털과 IT쪽에서,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에서 뭉칫돈들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충무로에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초호황 국면에 모 교수는 특이한 분석을 내놓았었다. 외화내빈의 한국영화 르네상스는 곧 끝장날 것이라고. 그의 주장의 요지는 이른바 이통사와 카드회사의 짝짝쿵 카드할인이라는 마케팅이 외형적 극장호황을 이끌었을 뿐이며 실질적 한국영화의 성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의 사실여부나 동의여부를 떠나 실제 그런 면이 있었다. 관객입장에서는 정상요금의 반값으로 영화를 볼 수 있으니 일단 좋지 아니한가. 주말 집 근처 극장에서 영화를 한편 봤..
2008.03.04 -
[연인] ‘당대’ 최고의 무협영화 (장예모 감독/ 十面埋伏 2004)
(박재환 2004/9/13) 장예모 감독은 중국 5세대감독으로 세계 영화제의 최고 인기스타 감독이었다. [붉은 수수밭], [귀주이야기], [홍등], [책상서랍 속의 동화], [집으로 가는 길] 등 그가 내놓은 영화는 모두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최고의 상찬을 받아왔다. 영화감독이 되기 전, 그가 배우로 출연한 [옛 우물]은 동경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들 영화는 모두, 서구세계에 이른바 중국열풍(中國流)를 불러일으킨 장예모 감독의 작품들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배반에 가까운 변신을 했다. 바로 [영웅]이다. 고구려사가 걸려있는 한국관객이 지금 시점에서 그 영화를 보자면 무모하기 이를 데 없는 천하통일관을 다룬 영화이다. 그동안 소박한 작품세계를 견지하던 장예모 감독의 일대 전환점이 된 작..
2008.02.14 -
[명장] 양강총독 마신이는 왜 죽었을까? (진가신 감독, 投名狀 2007)
(박재환 2008) ‘첨밀밀’과 ‘퍼햅스 러브’를 감독한 홍콩 진가신 감독이 차기 작품으로 ‘자마’를 준비한다고 했을 때 모두들 놀랐다. ‘자마’는 1973년 장철 감독의 쇼브러더스 작품이 아닌가. 장철이라면 훗날 오우삼에게 심대한 영향을 준 ‘양강’(陽剛)미학의 대표자이다. 장철의 양강주의란 ‘람보’식 마초이즘의 동양적 양식이라고 할만하다. 그런 ‘자마’를 ‘로맨티스트’ 진가신이 어떻게 리메이크한단 말인가. 결국 홍콩영화계의 부진, 아니 몰락이 괜찮은 영화작가 한 명을 장예모(영웅)와 진개가(무극)처럼 끔찍한 대작 모험주의 노선으로 내몰고만 것인가.진가신 감독은 홍콩영화 파산상태에서 중국과의 합작을 추진했고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엄청 큰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무려 4,000만 달러(US$)를 끌어..
2008.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