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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9

[엑시트] 우연한 히어로 (이상근 감독, 2019) “굼벵이에게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대학 졸업한 지가 언제인데 여전히 백수 신세인 용남(조정석)에게는 과연 어떤 재주가 있고, 어떤 상황에서 그 신기(神技)가 발휘될까. 지난주 개봉되어 전광석화같이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의 관람 포인트이다. 영화 는 재난영화의 탈을 선 신기한 영화이다. ‘센트럴역’이 등장하고 ‘국제신도시’라는 타이틀을 단 가상의 도시에 초대형 재난이 발생한다. 영화 전개상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특허권 문제로 밀려난 한 화학자가 화학공장(앤서화학) 본사 앞에 초대형 트럭을 갖다 대고 고압가스의 밸브를 열어젖힌다. 순식간에 도심은 하얀 가스가 퍼지기 시작한다. 맹독성이다. 사람들이 픽픽 쓰러지고, 살아남기 위해 건물 위,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2019. 8. 5.
[개들의 전쟁]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 (조병옥 감독 2012) 이 영화를 보면 왕가위 감독의 감독 데뷔작 (1988)가 떠오른다. 이른바 홍콩느와르 영화 가운데 가장 단순하게 건달들의 삶의 방식을 감성적으로 풀어나갔던 영화이다. 물론 재미도 있었고 말이다. 물론 그 영화 이전에도, 이후에도 홍콩과 한국에서는 수많은 건달영화가 만들어졌다. 때로는 너무나 잔인하게, 때로는 겉멋만 넘쳐나게 과장하여서 말이다. 거의 25년의 세월이 지난 뒤 ‘왕가위 열혈남아’에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을 건달영화가 하나 탄생했다. 물론 한국적 정서가 넘쳐난다. 한국의 도심지 야밤에 나이트클럽 영업권을 둘러싼 ‘싸시미 전쟁’은 아니다. 어느 시골동네 다방 앞에서의 펼쳐지는 대낮의 ‘가오 잡기’전쟁이다. 터미널 앞 다방 풍경 다방, 그것도 읍내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 하나쯤은 있기 마련인 다방.. 2019. 8. 3.
[걸캅스] 웃다가 웃다가 놓친 것들 (정다원 감독 Miss & Mrs. Cops, 2019) 이 극장가를 맹폭하는 이 때에 용감하게 총을 뽑아든 한국영화가 있다. 여배우 둘을 내세운 버디무비 (감독:정다원)이다. 라미란-이성경이 주인공이다. 애매하다. 왕년에 날리던 기동대 형사 출신 주무관 라미란과 꼴통형사 이성경이 손을 잡고 ‘디지털 성범죄’ 나쁜놈들을 일망타진하는 것이란다. 이들은 경찰서 주력(!) 부서에서 밀려난 ‘잉여’ 인력이다. 뻔해 보인다. 당연히 현장의 지원 없이, 여성의 힘만으로,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고 비열한 범죄자들을 통쾌하게 물리칠 것이다. 암. 그래야지. 영화 보기도 전에 다 알 것 같은 스토리이다. 그런데, 영화는 뜻밖의 재미를 안겨준다. 그것은 윤상현의 등장순간부터이다. 관객들은 예상 못한 인물설정에 당황하며 곧바로 걸쭉한 캐릭터의 욕설과 함께 정신없이 재밌는 107분의.. 2019. 7. 29.
[물괴] 한양의 괴물 (허종호 감독 Monstrum 2018) (박재환 2018.09.27) 지난 2012년 개봉되어 1,230만 관객을 동원한 (추창민 감독)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록된 에 기재된 단 한 줄의 문장에서 출발한다. 광해가 내린 전교, “숨겨야할 일들은 기록에 남기지 말라 이르다”(傳敎曰曰 可諱之事 勿出朝報)라는 짧은 문장에 숨은 비밀을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드라마를 확장시킨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은 그야말로 이야기의 보고이다. 중종 대에는 ‘물괴’(物怪)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중종 22년(1527년)의 기록에 따르면 "삽살개 같고, 크기는 망아지 같은 것이 나타나 궁궐 안을 소란스럽게 했다“고 기록했다. 당시 한양을 공포로 몰아넣은 ‘물괴’의 정체는 무엇일까. 충무로의 상상력은 이 괴물을 블루 스크린으로 완성시킨다. 조선 중종 대에 한양에 역병이.. 2019. 2. 11.
[끝나지 않은 전쟁] 김학순 할머니를 기억하시나요 (김동원 감독 2008) [KBS 독립영화관 2014년 11월 11일 방송분 리뷰] 어제(2014.11.11) 밤에 방송된 KBS 1TV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묵직한 역사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은 전쟁’이 방영되었다. 이 작품은 ‘상계동 올림픽’, ‘송환’ 등 우리나라 다큐멘터리 역사상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었던 김동원 감독이 2008년 완성한 작품으로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하여 잊을만하면 망언을 내뱉는 일본정치인의 행태에 분노를 가질 수밖에 없는 우리 국민에게 ‘위안부문제’의 근원과 실태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든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김동원 감독은 우선 위안부의 근원과 실태를 생존자의 증언을 통해 알려준다. 대동아전쟁이 발발하고 일본이 중국으로, 동남아로 제국주의 진군을 하면서 군화발로 짓밟.. 2017. 8. 16.
[ 현기증] 악몽의 시작 (이돈구 감독 Entangled, 2014) (박재환 2014.11.5)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58년 ‘현기증’(Vertigo)는 오늘 현재 세계적인 영화사이트인 imdb닷컴에 67위에 랭크되어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현기증을 느끼는 고소공포증을 가진 전직 형사 제임스 스튜어트가 금발미녀를 뒤쫓다 미스터리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반세기가 더 지나 한국에서 같은 제목의 영화가 한 편 개봉된다. 조두순사건에 분노를 느껴 단돈 300만원으로 ‘가시꽃’이란 작품을 완성시켜 영화계를 놀라게 한 이돈구 감독이 만든 두 번째 장편영화이다. 이 영화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소개되면서 영화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영화는 ‘현기증’ 느끼는 한 여자로 인해 행복해야할 한 집안이 완전히 붕괴되는 비극을 보여준다. 그러나 단순한 메디컬 공포물이 아니라 .. 2014. 11. 5.
[이재수의 난] '미션' 임파서블 (박광수 감독, 1999) 1989년은 프랑스혁명 200주년이 되는 해였다. 그해 프랑스에서는 한 해 내내 이와 관련된 온갖 행사가 펼쳐졌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프랑스혁명 200주년’과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왔던 그 시절을 좀 기억하고 있다. 의 배경이 되었던 시대부터 시작하여, 바스티유 감옥이 무너지고, 앙상 레짐이 해체되고 하던 그 시절. 우리는 통칭하여 ‘프랑스혁명期’라고 부르지만, 그 시절, 그것이 혁명이랄 것도 없고, 민중이 정의와 박애에 가득 찬 善民이란 것도 순전히 뻥이라는 극단적 주장까지 쏟아져 나왔었다. 역사를 판단하기에는 200년도 짧은 시간인 모양이다. 그 때 아마 ‘까치’든가 ‘한울’이든가 하는 출판사에서 프랑스혁명 200주년 총서를 십여 권 기획발간하기 시작했는데 그 책 중에는 유난히 우리나라 개화.. 2013. 1. 3.
[남영동 1985] 김근태에게 바치는 때늦은 헌사 (정지영 감독 Namyeong-dong1985, 2012) 김근태라는 인물이 있다. 2011년 12월 30일 유명을 달리한 정치가이다. 파킨슨병으로 돌아가셨다. 26년 전 당한 모진 고문의 후유증이다. 우리는 그렇게 기억한다.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과 정치개혁에 큰 족적을 남긴 위대한 민주투사이며 재야인사의 영적 지도자였다고. 그가 26년 전 당한 고문을 생생하게 재연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바로 정지영 감독의 이다. 정지영 감독은 작년 로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을 통렬하게 비판한 의식 있는 감독 아닌가. 그가 가슴에 칼을 품고 만든 작품 는 관객에게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슬픔을 안겨준다. 김근태를 몰랐던 사람들, 1980년대의 한국을 몰랐던 젊은이에게 이 영화를 꼭 권한다. 김근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당하다 극중에서 김근태는 김종태라는 인물로 나온다. 김종태, .. 2012. 10. 6.
[베사메무쵸] 낙지와 1억 원의 유혹 (전윤수 감독 Kiss Me Much, 2001) (박재환 2001/8/19) IMF는 우리 국민에게 엄청난 문화충격을 주었고 사회의 제반 현상에 대한 시각교정을 강요했다. 얼마 전 TV의 한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우리나라 주부가 매춘전선에 뛰어들었다는 내용을 보도한 적이 있다. 치솟는 사교육비, 남편의 실직, 여성취업의 한계 등으로 젊은 주부들이 갈 수 있는 곳은 노래방과 전화방, 그리고 은밀한 매춘업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곤 이 리포터는 그러한 주부들을 모자이크 처리하고선 한다는 말이 “손쉽게 돈을 벌려는 여성주부가 많은 것이 안타깝다”였다. 아마도 그 프로를 본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시각에 불만을 나타내었을 것이다. 세상에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던 우리나라 표준 주부 중에 누가 ‘외간 남자와의 섹스’가 좋아서, ‘돈’에 환장하여 밤거리로 나선.. 2008.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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